기후학자 제임스 한센 "2℃ 기후목표는 이미 죽었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2-05 12:11:59
  • -
  • +
  • 인쇄

지난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지구 평균기온이 2℃ 이상 올라가지 않도록 하자는 전세계 합의가 이미 물거품이 됐다는 분석이다.

4일(현지시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저명한 기후학자 제임스 한센 박사를 비롯한 주요 기상학자들은 지구의 기후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파리협약은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억제하고 모든 국가가 온실가스 넷제로(순 배출량 0)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협약이다. 이를 위해 임계점을 '1.5℃'로 정했다.

한센 박사는 2100년까지 기온상승을 2℃ 이하로 유지할 확률을 50%로 높여주는 것을 목표로 한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대해 "이제 달성 불가능한 목표"라고 하면서 "2℃ 목표는 이미 죽었다"고 개탄했다. 한센 박사는 지난 1988년 미 의회 증언을 계기로 기후변화 역사에서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그 이유로 전세계 에너지 사용량 증가를 꼽았다. 화석연료의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한 것과 더불어, 아이러니하게도 선박의 배출량이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선박이 연료를 연소하면서 배출되는 황산염 입자가 햇빛이 차단해 온도를 억제하는 데 일조해왔는데, 지난 2020년 시행된 공해 규제로 이 입자 수준이 급격히 감소했다는 것이다.

한센 박사 연구팀은 앞으로 몇 년간 기온이 1.5℃ 이상 유지되면서 산호초가 파괴되고 더 강력한 폭풍을 몰아칠 것으로 예측했다. 여기에 산업화 이전보다 기온이 2℃ 높아지면서 빙상과 산악 빙하 및 눈, 해빙 및 영구동토층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했다.

▲글로벌 지구 평균기온 추이 (사진=WMO)

연구팀은 태양지구공학이 사용되지 않는 한 2045년까지 약 2℃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극지방 얼음이 녹으면서 향후 20~30년 이내에 '대서양 자오선 역전순환'(AMOC·Atlantic Meridional Overturning Circulation)이 붕괴될 것으로 분석했다. AMOC이 붕괴되면 전세계 해수면은 최소 수미터 상승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연구팀은 모든 화석연료에 세금을 부과하고 이 수익을 대중에게 돌려주는 탄소세 도입을 촉구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가 암울해 보인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정직함이 변화를 위한 필수요소라고 강조했다.

기상학자들은 "기후평가에서 현실적이지 못하고 현재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정책의 무능함을 지적하지 않는 것은 젊은이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기후변화를 포함한 위기를 해결해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환경: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과학과 정책'(Environment: Science and Policy for Sustainable Development) 학술지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개인정보 유출' 쿠팡 수천억 과징금 맞나...SKT 사례보니

쿠팡이 3370만건에 달하는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되는 사고로 수천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게 생겼다.2023년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법 위

빙그레 '처음 듣는 광복' 2025 대한민국 광고대상 5관왕

빙그레가 지난 8월 전개한 '처음 듣는 광복' 캠페인이 '2025 대한민국 광고대상' 5개 부문에서 수상했다고 1일 밝혔다.대한민국 광고대상은 한국광고총연

탈퇴고객 정보도 유출?...불안에 떨고있는 쿠팡 3370만명 소비자

쿠팡이 실제 거래를 하고 있는 2400여만명의 활성고객보다 더 많은 3370만명의 고객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쿠팡에 회원가입한

쿠팡 '3370명' 개인정보 털렸는데...5개월간 몰랐다

쿠팡에서 3370만명에 달하는 고객정보가 모두 털렸다. 이는 쿠팡의 구매이력이 있는 활성고객 2470만명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여서, 사실상 쿠팡에 가입

셀트리온제약 임직원, 청주 미호강서 플로깅 캠페인 진행

셀트리온제약은 28일 충북 청주 미호강에서 플로깅(Plogging) 캠페인 '셀로킹 데이(CELLogging Day)'를 진행했다고 밝혔다.플로깅은 '이삭을 줍다' 뜻의 스웨덴

현대이지웰, 멸종위기 '황새' 서식지 조성활동 진행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토탈복지솔루션기업 현대이지웰은 지난 26일 충청북도 청주시 문의면 일대에서 황새 서식지 보전을 위한 무논 조성 활동을 전개

기후/환경

+

'나노플라스틱' 무섭네...피부 뚫고 전신으로 퍼진다

나노플라스틱이 피부를 뚫고 몸속에서 퍼질 수 있다는 섬뜩한 연구결과가 나왔다.한국원자력의학원 김진수 박사 연구팀은 쥐 실험을 통해 나노플라스

강풍에 산불 1시간만에 '진화'...초기대응 전광석화처럼 빨라졌다

현재 건조한 날씨에 강풍까지 불어 산불이 확산될 위험이 큰 환경인데도 산불이 발생하는 즉시 발빠르게 진화하고 있어 대형산불로 번지지 않고 있다.

美 중서부 겨울폭풍에 '올스톱'...5300만명 발묶여

미국 중서부 지역이 추수감사절을 맞은 연휴에 난데없는 겨울폭풍으로 몸살을 앓았다.30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주말에 미국 중서

강풍에 날아온 지붕에 차량 6대 '우지끈'...동해안 피해 속출

강원 동해안에 강풍이 불어 자동차와 지붕이 부서지고 나무와 가로등이 쓰러지는 등의 피해가 속출했다.1일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EU, 해저까지 쓰레기 관리…1000㎡당 1개 이하로 규제

유럽연합(EU)이 해안뿐 아니라 해저까지 쓰레기를 관리하는 지침을 마련했다. 해양오염을 그만큼 철저하게 관리하겠다는 취지다.28일(현지시간) 유럽매

깐깐해진 호주 '환경법'…대형 자원프로젝트 '배출공개' 의무화

호주가 25년만에 환경법을 전면 개정해 대형 개발사업의 온실가스 배출 공개를 의무화했다.29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호주 의회는 '환경보호&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