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주왕산까지 번진 산불...'찔끔 비' 산불 잠재우기 역부족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3-27 09:2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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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경북 안동시 임동면 갈전리 야산이 불에 타며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상권에서 발생한 산불이 이레째 꺼지지 않으면서 지리산과 주왕산까지 불태우고 있다. 밤사이 내린 비는 산불을 잠재우기 역부족일 정도로 찔끔 내리는데 그쳤다.

경북 의성군에서 시작한 산불은 27일 6일째 이어지며 바람을 타고 경북 북동부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피해 규모조차 추산하지 못하고 있는데, 경북 북동부권 5개 시·군 수치를 합한 전체 규모는 이미 3만헥타르(㏊)를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화선의 길이는 의성·안동 279㎞로, 이 중 192㎞ 구간 정도만 진화된 상태다.

의성 산불은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까지 번지며 한때 천년고찰 대전사까지 위협했으나 다행히 이날 새벽에 불길이 잦아들면서 화마를 간신히 피했다. 불길은 27일 새벽 2∼3시경 강한 바람을 타고 주왕산 산등성이를 훌쩍 넘어 대전사에서 직선거리로 약 4㎞ 떨어진 곳까지 바짝 접근했던 것이다. 천년고찰 고운사도 의성 산불에 잿더미로 변했다.

전날 밤 한때 청송국민체육센터 뒤편에서 급작스레 산불이 번지기도 했지만 옮겨붙지는 않았다. 세계문화유산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에도 인근 3㎞ 내외까지 접근했으나 밤새 소강상태를 보이며 현재까지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자체는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을 지키기 위해 시설에 물을 살포하고 방어선을 구축하는데 안간힘을 썼다.

의성·안동에서 옮겨붙은 청송·영양·영덕 3곳의 산불은 영향구역이 전날 오후 7시 기준 1만6019㏊로 집계됐다.

전날까지 산불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사망자만 안동 4명, 청송 3명, 영양 6명, 영덕 8명 등 모두 21명으로 확인됐다. 이와 별도로 의성군 산불 현장에서는 진화 작업에 나섰던 헬기가 추락하는 사고도 나 기장 A씨(73)가 숨졌다.

이날 오전 7시 기준 경북 의성·안동 등지에서 3만2989명이 긴급 대피했고 이 중 1만5490명이 아직 귀가하지 못했다.

또 주택과 공장 등 건축물 2572개소·2660동이 피해를 입었다. 주택 2448개소, 공장 2개소, 창고 50개소, 사찰 등 기타 72개소다. 소실 정도로는 2599동이 전소됐으며 16동이 반소, 45동이 부분 소실됐다.

산불 영향으로 서산영덕고속도로 동상주 나들목(IC)∼영덕 IC 구간(105.5㎞) 양방향, 중앙고속도로 의성 IC∼풍기 IC 구간(73.3㎞) 양방향 통제가 유지되고 있다.

산림 당국은 이날 오전 6시 30분부터 헬기와 진화 차량, 진화 대원 등을 차례로 투입해 진화 작업을 시작했다.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주변에는 이날부터 헬기를 투입할 방침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어제까지 하회마을 부근 시정이 좋지 않아 헬기 진입이 어려웠다"며 "오늘은 출동하는 것으로 헬기 대기 중인데, 기상 상황을 보니 오전에 투입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7시 기준 투입 인력은 4635명, 헬기 79대, 장비 693대로 예정됐다. 앞서 산림 당국은 전날 주간에 헬기 87대, 인력 5421명, 장비 656대를 투입했고, 일몰 후부터는 인력 3333명을 투입해 야간 대응 체제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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