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기증받아 맹수 먹이로'…생태냐 윤리냐 전세계가 '논쟁'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8-05 15:31:09
  • -
  • +
  • 인쇄

덴마크 알보르동물원이 맹수의 사료로 사용하기 위해 반려동물 기증을 받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동물원은 31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삶의 끝자락에 있는 반려동물을 기증해달라"며 기증받은 기니피그, 토끼, 닭, 소형말 등의 반려동물을 '자연스럽게 안락사시킨 뒤' 유럽스라소니, 사자, 호랑이 등 맹수류에게 먹이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보르동물원 웹사이트는 "이 과정은 자연적 행동 유도, 영양 공급, 복지 향상을 위한 것"이라며 "먹잇감 전체를 제공함으로써 생태계의 자연 먹이사슬을 모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물원은 사육용 말 기증 절차까지 안내했다. 동물원은 "기증받은 말은 반드시 생존한 상태로 동물원에 도착해야 하며, 최근 치료 이력이 없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후 사육사와 수의사가 안락사를 진행하고 도축 절차를 밟는다. 닭, 토끼, 기니피그의 경우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한 번에 최대 4마리까지 접수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이 게시물을 본 사람들은 크게 반발했다. 한 이용자는 "덴마크에서 동물에 대한 무관심이 심화되는 끔찍한 경향"이라고 비판했고, 또다른 이용자는 "반려동물을 사료로 쓰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분개했다.

하지만 동물원의 이같은 방침에 공감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일부 이용자는 구체적인 기증 방법을 묻는 댓글을 달았고, 한 사람은 "토끼를 기증했는데 아주 친절하고 전문적인 절차였다"고 평가했다.

덴마크 거주자 시네 플뤼브홀름은 "40년간 알보르동물원을 방문했다"며 "사랑하는 말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플뤼브홀름 씨는 말굽 연골이 뼈로 변하는 질환으로 말의 안락사를 결정했지만, 체중이 900kg이 넘어 동물원에서 수용할 수 없어, 생물연료 및 비료 원료로 활용하는 기관에 기증했다고 밝혔다.

과거에도 동물원들의 이같은 '직설적 죽음 관리'는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2014년 코펜하겐동물원은 유전적 다양성 문제를 이유로 건강한 기린 '마리우스'를 안락사시켰고, 대중 앞에서 해부한 뒤 사자에게 사체를 먹였다. 이어 이 사자 무리 중 수컷과 새끼 사자의 근친교배를 막기 위해 새끼 2마리와 부모까지 모두 안락사시켰다.

동물권 단체는 거세게 반발했지만, 유럽과 미국간의 사육 철학 차이를 보여준 사례로도 해석됐다. 미국 동물원은 인위적 피임으로 개체수를 조절하는 반면, 유럽은 자연번식 후 '과잉개체'를 도태시키는 방식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백화점, 추석 선물세트 포장재 종이로 교체 'ESG 강화'

이번 추석 선물세트 시장에서 현대백화점은 과일세트 포장을 100% 종이로 전환하며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현대백화점은 기존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K-컬쳐 뿌리 '국중박' 하이브와 손잡고 글로벌로 '뮷즈' 확장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반려호랑이 '더피'의 굿즈를 판다는 소문이 나면서 전세계에서 가장 핫해진 국립중앙박물관이 방탄소년단(BTS)의 하

하나은행, 美글로벌파이낸스 선정 '2025 대한민국 최우수 수탁은행' 수상

하나은행은 미국의 글로벌 금융·경제 전문지 '글로벌파이낸스지(誌)'로부터 '2025 대한민국 최우수 수탁은행(Best Sub-Custodian Bank in Korea 2025)'으로 선

LG생활건강, 청년기후환경 프로그램 '그린밸류 유스' 활동 성료

LG생활건강이 자사의 청년기후환경활동가 육성 프로그램 '그린밸류 유스(YOUTH)'가 2025년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2일 밝혔다. LG생활건강은 지

쏟아지는 추석선물세트...플라스틱·스티로폼 포장 '여전하네'

추석을 맞아 다양한 선물세트가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대를 장식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도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는 선물세트들

쿠팡 '납치광고' 반복한 파트너사 10곳 형사고소...수익금 몰수

쿠팡이 이용자 의사와 무관하게 쿠팡사이트로 이동시키는 이른바 '납치광고'를 해온 악성파트너사 10곳에 대해 형사고소를 진행한다고 1일 밝혔다.납

기후/환경

+

수도권 대체매립지 4차만에 2곳 응모...기초지자체 합의가 '변수'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를 대체할 매립지에 민간 2곳이 응모했다.기후에너지환경부와 경기도, 서울시, 인천시는 10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된 대체 매립지

英 개도국 폐플라스틱 수출 84% '껑충'...재활용 산업 '뒷걸음'

영국 정부가 매년 60만톤에 달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방치하면서 자국 내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규모를 쪼그라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불의 고리' 이틀만에 또...필리핀 규모 7 강진에 쓰나미 경보까지

'불의 고리'에서 연속적으로 지진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8일 대만 화롄 지역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한데 이어, 10일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 해안

발암물질 PVC로 포장금지 5년...생고기 포장 여전히 랩으로 '둘둘'

사용이 금지된 폴리염화비닐(PVC) 재질을 포장재로 이용하는 사례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김위상(국민의힘) 의원이 지

지난해 국내은행 탄소배출량 1.52억톤...목표치 '미달'

지난해 국내 은행들의 온실가스 감축규모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차규근(조국혁신당) 의원이 지난 8일 한국은

[주말날씨] 가을 장마인가?...주말내내 '비소식'

추석 연휴 내내 오락가락 하던 비는 이번 주말에도 이어지겠다.비는 수도권과 강원 그리고 충청권을 중심으로 10일부터 토요일인 11일까지 이어지겠다.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