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주요 통신사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대응에 소매를 걷어붙인다. 정부 차원에서도 보이스피싱에 대응하는 AI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지난 6월 5일 이재명 대통령이 보이스피싱에 특단의 대책을 지시하고 정부가 보이스피싱과의 전면전을 선포한 데 따른 것이다.
LG유플러스는 29일 3대 보안체계와 보이스피싱·스미싱 예방 풀패키지를 중심으로 한 보안퍼스트 전략을 공개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23년 7월 CEO 직속 보안전담조직 정보보안센터를 신설하고 보안 체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업계에서 유일하게 보이스피싱·스미싱 조직이 운영하는 악성 앱 서버를 추적·분석하고 있다.
KT도 오는 30일부터 '화자인식'과 '딥보이스(AI 변조 음성) 탐지' 기능을 통합한 실시간 'AI 보이스피싱 탐지서비스 2.0'을 상용화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서비스는 기존 문맥 기반 탐지 기술에 더해, 범죄자의 실제 음성 및 인공지능으로 변조된 음성까지 식별할 수 있다.
해당 기술의 고도화 과정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참여해 민관협력 모델을 구현했다. KT는 이번 2.0 버전 출시를 통해 연간 2000억원 이상의 피해 예방과 95% 이상의 탐지 정확도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동안 KT의 AI 보이스피싱 탐지서비스는 약 1460만건의 통화 트래픽을 분석해 91.6%의 탐지 정확도를 기록했으며, 약 710억원의 피해를 예방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서비스 초기(90.3%) 대비 1.3%포인트 향상된 수치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전년 대비 약 2배인 8545억원이었고, 올해 상반기 피해액은 6421억원에 달하는 등 피해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개별 금융사들은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으로 보이스피싱 범죄 의심계좌를 탐지해 지급정지 등 조치를 하고 있지만, 범죄자 계좌 등을 탐지해도 금융사 간 즉시 정보교류가 이뤄지지 않고, 금융사 간 분석 역량 등 편차가 심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와 관련해 LG유플러스도 "사회적 문제로 번진 민생사기 범죄를 근절하려면 민관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민관협동 정보보안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LG유플러스는 "개별 통신사가 각 부처, 공공기관 등과 각각 협업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모든 통신사, 단말기 제조사, 금융사 등 민간 영역과 공공 영역의 유관 부서·기관이 모두 모여 연합 전선을 구축해야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에 정부는 범죄를 사전 탐지·예방하는 '보이스피싱 AI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전날인 28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보이스피싱 근절을 위한 현장간담회'를 열고 연내 전 금융권, 전자금융업자, 통신사, 수사기관 등이 참여하는 '보이스피싱 AI 플랫폼'을 출범하겠다고 밝혔다.
보이스피싱 AI 플랫폼에는 전 금융권, 통신사, 수사기관의 보이스피싱 의심계좌 관련 정보가 긴급공유 필요정보, AI 분석정보로 나뉘어 집중된다. 피해 의심자 연락처, 범죄자 계좌 등 즉각 공유가 필요한 정보는 가공 없이 즉시 필요한 기관에 공유되고, 이를 받은 금융사는 즉각적으로 범죄자 계좌 지급 정지에 나설 수 있다.
보이스피싱 의심계좌의 최근 계좌개설 내역 등 의심 정보는 'AI 분석정보'로 분류돼 보이스피싱 AI 플랫폼에 집중된 후 금융보안원의 AI 패턴 분석을 거쳐 전 금융권의 범죄계좌 사전 차단에 활용된다.
금융위는 "플랫폼이 구축되면 사전탐지 역량이 상대적으로 낮은 제2금융권도 다양한 신종 범죄수법 데이터와 금융보안원의 AI기술 바탕으로 범죄계좌를 지급정지 조치할 수 있다"며 "통신 단계에서 보이스피싱을 차단하는 각종 신규서비스나 보이스피싱 수사 전략 마련 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정부는 정보 집중·활용 방안을 구체화해 플랫폼을 신속히 가동하고, 더욱 내실있는 운영을 위해 개인정보를 포함한 정보공유의 특례를 연내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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