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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중국의 독주를 막기 위해 차세대 초박막 태양광 패널인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하는데 15억달러를 민간기업에 지원한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얇고 가볍고 유연성까지 갖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하기 위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필름을 개발하는 세키스이화학(Sekisui Chemical)에 최대 1570억엔(약 10억달러)의 보조금을 추가로 지급한다. 이미 600억엔(약 4억달러)은 지급된 상태다.
일본 정부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하는데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서는 것은 화석연료 비중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는 동시에 전세계 태양광 패널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중국을 겨냥하기 위한 것이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기존 태양광 패널보다 20배 얇다. 따라서 경기장이나 공항, 빌딩 등에 쉽게 부착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일본처럼 평지가 부족한 나라에서 이 차세대 태양전지가 태양광 보급을 늘리는데 중요한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중국은 전세계 태양광 패널 시장의 85%를 차지하고 있다. 태양광 패널의 핵심 원료인 폴리실리콘의 79%도 중국이 공급하고 있다. 반면 '페로브스카이트'는 요오드(iodine)를 주원료로 하는데 칠레와 일본이 세계 최대 공급국이다. 일본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개발되면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일본 정부는 2040년까지 전력의 최대 5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할 계획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세키스이화학은 물에 약한 페로브스카이트 필름의 단점을 극복한 '습기 유입 방지 특수밀봉 수지'를 개발하는 등 내구성을 크게 개선했다. 이렇게 완성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이미 오사카에 있는 세키스이 본사를 비롯해 오사카역 버스정류장, 도쿄 크루즈터미널 등에 설치돼 있다.
세키스이의 CEO인 카미와키 후토시는 "2027년까지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생산비용이 기존 태양광 패널의 3~4배 수준이지만, 2030년까지 기존 실리콘 패널과 동일한 수준까지 낮출 계획"이라며 "태양광 시장에서 중국의 독점을 벗어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초기 생산비용이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최소 3배 비싸고, 대량 생산을 통한 원가절감이 얼마나 가능할지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에 따라 초기에는 도쿄나 타이베이, 싱가포르 등 밀집된 도시지역이 주요 수요처가 될 전망이다. 우드 맥켄지(Wood Mackenzie) 태양광 공급망 연구책임자인 야나 흐리쉬코 박사는 "일본의 계획은 충분히 실현 가능하지만,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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