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폐기물 연간 600만톤...EU, 재고폐기 금지법 '만지작'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5-17 11:04:48
  • -
  • +
  • 인쇄
'의류 및 장신구' 에코디자인규정 포함
물가상승 우려 250인미만 사업장 유예

유럽연합(EU)이 의류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팔다가 남은 의류재고를 버리지 못하도록 막는 법안을 마련중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입수한 'EU 에코디자인규정' 초안에 따르면 대부분의 EU 회원국들이 '의류 및 장신구' 품목의 재고 폐기를 금지하는 항목을 추가하는 안건을 두고 지지를 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EU 에코디자인규정은 역내 생산·유통·판매자가 제품의 설계부터 폐기에 이르기까지 지켜야만 하는 환경 요구사항이다. 지난해 3월 EU는 '권고' 수준에 머물던 에코디자인지침을 전체 회원국 내에 직접적인 효력을 지니는 '규정'으로 격상하기로 합의했고, 이에 따라 세부 품목별 규제사항들이 연내 확정될 예정이다.

당초 EU 에코디자인규정 원안에는 대형 의류업체들에 한해 버려지는 재고량을 보고하도록 했다. 환불되는 제품이나 팔리지 않고 남게 되는 의류 재고들은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부분 폐기되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영국 의류브랜드 버버리는 판매되지 못한 재고 2860만파운드(약 479억원)어치를 불태워 빈축을 샀다.

이같은 경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온라인 구매가 활성화되면서 더욱 심해졌다. 현재 섬유업계가 배출하고 있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EU 전체의 20%가량을 차지한다. 매년 600만톤의 의류폐기물이 발생하고 있고, 이 가운데 재활용 되는 비중은 4분의 1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 회원국들이 강력하게 건의사항을 밀어붙여 '의류 및 장신구'를 특정해 폐기를 금지하도록 못박은 것이다. 글로벌 패스트패션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H&M의 본국 스웨덴은 반대했지만, 결국 초안에는 '의류 및 장신구'가 EU 에코디자인규정의 규제사항에 해당하는 세부 품목으로 포함됐다.

다만 최근 EU 내에서 지나친 환경규제가 소비자 물가를 끌어올리면서 역내 경제를 옥죌 수 있어 신규 규제의 도입을 일시정지하고, 기존의 법들을 적용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따라 250인 미만의 연매출 5000만유로(약 729억원) 이하 중소기업들은 추후 논의를 통해 완화된 규제를 차등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EU 에코디자인규정 초안은 오는 22일 EU이사회에서 각국 장관들의 합의를 통해 확정되고, 이후 유럽의회에서 최종 표결을 거쳐 법으로 굳어질 전망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정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 활성화 대책 하반기 발표"

정부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을 활성화하는 대책을 하반기 발표하겠다고 밝혔다.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탄소크레딧 유

화석연료 보험 늘리는 국내 손보사들...기후위험 대응력 높이려면?

글로벌 주요 보험사들은 화석연료 배제를 선언하고 있지만 국내 석탄 보험은 1년 사이에 82%가 늘어날 정도로 기후위기에 둔감하다는 지적이다. 이승준

네이버·국립생태원, 생물다양성 보호 나선다

네이버와 국립생태원이 13일 생물다양성 대응 및 생태계 보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네이버 본사에서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네이버와 국립생태

"이게 정말 세상을 바꿀까?"...주춤하는 'ESG 투자'

미국을 중심으로 '반(反) ESG' 기류가 거세진 가운데, 각 국의 정치·경제적 상황에 따라 정책 방향이 엇갈리면서 ESG 투자의 실효성 문제가 거론되고

SK이노베이션, MSCI ESG평가서 최고등급 'AAA' 획득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최고 성과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ESG 평가기

산재사망 OECD평균으로 줄인다...공시제와 작업중지권 확대 추진

정부가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산업안전보건 공시제, 작업중지권 확대 등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3일 대국민 보고대회를 앞두고 있

기후/환경

+

'루돌프' 못보는 거야?...세기말 온난화로 80% 줄어든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북유럽과 북극 등에 서식하는 야생 순록 개체수가 지난 수십 년간 3분의 2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추세로 간다면 세기말

신라때 만든 저수지 인근 공장화재로 유해물질 '범벅'...물고기 떼죽음

신라 시기에 만들어진 국보급 저수지가 인근 화장품 공장 화재로 발생한 유해물질에 의해 오염되면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14일 연합뉴스에 따르

"현 2035 NDC는 위헌"...국가온실가스 결정절차 가처분 신청

정부의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결정절차에 가처분 신청이 제기됐다.1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와 기후위기 헌법소원

에어로졸의 반전...지구 식히는줄 알았더니 온난화 부추겨

햇빛을 반사해 지구를 식히는 '냉각효과'로 지구온난화를 억제한다고 알려진 에어로졸이 오히려 온난화를 부추기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광

[연휴날씨] 폭우 끝 폭염 시작…낮에는 '찜통' 밤에는 '열대야'

물벼락을 맞았던 서울과 수도권은 광복절인 15일부터 또다시 불볕더위가 찾아온다. 폭우 끝에 폭염이 시작되는 것이다. 광복절을 시작으로 이번 연휴

잠기고 끊기고 무너지고...수도권 200㎜ 물폭탄에 곳곳 '물난리'

7월 경남과 광주를 할퀴었던 집중호우가 이번에는 수도권 일대를 강타하면서 많은 피해를 낳았다.13일 서울과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린 집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