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권 판매수익이 독일 정부의 새로운 재정수익원이 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에너지·기후전문매체 클린에너지와이어에 따르면, 독일은 지난해 탄소배출권 거래를 통해 약 214억 유로(약 32조 원)의 수익을 거뒀다. 이는 독일이 배출권 거래 제도를 도입한 이후 가장 큰 규모로, 단일 국가 기준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에 해당한다. 탄소거래가 실제로 대규모 재원을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독일의 배출권 거래수익은 유럽연합(EU) 차원의 탄소배출권거래제와 독일 차원의 배출권 거래제를 통해 발생했다. 그동안 발전과 에너지집약적 산업 부문을 중심으로 운영되던 배출권 거래제를 최근 건물과 교통 부문까지 확대되면서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 여기에 배출권 가격까지 상승한 덕분에 수익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독일 정부는 이렇게 확보된 재원을 기후·전환기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이 기금은 재생에너지 확대, 산업 공정의 탈탄소 전환, 건물 에너지 효율 개선, 전기차와 대중교통 인프라 확충 등에 주로 투입된다.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부담을 겪는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데에도 재원이 일부 투입된다. 배출에 비용을 부과하고, 그 수익을 다시 전환 투자로 돌리는 선순환 구조가 점차 공고해지고 있는 셈이다.
독일 정부는 탄소가격을 단순한 규제수단이 아니라 안정적인 재정 기반으로 활용하고 있다.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을 다시 기후대응과 산업경쟁력 강화에 재투자함으로써,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안보와 경제구조 전환을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흐름은 글로벌 자본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탄소가격은 기업의 비용 요인에 그치지 않고, 국가의 정책 실행력과 투자 여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인식되고 있다. 주요 투자자와 금융기관들은 탄소 가격의 안정성과 활용 구조가 장기 투자 판단에 미치는 영향을 점점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
독일의 사례는 탄소규제가 부담이라는 인식을 넘어, 재정과 투자, 산업 정책을 연결하는 실질적 도구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기후정책이 비용이 아닌 자원으로 전환되는 흐름 속에서, 탄소 시장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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