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속한 강풍...'의성산불' 밤사이 7개 지역 휩쓸었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3-26 10:10:13
  • -
  • +
  • 인쇄
▲25일 의성군 안계면 안정리 일대에서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인근 야산으로 번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일째 이어지고 있는 경북 의성 산불의 불길이 심각한 수준으로 커지고 있다. 밤사이 강풍으로 커진 불길은 경북 북동부로 빠르게 번지면서 지난 4일동안 애써 진화한 것이 보람이 없게 됐다. 산불은 이미 영덕으로 번져 400년된 천연기념물 '만지송' 소나무도 모두 태워버린 것으로 보인다.

26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은 경북 북동부 7개 시·군으로 번지면서 대피한 주민 수가 2만3300여명에 이른다. 전역에 주민 대피령이 내려진 안동에서는 4000명이 안전지대로 대피한 상태고, 청송은 무려 1만391명이 대피했다. 영덕도 4300여명의 주민이 대피해 있고, 영양도 1490명, 울진도 285명이 불길을 피해 대피했다. 

의성 산불은 지난 25일 오후 6시 기준 진화율이 68%였지만 밤사이에 심하게 바람이 불면서 진화작업을 진행하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에 기껏 꺼놨던 불길은 강풍에 의해 다시 되살아나면서 계속해서 확산돼 피해범위를 추정하기도 어렵게 됐다. 

밤사이 인명피해도 컸다. 이날 오전 7시까지 산불이 확산한 경북 북동부권에서는 안동시 2명, 청송군 3명, 영양군 4명, 영덕군 6명 등 4개 시·군에서 모두 15명이 사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산불로 곳곳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다행히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경북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경북 안동 봉정사 쪽은 산불이 다른 방향으로 물러가면서 잠시 한숨을 돌렸지만 길안면에 있는 만휴정 등 다수의 문화재와 목조건물이 소실됐다.

현재 의성산불은 바람을 타고 계속 북동진하고 있다. 이에 소방당국은 의성, 안동, 영양, 청송, 영덕의 각 산불 현장에서 해당 지자체와 함께 진화작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바람에 의해 불길의 방향이 언제 바뀔지 모르는 상황이다. 오전 6시 기준 경북 전 지역에 건조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이날 오후부터 순간풍속 초속 20m 안팎의 강풍이 불 것으로 예상돼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봉정사 주변에는 펌프차 등 장비 4대와 인력이 배치됐으며 유물 보호를 위한 조치도 이날 함께 이뤄졌다.

늦은 오후부터 전국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겠지만 강수량이 적어 산불 진화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영남 쪽 예상 강수량을 보면 경남남해안 5∼20㎜, 부산·울산·경남내륙·경북서부내륙 5∼10㎜, 대구·경북·울릉도·독도 5㎜ 미만이다. 다른 지역은 제주 5∼30㎜, 수도권·서해5도·충청·호남 5∼20㎜, 강원영서와 강원영동 각각 5∼10㎜와 5㎜ 미만 비가 예상된다.

일본 남쪽 해상에 고기압이 자리한 가운데 기압골이 들어오면서 남고북저(南高北低) 기압계가 재강화돼 남서풍이 세게 불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문제다. 강풍에 비가 집중되지 못하고 분무기로 물을 뿌렸을 때처럼 흩날릴 수 있어서다.

이날 오후부터 전국의 바람이 강해서 순간풍속이 시속 70㎞(20㎧) 안팎에 이를 정도로 거세지겠다. 제주에는 27일 새벽부터 순간풍속 시속 70㎞(산지는 70㎞) 이상의 강풍이 불겠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수자원공사, SK하이닉스와 PPA 체결...6월부터 수력에너지 공급

한국수자원공사가 SK하이닉스에 수력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직접전력거래(PPA) 방식으로 공급한다. 이를 위해 한국수자원공사는 30일 SK하이닉스 이천

"현대차, 배출량 전과정평가(LCA) 시스템으로 95%까지 추적 가능"

"현대차는 전과정평가(LCA) 시스템을 통해 자동차 생산에서 폐기에 이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95%까지 추적할 수 있다."홍성준 현대자동차

이니스프리, 수거 공병으로 만든 '마키토이 그린티' 한정판 출시

이니스프리가 국내 작가 '마키토이'와의 협업한 '마키토이 그린티' 한정판을 출시했다고 30일 밝혔다.이번에 출시한 '마키토이 그린티 리미티드 에디션

대한항공, 폐항공기 업사이클링…네임택·볼마커 굿즈 출시

대한항공이 폐항공기 동체로 제작한 업사이클링 굿즈 시리즈에서 에어버스 A380 기종을 활용한 제품을 처음 선보인다.대한항공은 브랜드 굿즈 공식 판

전국 226개 시군구, 첫 탄소중립 계획 수립…감축사업 본격화

전국 226개 기초지자체가 모두 탄소중립 실천전략을 담은 '제1차 시군구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수립해 5월 30일까지 환경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 신임 대표에 SK E&S 추형욱 대표 선임

SK이노베이션이 추형욱 SK이노베이션 E&S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에는 장용호 SK(주)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SK이

기후/환경

+

온난화로 미국과 캐나다 빙하 70~80% 사라질 위기

지구온난화로 전세계 빙하의 절반 가까이가 사라지고, 특히 미국 서부와 캐나다의 빙하는 최대 80%까지 없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29일(현지시간)

[영상] 캐나다 134건 산불 동시다발...매니토바주는 '불바다'

캐나다 서부 매니토바주에 22건의 대형 산불이 동시 발생하는 국토 전역에서 134건의 산불이 발생했다.2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매니토

美 청소년들 트럼프 反기후정책에 제동..."생명권 침해" 헌법소원 제기

친(親) 화석연료 정책을 추진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청소년들에게 '생명권 침해'를 이유로 헌법소원을 당했다.30일(현지시간) 비영리 법률단

하와이 산호초까지 위험하다...기후변화와 성게 급증이 원인

하와이 산호초들이 파괴되고 있다. 기후변화로 가득이나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데 급증한 성게의 먹잇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28일(현지시간) 켈리 반

AI가 제작한 국내 '홍수 위험지도'...침수위험 높은 지역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이 의외로 홍수에 취약한 지역인 것으로 인공지능(AI) 분석에서 나왔다.포항공과대학교(POSTECH)와 경북대학교가 인공지능(AI)을 통

EU '2030 55% 감축' 목표 근접…2040년까지 90% 줄인다

유럽연합(EU)이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온실가스를 55% 감축한다는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2040년까지 90% 감축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EU집행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