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과 남부지역은 집중호우로 물난리를 겪은 것과 달리, 강원도 강릉은 심각한 가뭄으로 현재 물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21일 농촌영수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강릉시민들의 식수로 공급되고 있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현재 19.8%에 불과하다. 지금 상태로 이어지면 앞으로 25일 후에 먹을 물이 없게 된다. 이에 강릉시는 지난 20일부터 계량기의 50%를 잠그는 제한급수를 시행하는데 이어, 2일 가뭄상황을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시는 지난 봄부터 홍제정수장 보조수원 5000t 확보, 민방위 급수시설 10개소 가동으로 4640t, 남대천 간이양수장 운영 1만t 등 하루 3만7640t의 생활·농업용수를 비축하는 등 선제적 대비를 해왔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처럼 강릉이 심각한 물부족을 겪고 있는 것은 지난 6개월동안 누적 강수량이 평년대비 50% 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서쪽지역에서는 1시간에 140㎜의 물폭탄이 쏟아졌는데 강릉에서는 6개월동안 내린 비가 고작 128㎜에 불과했던 것이다. 게다가 9월까지 가뭄을 해소할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 없다. 오봉저수지의 사용 가능일수는 25일에 불과하므로, 9월 14일쯤 바닥이 난다는 얘기다.
이에 행정안전부까지 나서서 강릉시 물부족을 해소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우선 행안부는 농업용수 공급처인 남대천 용수개발사업을 생활용수로 전환하는 공사가 이달말 일부 완료되는대로 이곳 하천수를 하루 1만톤씩 오봉저수지로 공급해 급한 불을 끌 계획이다. 아울러 강릉에 생수를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강릉시는 식당이나 급식소에 물티슈와 접시, 일회용컵 등 일회용품 사용을 한시적으로 허용해 물사용을 줄이기로 했다.
유례없는 가뭄에 제한급수까지 실시하다보니 18만명의 강릉시민들도 난리가 난 상황이다. 시민들은 소셜서비스(SNS)를 통해 "가뭄이 심해 식당 문을 닫을 지경이다" "단수가 될까봐 생수를 사두고, 물을 받아놓는 대비를 하고 있다"는 등의 긴급한 상황을 전했다.
강릉시는 앞으로 저수율이 15% 이하로 떨어지면 75% 제한, 저수지 고갈시 가구당 생수 2ℓ를 지급하며 전 지역 운반급수에 나설 계획이다. 시는 또 주민자치협의회, 이·통장 연합회 등을 연달아 만나며 시민들을 대상으로 물 절약 실천 협조를 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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