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미국에서는 대규모 재난사태가 4일에 한번꼴로 선포됐다. 그만큼 기후재난이 많이 발생한 한 해였다.
25일 국제환경개발연구소(IIED)는 지난 30년(1995~2024년) 가운데 2024년에 선포된 재난사태가 90건으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이는 연평균 55건이 선포된 것에 비하면 2배 많은 것이다. 4일에 한번꼴로 선포된 격이다.
IIED에 따르면 2024년 미국 전역에서 발생한 재해일수는 여러 건이 동시에 발생한 경우를 감안하더라도 1251일에 달했다. 이는 1년 365일 가운데 73%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8월에 재난이 가장 많이 발생했다. 8월중순에만 대규모 기상재해 10건이 동시 발생했다. 6~11월 허리케인 시즌에는 매일 평균 4건의 재해가 발생했다.
재난이나 비상사태가 선포된 지역에 거주하는 미국인들은 1억3700만명으로 전체 인구는 41%에 달했다. 이는 3억명의 미국 인구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재난사태에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분석은 기상재해에만 초점을 맞췄으며 독성화학물질 관련 재해는 포함되지 않았다.
비영리단체 '퍼스트 스트리트 재단'의 에드 커언스 최고데이터책임자는 "공기가 따뜻해지면서 수증기 보유량이 늘고, 강우량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여기에 홍수 대비 인프라가 오늘의 기후가 아닌 어제의 기후에 맞춰 건설되어 재해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커언스 책임자는 "홍수든 산불이든 재해 위험은 예측가능하다"며 "올 여름에는 미국 동부에서 1~2건의 대규모 홍수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렇듯 재난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을 폐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는 올 1월 재난이 발생한 노스캐롤라이나주를 방문했을 때 "FEMA를 근본적으로 개혁하고 정비하는 과정을 시작하거나, 어쩌면 FEMA를 없앨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간)에는 재난 대응 및 복구 책임을 주(州)정부에 더 많이 전가한다는 내용의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의 FEMA 축소 계획에 일부 주 관계자들과 공화당 의원들조차도 향후 재난 대응이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디앤 크리스웰 전 FEMA 청장은 "FEMA가 이미 주정부가 재난에 대응하고 복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중앙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러한 변화는 주정부의 비상 대응까지 마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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