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폭염에 산불까지...32건 산불로 35만㏊ 산림 '잿더미'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1-12 17:3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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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호주 빅토리아주 롱우드 시모어 지역에서 산불로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수년만의 최악의 폭염을 겪고 있는 호주 남동부에서 32건의 산불까지 발생했다.

11일(현지시간) 호주 남동부 빅토리아주 전역에서 대형산불이 동시다발로 발생해 35만헥타르(㏊)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대부분 불이 아직 꺼지지 않고 있어 피해는 훨씬 더 커질 전망이다.

산불은 지난 6일부터 남부 오트웨이 국립공원, 빅토리아 중부 롱우드, 뉴사우스웨일스(NSW) 접경 북동부 등에서 발생해 약 닷새째 이어지고 있다. 산불로 긴급경보가 11건 발령됐으며 주민들에게는 대피령이 내려졌다.

자신타 앨런 빅토리아주 주지사는 "현재 32건의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응급당국의 대피 지시가 내려지면 반드시 따르고, 소방대원들을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산불로 1명이 사망하고, 현재까지 최소 주택 80채를 포함한 건물 300채가 소실됐다. 주 경찰에 따르면 사망자는 롱우드 산불지역 도로에 주차된 차량에서 100미터가량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신원은 아직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

건물은 레이븐스 우드, 하코트 지역에서 주택 47채와 상업시설 3곳, 나티묵에서 주택 30채와 헛간 40곳, 롱우드에서 약 150채 건물, 마운트 머서에서 주택 1채와 헛간 12곳이 불에 탔다.

축사와 농경지가 큰 피해를 입었으며, 연방·주 당국은 살아남은 가축을 위한 사료와 물 공급에도 나섰다. 하지만 산불이 거세 도로 접근이 제한되면서 가축에게 사료와 물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벤디고 철도 등 일부 선로 또한 산불에 손상돼 폐쇄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마을 전체가 대피했다. 하코트에서는 산불로 상수관이 파손돼, 수돗물 음용을 비롯해 조리·분유 제조·양치·제빙까지 금지됐다.

산불로 연기와 재가 확산되면서 대기질 경보도 내려졌다. 빅토리아 환경보호청(EPA)은 왕가라타, 비치워스, 머틀퍼드, 러더글렌 등지에서 '매우 나쁨' 수준의 대기질이 관측됐다고 밝혔다. 당국은 외출 및 격한 신체활동 자제를 권고했다.

당국이 소방인력을 투입해 불길 진압에 나서고 있지만, 불길은 수주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호주 당국은 재난복구 지원 예산을 총 1950만 호주달러로 늘렸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위기 대응뿐 아니라 복구 과정에서도 연방정부가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팀 위버슈 빅토리아주 비상관리청장은 산불피해 지역 방문을 자제할 것을 경고했다. 그는 "불이 꺼진 후에도 낙엽이나 잔가지 등으로 불이 재발할 수 있다"며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해당 지역에 접근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빅토리아주에서 기승을 부리던 폭염은 다소 누그러졌지만 여전히 건조하고 강풍이 부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어 화재에 매우 취약한 상태다. 호주 기상청(BoM)의 앵거스 하인스 수석기상관은 "빅토리아주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3일간 이어진 후 현재는 1월 평균보다 서늘한 기온을 보이고 있다"며 "당분간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겠지만, 비는 이번주 후반에나 남부 일부 지역에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호주의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1.23℃ 오르며, 기상관측 이래 네 번째로 더운 해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기후위기가 폭염과 산불 같은 극한기후의 빈도와 강도를 키우고 있다며 이번 산불 역시 그 경고가 현실로 드러난 사례라고 평가했다.

반대로 호주 북부에서는 열대성 저기압이 퀸즐랜드주 해안을 통과하며 폭우와 강풍에 시달리고 있다.

▲12일 호주 빅토리아주 산불 현황 (사진=Vic Emergency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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