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처럼 휘는 '빛 감지 센서' 개발…웨어러블 기기 활용 '기대'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6-24 10:25:08
  • -
  • +
  • 인쇄
▲수소화 조건을 정밀하게 조절한 비정질 실리콘(a-Si:H) 기반 유연 광검출기(FPD)의 개념도 (자료=Advanced Science)

국내 연구진이 종이처럼 휘는 빛 감지 센서를 개발했다. 유연하지만 기존보다 더 밝고, 빠르고, 정밀하게 작동하기 때문에 옷에 붙이거나 눈에 보이지 않는 스마트기기에 장착할 수 있다.

김동환 성균관대학교 교수 연구팀은 얇은 실리콘 막에 수소를 정교하게 넣는 방식으로 '비정질 실리콘(a-Si:H) 기반 유연 광검출기(FPD)'를 개발해 23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를 통해 발표했다.

기존 수소를 활용한 센서들은 수소 구조를 세밀하게 조절하기 어려워 결함이 많고, 전기가 느리게 흐른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연구팀이 개발한 수소 센서는 수소 주입 방식을 바꾸면서 이같은 문제를 극복했다.

연구진은 수소 구조를 여러가지로 조합해 센서 성능을 최적화하는데 성공했다. 이 센서는 기존 비정질 실리콘 센서에 비해 결함 밀도가 최대 10배 이상 줄었고, 빛을 훨씬 더 정밀하게 감지할 수 있다. 전기가 흐르는 속도는 1.2cm²/V·s로, 일반적인 비정질 실리콘 센서보다 3배 가까이 빠르다. 밝기는 2만9000니트(nit)에 달해, 스마트폰 화면 밝기의 5배 수준이다.

센서를 구부리거나 여러 번 접었다 펴는 유연성 실험에서도 성능은 거의 유지됐다. 반지름 5mm 크기로 센서를 1000번 반복해서 구부린 뒤에도 전기적 특성은 초기 대비 96% 이상 유지됐고, 밝기나 반응 속도에도 큰 변화가 없었다. 일상적인 사용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센서는 손목에 차는 건강 측정기기, 접는 스마트폰, 옷에 붙이는 센서 등 다양한 제품에 활용될 수 있다. 빛의 강약을 빠르고 정확하게 감지해 심장박동이나 피부색 변화를 체크하는 데 유용한 것으로 연구진의 실험에서 증명됐다.

무엇보다도 이 센서는 생산비용이 낮다는 점에서 실용성이 크다. 200℃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 제작할 수 있어 고온 공정이 필요한 기존 센서보다 에너지 소모가 적고, 대량 생산에도 유리하다. 또 기판으로 유리나 금속 대신 페트(PET)같은 값싸고 휘어지는 플라스틱 재질을 쓸 수 있어, 유연한 기기에 쉽게 적용된다.

김동환 성균관대학교 교수는 "휘어지는 센서를 만들려는 시도는 많았지만, 성능과 생산성을 함께 만족시킨 사례는 거의 없었다"며 "이번 연구는 두 가지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Advanced Science) 6월 23일자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이재용 삼성 회장이 귀국 1주일만에 달려간 곳

주식시장에서 '11만전자'를 회복한 22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회사의 주력사업인 반도체 생산현장으로 달려갔다.삼성전자는 이날 이재용 회장이 경

오리온 3세 경영 본격화...담서원 1년만에 부사장 승진

오리온 담철곤 회장의 장남 담서원씨가 입사 4년 5개월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승계에 본격 나서기 시작했다.오리온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美 쿠팡 주주가 집단소송 제기..."정보유출 공시의무 위반"

3000만명이 넘는 회원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쿠팡을 상대로 미국의 주주가 미국 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내에는 쿠팡 소비자가 거의 없기에

LG화학도 사업재편안 제출...석화업계 구조조정 밑그림 완성

LG화학이 정부가 정한 구조조정 제출시한을 열흘가량 남겨놓고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했다. 이날 여천NCC와 롯데케미칼도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한 것

KCC글라스, KCGS ESG 평가서 3년 연속 '통합A'

KCC글라스가 한국ESG기준원(이하 KCGS)이 발표한 '2025년 KCGS ESG 평가 및 등급'에서 3년 연속으로 통합A 등급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국내 대표 ESG 평가기관

HL만도 "2035년까지 온실가스 63% 감축"…글로벌 이니셔티브 공식 승인

HL그룹 자동차 부문 계열사 HL만도는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2035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공식 승인받았다고 19일 밝혔다. SBTi

기후/환경

+

美트리는 전기료 천만원...英트리는 재생에너지 전력

영국은 올해 크리스마스가 전력부문에서 역대 가장 낮은 탄소배출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20일(현지시간) 가디언이 영국 전력망 운영을 분석한

기후부, 에너지시스템 AI전환 추진…'기후·에너지 DX·AX 전담반' 출범

정부가 에너지시스템 분야의 인공지능(AI) 전환을 본격 추진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22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

기후부, 환경 연구개발 현장 중심 전환…탄소중립·순환경제 기술 발굴

환경 연구개발이 산업 현장과 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오는 23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제3차 환

경기도 공공소각장 4곳 내년 착공...2030년까지 21곳 확충

경기도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에 대비해 내년에 공공소각시설 4곳을 착공한다.22일 차성수 경기도 기후환경에

올해 한반도 열대야 12.1일...2050년에 2배 증가한다

2050년에 이르면 우리나라 열대야 일수는 지금보다 2배 늘어나고, 2100년에 이르면 7배까지 급증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1년에 85일을 폭염에 시달린다는

기후변화가 바꾸는 식탁...CO2 늘수록 열량은 늘고 영양은 줄어

기후변화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서 일부 작물의 열량은 증가하는 반면, 필수 영양소 함량은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20일(현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