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조건부 종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2~3주 내로 이란을 떠날 것"이라며 조기 철수 가능성을 언급해 종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의 통화에서 "필수 조건이 충족되고 침략 재발 방지가 보장된다면 분쟁을 끝낼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란 고위층에서 종전 의지를 공식적으로 내비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란이 이웃 국가의 주권을 존중하고 이들을 공격하려 한 적이 없으며, 해당 국가에 위치한 미군 기지를 공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특히 미국을 돕고 있는 걸프국들을 향해 "자국 영토가 이란에 대한 공격에 사용되는 것을 방지해야 할 국제적 책임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내건 필수 조건은 앞서 이란 당국이 제시한 '5대 종전안'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안에는 △적대 행위 및 암살 완전 중단 △전쟁 재발 방지 △전쟁 피해 배상 △중동 전역의 저항 조직에 대한 전쟁 종결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주권 보장 등이 포함됐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도 이날 "휴전은 없을 것"이라며 "중동 지역 전쟁의 완전한 종식을 원한다"며 종전 의지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 행사에서 "내가 할 일은 이란을 떠나느 것, 우리는 곧 떠날 것이다"라며 "이르면 2주, 못해도 3주 안에는 떠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대해 소셜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높은 유가에 불만을 품은 국가들은 스스로 호르무즈에 석유를 구하러 가라"며 "미국은 더 이상 도와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중동 지역 전쟁 종전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과 관련한 대국민 연설도 준비 중이다. 이날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 동부시간 기준 1일 오후 9시 이란 전쟁에 관한 최신 상황을 대중들에게 알리기 위한 연설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상보다 빠르게 종전되거나 최소한 미국의 철수로 전쟁 규모가 축소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면서 증시는 급등세를 보였다. 1일(한국시간) 오전 11시 40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대비 336.45포인트(6.66%) 오른 5389.35에 거래중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최근 하락세를 보이던 반도체 주는 각각 7%, 8.18% 급등했다.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 한황에어로스페이스, 두산에너빌리티 등 상위 종목들도 2~5%가량 오르며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던 국제유가도 한풀 꺾였다. 이날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3.18% 빠진 배럴당 103.97달러를 기록했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도 전장 대비 1.46% 내린 101.81달러에 거래됐다.
다만 국제유가 하락세는 아직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호르무즈 봉쇄와 관련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이란 의회 측에서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대한 통행료 규정을 적용하는 내용의 신규 관리 계획안을 승인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 웰스얼라이언스의 에릭 디트 사장은 "아직 위기를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고 석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시장을 향한 압박은 계속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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