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계 대형은행 바클레이스가 1일(현지시간) '넷제로은행연합(Net-Zero Banking Alliance, NZBA)'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달 HSBC에 이어 영국 은행 중 두 번째 탈퇴 사례로, 이미 이탈한 미국·캐나다 대형은행들에 이어 국제 기후금융 공조체계가 빠르게 와해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NZBA는 2021년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UNEP FI) 주도로 출범한 은행간 협의체로, 회원사들은 2050년 또는 그 이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대출·투자·자본시장 활동 전반을 재조정해야 한다. 한때 전세계 은행 자산의 40% 이상이 이 연합에 속해 있었으나, 올해 들어 주요 글로벌 은행들이 탈퇴하면서 규모가 급감했다.
바클레이스는 공식 성명을 통해 "대부분의 글로벌 은행들이 이미 이탈한 상황에서 NZBA는 더 이상 우리 전환 계획을 뒷받침할 수 없는 구조"라고 밝혔다. 이어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기존 목표는 유지하며, 2030년까지 1조달러(약 1400조) 규모의 지속가능·전환금융을 동원하겠다는 계획에도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바클레이스는 작년 지속가능·전환금융 활동으로만 약 9000억원의 수익을 거뒀으며, 2025년 상반기까지 누적 약 300조원 규모의 전환금융을 실행했다고 밝혔다. 이는 연초 대비 가속화된 실적이라는 점에서, 자체 추진 역량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바클레이스의 탈퇴에 관해 NZBA는 "우리는 여전히 회원사들이 고객 전환 장벽을 해결하고 기후 대응을 주도할 수 있도록 실질적 지원을 제공 중"이라며 "현재 구속력 완화를 포함한 내부 프레임워크 조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NZBA는 지난 4월, 회원사 이탈을 막기 위해 목표에 부합하는 대출 및 자본시장 활동 정렬 의무조항을 삭제하는 등 원칙 일부를 완화했다. 그러나 이 조치에도 불구하고 HSBC, 바클레이스, 맥쿼리 등 주요 회원사가 잇따라 탈퇴하면서 구속력 약화가 되레 신뢰 저하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바클레이스를 제외한 로이즈, 내트웨스트, 스탠다드차타드, 네이션와이드 등은 여전히 NZBA 회원사로 남아 있다. 그러나 주요국 은행의 연쇄 탈퇴가 이어지면서, NZBA의 회원사 유치 전략과 구속력 설계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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