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서식지 '가나 람사르 습지'...의류쓰레기 무더기 매립

장다해 기자 / 기사승인 : 2025-06-18 18:19:07
  • -
  • +
  • 인쇄
▲가나 덴수 강 매립지에서 발견된 자라 청바지 (사진=Michael Takyi Lartey, 언어스드(Unearthed), 그린피스)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아프리카 가나 '람사르 습지'에서 자라(Zara), 에이치앤엠(H&M), 프라이마크(Primark) 등 패스트패션 의류쓰레기들이 대량으로 매립돼 있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의류쓰레기들은 지역주민들이 이용하는 물길과 어망, 해변까지 뒤덮고 있다.

18일(현지시간) 그린피스 아프리카와 언어스드(Unearthed)는 '람사르 습지'가 있는 가나 수도 인근 '덴수 델타보호지역'에서 의류쓰레기 매립지 3곳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 매립지에서 자라(Zara), H&M, 프라이마크(Primark), 넥스트(Next), 조지(George), 엠앤에스(M&S) 브랜드의 의류폐기물이 대량으로 발견됐다.

가나 '덴수 델타 람사르 습지'는 멸종위기종인 장수거북과 푸른바다거북이 서식지로 유명하다. 갯벌에는 희귀종인 장수제비갈매기와 마도요가 살고 있다. 람사르 습지는 희귀하고 독특한 습지 유형을 보이거나, 생물다양성이 풍부해 보전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이런 습지는 협약에 의해 보전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곳에 의류쓰레기를 묻었던 것이다. 

▲ 4년 된 가나 글레페 매립지를 하늘에서 본 모습 (사진=Samuel Baidoo, 언어스드(Unearthed), 그린피스)


원래 매립지는 지하수 모니터링을 비롯한 폐기물에서 비롯된 오염수를 처리하는 시스템, 가스를 추출하고 배출량 한도를 관리하는 시스템 등이 필요하다. 그러나 가나 람사르 습지에 있는 매립지는 폐기물 더미가 맨땅에 쌓여있고, 오염을 관리하는 시스템도 없었다. 매립지로서 갖춰야 할 기준을 전혀 충족하지 않았던 것이다.

매립지를 담당하는 정부 관계자 웨이자 그바웨는 언어스드(Unearthed)에 매립지 감독을 맡겼다고 했지만, 언어스드는 람사르 보호 습지에 새로운 매립지를 건설하는 것은 가나의 환경정책 및 매립지침, 람사르 협약에 따른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나는 매주 1500만개의 중고의류가 전세계에서 유입되고 있다. 유입되는 중고의류의 40%는 찢어지거나 얼룩져 있고, 아프리카에서 입을 수 없는 두꺼운 옷이어서 재사용이나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상품가치가 없는 중고의류는 그대로 폐기물이 된다. 이 의류폐기물은 쌓이고 쌓여서 해변가에 산을 이루고 있고 물길을 따라 널브러져 있다. 강과 바다 주변이 거대한 옷무덤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가나 수도 아크라의 솔로몬 노이 폐기물 관리국장은 "매일 100톤의 의류가 시장에서 폐기물로 배출되지만, 아크라시는 이 중 30톤만 수거하고 처리할 수 있어, 나머지 70톤은 쓰레기 매립장, 배수구, 습지, 바다 등으로 버려진다"고 말했다.

습지 근처에 사는 세스 테테는 "3년 전부터 의류쓰레기를 강에 버리기 시작했다"며 "이제 그물을 던지면 물고기뿐 아니라 옷과 다른 쓰레기가 들어온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강물을 마실 수 있었지만, 이제 검은 물이 되어버려서 강물을 마실 수도 없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CJ제일제당, 유럽 인조잔디에 '생분해 플라스틱' 공급

CJ제일제당이 유럽서 생산되는 인조잔디 충전재에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를 공급한다.CJ제일제당은 스웨덴 바이오소재 컴파운딩 기업 'BIQ머티리얼

남양유업, 포장재 전환 '속도'…42종 ‘지속가능성 A등급’ 달성

남양유업이 주요 제품 포장재 42종에 대해 '지속가능성 A등급' 인증을 받았다.남양유업은 사단법인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으로부터 대표 제품

"한달짜리 계약에 CCTV로 감시까지"...런베뮤 산재 '63건'

직원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이 오픈 이래 63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근로계약을 매달 작성하고, CCT

현대백화점그룹, 48명 임원인사..."변화보다 안정성에 방점"

현대백화점그룹이 30일 사장 1명, 부사장 2명을 포함해 승진 27명, 전보 21명 등 총 48명에 대한 정기 임원 인사를 2026년 1월 1일부로 단행했다. 인사 폭은

SK AX, 김완종 CCO 사장으로 승진..."AX 이끌 적임자"

SK㈜ AX는 김완종 최고고객책임자(CCO)를 신임 사장으로 승진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국내 산업 전반에서 AX(AI Transformation) 확산이 본격화되고 기업들의

SKT 사령탑 교체...신임 CEO에 정재헌 사장 선임

SK텔레콤은 정재헌 대외협력 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고 30일 발표했다.정재헌 신임CEO는 법조인 출신으로 2020년 법무그룹장으로 SKT에 합류했다. 2021

기후/환경

+

호주 봄날씨 실화냐?...한낮 기온이 46℃ '지글지글'

호주 북부지역이 봄철인 10월에 40℃를 웃도는 폭염을 겪고 있다.호주 기상청(BoM)은 북부 지역인 퀸즐랜드주와 노던 준주의 일부 지역이 올해 가장 더운

폭염에도 실내온도 6℃ '뚝'…호주에서 옥상용 냉각코팅제 개발

폭염에 실내온도를 낮을 수 있는 옥상 코팅기술이 새로 개발됐다.호주 시드니대학교 연구진은 폭염시 실내온도를 최대 6℃까지 낮출 수 있는 옥상용

[주말날씨] 단풍 보러갈 수 있을까...'가을비' 내린 후 쌀쌀

11월 첫 주말은 단풍이 물들며 완연한 가을날씨지만, 곳곳에 비가 내린 후 다시 초겨울 날씨가 오겠다.1일은 전국이 오전까지 대체로 흐리다가 오후부

“기후위기 시대, 아이 낳기 두렵다”…출산 기피하는 美 Z세대

기후위기에 대한 불안이 미국 젊은 세대의 출산 결정까지 흔들고 있다.피유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미시간대 사회연구소와 공동으로 실시한 조

1분마다 1명씩 열사병으로 사망...온난화로 年54.6만명 목숨잃어

지구온난화로 전세계 인구 가운데 1분에 1명씩 열사병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난화에 따른 영향으로 90년대에 비해 23% 증가한 54만6000명의 전

섬나라 쑥대밭 만든 허리케인 '멀리사'...4일만에 괴물로 변한 이유

카리브해 섬나라들을 쑥대밭으로 만든 허리케인 '멀리사'(Melisa)가 짧은 시간에 역대급 초강력 폭풍우로 발달한 것은 '해양온난화'가 원인으로 꼽혔다.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