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흑연 부산물...고성능 이차전지 음극재로 재탄생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9-11 18:2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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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에 대한 실험을 하는 모습 (사진=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버려지던 흑연 부산물을 고성능 이차전지 음극재로 만드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돼 국산 흑연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유진·박상훈 박사 연구진은 산업 공정에서 발생하는 흑연 부산물을 정제해 이차전지용 고순도 흑연 음극재로 활용하는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 이를 활용하면 이차전지에 사용되는 흑연 수입 의존도를 대폭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흑연은 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 음극재의 핵심 원료다. 음극재는 배터리 셀 무게 중 약 30%를 담당하고 있으며, 흑연은 배터리 제조 원가의 10%를 차지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음극재용 상용 흑연의 90% 이상을 중국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제 정세에 따라 가격급등과 수급 불안정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에 연구진은 국내에서 발생하는 흑연 부산물로 고부가가치 음극재를 만들기로 했다. 그러나 부산물로 고순도·고성능 음극재를 만들려면 흑연 부산물에서 금속 불순물을 완벽하게 제거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연구된 기술은 불순물 제거를 위해 강한 산처리와 2000℃ 이상의 초고온 열처리 과정이 필요하다. 이는 환경오염과 높은 비용이 발생해 경제성이 떨어지게 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초음파 처리를 통한 표면 불순물 제거, 내부 금속 불순물 제거, 표면 탄소 코팅을 통한 구조 복원의 3단계 공정을 개발했다. 먼저 초음파 반응기를 활용해 가벼운 불순물은 떠오르게, 무거운 흑연 입자는 가라앉게 함으로써 표면의 불순물을 제거한다. 이어 열 이동(thermal migration)과 편석(segregation) 현상을 활용해 흑연 내부에 잔존하던 금속 불순물을 산화물로 전환시켜 쉽게 제거할 수 있도록 했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흑연 표면에 탄소 코팅을 적용해 구조적 안정성과 전기화학적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개발된 기술로 제조한 흑연 음극재는 최초 충·방전 효율이 92%에 달했으며, 용량은 1g당 362밀리암페어시(mAh/g)로 상용 흑연 음극재와 동등한 수준을 보였다. 또한 200회 충·방전 후에도 초기 용량의 98%를 유지해, 상용 흑연 음극재에 버금가는 안정성을 확인했다.

경제성에서도 장점이 확인됐다. 기존의 음극재용 상용 흑연을 생산할 때도 2800℃ 이상의 고온 열처리가 필요해 막대한 에너지가 소모 되지만, 이 기술은 상용 흑연 생산 대비 약 60%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후속 연구를 통해 열처리와 산처리가 필요 없는 공정을 개발 중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공학 및 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 IF 13.2) 2025년 7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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