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개도국 폐플라스틱 수출 84% '껑충'...재활용 산업 '뒷걸음'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10-10 16:03:51
  • -
  • +
  • 인쇄


영국 정부가 매년 60만톤에 달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방치하면서 자국 내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규모를 쪼그라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9일(현지시간) 가디언이 무역데이터 분석을 근거로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영국은 개발도상국으로 수출한 플라스틱 폐기물의 양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84% 증가했다.

영국은 올 상반기에 31만7647톤에 달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수출했다고 미국의 환경단체 더라스트비치클린업(The Last Beach Cleanup)이 밝혔다. 이 가운데 비(非)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로 직접 수출되는 비중은 전체의 20%로, 이는 지난해 11%에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도네시아 수출량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인도네시아로 수출되는 영국의 플라스틱 폐기물의 양은 525톤에 불과했지만 올 상반기에는 이 물량이 2만4006톤으로 급증했다.

말레이시아 수출량도 2024년 상반기 1만8872톤에서 올 상반기 2만8667톤으로 증가했지만 7월 수출물량은 2.8% 줄었다. 이는 올 7월 말레이시아 정부가 "우리는 세계의 쓰레기통이 되고 싶지 않다"면서 관세법을 개정해 바젤협약 미비준국에서 반출되는 모든 폐플라스틱 수입을 금지시킨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영국은 세계 3대 플라스틱 수출국 폐기물 수출국으로 꼽히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저개발국으로 폐기물 수출을 2026년 11월부터 2년6개월동안 금지하기로 지난 2023년 합의했지만 영국은 이와 유사한 어떠한 금지조치도 시행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플라스틱 폐기물에 대한 수출 인센티브를 지급하면서 재활용하는 것보다 수출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이 때문에 영국 내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20억파운드(약 3조7779억원) 규모의 잠재적 시장가치와 5000개의 일자리 창출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2년동안 영국에서 플라스틱 재활용 및 가공공장 21곳이 폐업한 것으로 파악됐다. 값싼 아시아산 제품에 밀리면서 이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환경단체들은 폐플라스틱에 대한 적절한 처리시설이 없는 나라로 수출되지 않도록 정부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처리시설이 없는 국가로 폐기물을 지속적으로 수출하게 되면 결국 또다른 환경과 노동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영국 내에서 수거한 폐기물을 세척하고 분류, 가공해 재활용 제품으로 만드는 것이 환경에 더 좋고, 플라스틱 내 탄소를 포집하는데 용이할 뿐만 아니라 일자리와 성장을 꾀할 수 있다고 본다.

재활용업체인 비파폴리머의 제임스 맥클리어 전무는 "영국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영국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을 구축하면 20억파운드 규모의 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으며, 5000명의 직간접 고용효과가 생길 것"이라며 "재활용 플라스틱 수요를 늘리기 위해 정부는 재생원료를 30% 이상 사용하지 않는 제품에 플라스틱 포장세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英자산운용사, HLB에 2069억 투자…"신약허가 모멘텀 탄력 기대"

영국계 글로벌 자산운용사 LMR파트너스가 HLB그룹에 1억4500만달러(약 2069억원) 규모의 전략 투자를 진행한다. HLB의 간암신약 재신청과 담관암 신약허가

인적분할 완료한 삼성바이오...'순수CDMO' 도약 발판 마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 절차를 마치고, 본연의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순수(Pure-play) CDMO' 체제로의 전환을 완료했다고 3일 밝

[ESG;NOW] 재생에너지 12% 롯데칠성...목표달성 가능할까?

우리나라 대표 음료회사인 롯데칠성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6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025년을 두달 남겨놓고 있는 현 시점

CJ제일제당, 유럽 인조잔디에 '생분해 플라스틱' 공급

CJ제일제당이 유럽서 생산되는 인조잔디 충전재에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를 공급한다.CJ제일제당은 스웨덴 바이오소재 컴파운딩 기업 'BIQ머티리얼

남양유업, 포장재 전환 '속도'…42종 ‘지속가능성 A등급’ 달성

남양유업이 주요 제품 포장재 42종에 대해 '지속가능성 A등급' 인증을 받았다.남양유업은 사단법인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으로부터 대표 제품

"한달짜리 계약에 CCTV로 감시까지"...런베뮤 산재 '63건'

직원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이 오픈 이래 63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근로계약을 매달 작성하고, CCT

기후/환경

+

기후리더십 美→中으로 전환?...10일 개막 'COP30' 관전포인트

이달 10일~21일 브라질 베렘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내용은 무엇일까.올해 회의의 핵심 아젠다는

또 새벽에 '흔들'...아프간 규모 6.3 지진에 주택 '와르르'

9월과 10월에 세차례에 걸쳐 지진이 발생했던 아프가니스탄에서 11월 초부터 또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했다.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3일(현지시

中 '기후리더' 노리나?...'석탄 1.5억톤과 탄소 4억톤 감축' 깜짝 발표

중국이 향후 5년간 석탄 사용을 1억5000만톤 줄이고 이산화탄소 4억톤을 감축하겠다는 탄소절감 계획을 깜짝 발표했다.중국 신화통신과 차이나데일리

호주 야당 '2050 넷제로' 지지 철회…총선 앞두고 입장 뒤집기?

호주 보수 야당이 당론으로 채택했던 '2050 넷제로(Net-zero)' 목표를 공식 철회했다. 이는 호주 정부가 수립한 '2050 넷제로'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으로

철새들 월동지 '주남저수지' 11월 생태관광지로 선정

기후에너지환경부가 11월 이달의 생태관광지로 창원 주남저수지를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한국의 습지는 시베리아․몽골고원 등의 대륙과 일본·

삼성물산, 카타르 탄소압축·이송설비 공사수주..."최소 1.9조"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이 카타르의 초대형 탄소 압축·이송설비 건설공사를 수주했다. 삼성물산은 카타르에너지LNG(QatarEnergy LNG)가 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