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폐쇄 예정인 석탄발전소 강제 재가동...비용은 소비자몫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8-22 12:59:01
  • -
  • +
  • 인쇄
▲JH 캠벨 석탄화력발전소 (사진=컨슈머에너지 홈페이지)

재생에너지를 배척하고 화석연료를 지지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폐쇄 예정이던 석탄발전소를 강제로 재가동시켰다.

20일(현지시간) 미 행정부는 미시간주에 위치한 JH 캠벨 석탄화력발전소를 90일간 더 가동할 것을 지시했다. 미 정부는 이를 지시하기 위해 전시나 재난상황에서나 쓰이는 비상권한까지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이나 발전소 운영사의 요청이 없었는데 발전소 폐쇄를 중단시킨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1962년 문을 연 캠벨 발전소는 발전 규모는 연간 1.5GW,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연간 770만톤에 달한다. 발전소는 지난 5월 진작에 폐쇄돼야 했지만, 폐쇄까지 불과 8일을 남겨둔 5월 23일 미 에너지부의 명령으로 가동일수가 90일 연장된 바 있다. 여기에 추가로 90일이 더 연장되면서 발전소는 11월까지 계속 가동되게 된 것이다.

이같은 소식에 지역주민들은 물론 발전소 운영사까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은 전했다. 30년간 공장의 그늘에서 살았다는 지역주민 마크 오펜후이젠은 "폐쇄만을 간절히 기다려왔는데 더 기다릴 수 없다"며 "회사가 내린 결정에 정부가 왜 굳이 개입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공장이 배출하는 오염물질이 아내의 폐 질환을 악화시켰다고 주장했다.

2006년부터 발전소 인근 지역인 오타와 카운티에 거주해온 주민 데이비드 호케마도 "보수 성향이 강한 주민들은 물론 공화당원들조차 건강을 우려하고 있다"며 "(석탄발전소 연장은) 역대급 미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대다수의 오타와 주민들은 지난 선거에서 트럼프를 지지했지만, 이들조차 석탄발전소를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지 비용도 큰 부담이다. 캠벨 발전소 운영업체인 '컨슈머에너지'(Consumers Energy)는 재생에너지 전환으로 2040년까지 총 6억달러(8387억원)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발전소를 계속 가동하면 하루 운영비만 100만달러, 약 14억원이다. 이 비용은 고스란히 주민들의 청구서로 전가되는 것이다.

운영사 측은 행정부가 트럼프의 남은 임기 내내 발전소 가동 명령을 계속 연장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컨슈머에너지 대변인은 "우리 기업은 정부 명령을 계속 준수하고 있다"면서도 "캠벨 발전소 운영비의 회수를 추구하고 있다. 시기적절한 비용 회수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녹색단체연합(coalition of green groups)은 트럼프 행정부가 2028년까지 폐쇄 예정인 미국 내 모든 화석연료발전소를 계속 가동시킬 경우 미 납세자들은 연간 60억달러(8조3844억원)의 세금을 추가로 더 내게 될 것이라고 보고했다.

더욱이 석탄발전소 인근 거주자들은 건강악화로 그 비용이 더 올라간다. 최근 뉴욕대학 연구에 따르면 2016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인근의 석탄발전소가 폐쇄된 후 한달간 병원을 방문하는 소아 천식환자 수가 41% 감소하고, 매달 약 4%씩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21일 성명에서 "캠벨 발전소가 폐쇄하면 지역 전력망에 큰 부담을 가할 것"이라며 "이번 명령은 바람이 불든 태양이 빛나든 상관없이 저렴하고 안정적이며 안전한 전력에 계속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장관의 주장과 달리, 미시간주를 비롯한 14개주의 전력망을 운영하는 업체인 미소(Miso)에 따르면 이미 올여름 최대치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전력이 확보된 상태였다.

환경단체 천연자원보호협회 대변인은 "트럼프는 화석연료를 위해 전력망을 정치적으로 장악하고 있다"며 "그 결과 전기요금이 오르고, 환경오염이 심해지며, 기후위기가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상가 셔터가 작품으로 변신...KCC, 5명 작가와 을지로에 '셔터아트'

최근 젊고 힙(Hip)한 공간으로 탈바꿈하며 '힙지로'로 불리우는 을지로가 KCC의 컬러로 물들고 있다. KCC는 '셔터 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서울 을지로 일

신한은행, 한국형 녹색채권 1000억원 발행..."녹색수송 사업에 투입"

신한은행은 22일 환경부가 주관하는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 이차보전 지원사업'에 참여해 1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녹색채권을 발행했다.한국형 녹색채

"영농형 태양광, 활성화하려면 '농민·농업' 중심 정책 일관돼야"

영농형 태양광을 활성화하려면 농민과 농업을 중심으로 일관되게 단계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이 나왔다.최근 정부는 농촌 인구소멸과 에너지

포스코이앤씨 감전사고 外근로자 8일만에 깨어나..."음식물도 섭취"

포스코이앤씨 고속도로 연장 공사현장에서 감전을 당해 의식불명에 빠졌던 30대 미얀마인 근로자가 건강을 회복했다는 소식이다.21일 연합뉴스에 따르

쿠팡 물류센터 50대 근로자 사망...쿠팡 산재로 번질까 '화들짝'

연일 35℃에 달하는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21일 연합

하이브 레이블 어도어, 이도경 신임 대표이사 선임

하이브 뮤직그룹의 레이블 어도어(ADOR)는 20일 이도경 부대표(VP)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어도어는 이 신임 대표의 선임 배경에 대해 음

기후/환경

+

'나무' 심는 지역에 따라 온도 낮추는 '냉각효과' 다르다?

열대지방에 나무를 심으면 다른 지역에 비해 이산화탄소 흡수 및 기후완화 효과가 훨씬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2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우주 태양광' 무탄소 전력의 대안?..."유럽 재생에너지 80% 대체 가능"

정지궤도 위성에서 수집한 태양광(SBSP)으로 전력을 생산하면 유럽지역 재생에너지의 80%를 대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우주 태양광'이 무

트럼프, 폐쇄 예정인 석탄발전소 강제 재가동...비용은 소비자몫

재생에너지를 배척하고 화석연료를 지지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폐쇄 예정이던 석탄발전소를 강제로 재가동시켰다.20일(현지시간

경기도 시군과 기후위기 공동대응 위해 ‘기후소통 한마당' 개최

경기도가 시군과 기후위기를 공동대응하기 위해 22일 '기후소통 한마당'을 개최했다. 기후위기 대응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기후정책 실행력 제고 방안

되살아난 태풍 '링링' 日 규슈 강타...우리나라 영향은?

열대저압부로 소멸할 것으로 예상했던 제12호 태풍 '링링'이 세력이 되살아나 일본 남쪽지역을 강타하기 시작했다.일본 기상청과 현지언론에 따르면 '

스페인·포르투칼 2주째 '활활'...유럽 산불피해 지난해의 3배

올들어 유럽은 산불로 63만헥타르(ha)에 이르는 면적이 잿더미가 됐다. 이는 제주도 면적의 약 3.4배에 달하는 크기다.21일(현지시간) 유럽 산불정보시스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