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대형산불, 기후위기가 초래한 재난"...해외전문가들의 진단

원은수 기자 / 기사승인 : 2025-03-26 17:53:48
  • -
  • +
  • 인쇄
▲울주군 온양읍에서 발생한 산불 현장 (사진=연합뉴스)

최근 한국과 일본에서 발생한 대형산불이 기후변화와 그에 따른 비정상적인 고온현상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기후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간) 비영리 기후변화연구단체인 '클라이밋 센트럴'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간의 활동이 초래한 기후변화가 산불의 위험을 키웠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최근 한국 남부지역과 일본 서부의 기온이 1991~2020년 평균보다 4.5℃~10℃ 높았고, 기온이 급격하게 올라가면서 산불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했다.

클라이밋 센트럴의 분석에 따르면, 3월 21~25일까지 한국 일부 남부지역에서는 '기후변화지수(CSI)'가 5에 달하는 수준을 기록했다. 기후변화지수(CSI)는 기후변화가 특정 날짜의 기온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를 평가하는 도구다. 따라서 기후변화지수(CSI)가 5였다는 것은 해당 기간 기후변화가 고온현상을 발생시킬 가능성을 최소 5배 높였다는 의미다. 일본 전역도 대부분 CSI 수준 2 이상의 영향을 받았으며, 일부 남부지역과 북부 홋카이도 지역에서는 CSI 4나 5에 도달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심각한 가뭄으로 인해 이미 건조한 상태였다. 기후변화로 인해 바람이 더 건조하고 뜨겁게 불고, 겨울철 강수량도 부족해지면서 산림 지역의 식물들이 쉽게 말라붙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을 넘는 서풍이 고온건조한 상태에서 더욱 위험한 상황을 만들었다.

기상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와 가뭄이 결합하면서, 평소보다 훨씬 더 빠르게 산불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인간 활동이 초래한 기후변화가 가져온 결과"라고 경고했다.

클라이밋 센트럴의 케이틀린 트뤼도 연구원은 "가뭄이 심각한 상황에서, 기후변화는 극단적인 기온 현상을 더욱 자주 발생시켜, 건조한 지형을 위험한 산불 연료로 바꿨다"며 "이런 극단적인 날씨 사건은 이제 더 이상 예외가 아니라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의 기후변화지수(CSI) 예측에 따르면, 한국 남부지역은 이달 26일까지 CSI 5 수준의 영향을 받으며, 일본 역시 오는 27일까지 CSI 2~3 수준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앞으로도 기후변화의 영향이 지속적으로 강화될 것임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향후 기후변화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말하면서 이번 산불 위험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신호이자, 대응을 촉구하는 중요한 시점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배출권 유상할당 20% 상향...상의 "기업 비용부담 커질 것" 우려

환경부가 2026년~2030년까지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현행 10%에서 15%로 올리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에 대해 산업계가 비용부담

한은 "극한기후가 물가상승 야기…기후대응 없으면 상승률 2배"

폭우나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고 소비자물가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1년 넘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기후변화

기후/환경

+

강릉에 '반가운 비'...폭우 쏟아졌지만 가뭄 해갈 역부족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단비'가 내렸다. 아직 가뭄이 해갈될 정도는 아니지만 간밤에 내린 비 덕분에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주말날씨] 전국 이틀간 '세찬 비'...강릉에도 '가뭄에 단비'

이번 주말에는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많은 비가 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 비는 중국에서 형성된 비구름대가 우리나라로 진입하면서

"환경장관 약속 못믿어"...세종보 천막농성 철회 안한다

4대강 보 철거를 요구하며 금강 세종보에서 500일간 농성했던 환경단체들이 농성을 중단하기로 했다가 이를 철회했다.11일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직접

화석연료 기업들 내뿜는 탄소...치명적인 폭염을 낳았다

엑손모빌 등 석유 대기업들의 탄소배출량이 2000년 이후 전세계에서 발생했던 수십건의 폭염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강릉 식수원 고갈 일보직전 '비소식'...이틀간 20~60㎜ 내린다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으로 쓰이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1일 오전 8시 기준 11.8%까지 낮아진 가운데 토요일인 13일 동해안에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다.

1.5℃ 임계점 넘었나?...전세계 산호 84% 하얗게 변했다

전세계 바다의 산호초 84%가 해양폭염으로 백화 현상을 겪는 등 최근 해양생태계가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2일 발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