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의 '한류' 바람은 2000년대 초반 일본에서 일어났던 '한류'와 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에서 '제3의 한류'로 통한다. 일본 내 첫 한류는 드라마 '겨울연가'로 인해 촉발된 탓에 중년층을 중심으로 열풍이 불었지만, '제3의 한류'는 10대~2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일시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덕분에 일본 10대~20대 사이에서 한국산 제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일본의 유명패션 상업시설인 '시부야109'가 만 15~24세 일본 여성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구매 선호도 조사에서 한국산 제품이 조사대상 8개 중 5개 부문에서 상위권을 차지했을 정도다.
화장품·스킨케어 부문에서는 '롬앤의 립 틴트' 제품이 1위를 차지했다. 이 제품은 마스크에 묻지 않는 립스틱으로 인스타그램에서 유명세를 얻었다. '닥터자르트의 시카페어 크림'은 피부 트러블 개선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5위를 기록했다.
패션 부문에서는 지난해부터 국내에서 유행한 '버킷햇'이 2위로 뽑혔다. 한국에서 유행한 제품이라는 점이 패션에 민감한 일본 젊은이들을 몰려들게 했다. 국내에서 'NO Japan' 운동으로 유니클로 매장이 연일 문을 닫는 것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카페·음식 부문에서는 뚱카롱(2위)과 치즈김밥(4위)이, 홈 카페 부문에서는 달고나 커피(1위)와 한국식 양념치킨(4위)이 상위권에 포함됐다.
구매 선호도가 높은 제품의 대부분은 우리나라에서 SNS를 통해 이슈가 된 것들이다. 일본 젊은 세대들은 지상파 등 방송보다 유튜브나 SNS를 주로 이용하다보니, 우리나라 SNS에서 이슈가 되면 곧바로 일본에서 유명세를 탄다. '달고나 커피'나 치즈김밥 등도 마찬가지다. 일본 젊은이들은 양국 관계가 경색된 것과 상관없이 SNS를 통해 한국문화를 꺼리낌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이 젊은 세대들은 인스타그램 등 SNS에 한글로 해시태그를 자연스럽게 표기하고 있다. 또 한국 아이돌들의 SNS에 한글로 댓글을 달기 위해 한글 배우기를 주저하지 않고 있다. '한국인이 되고 싶다' '한국좋아' 등의 해시태그 건수도 2만~3만건에 이를 정도라고 한다.
10대~20대뿐 아니다. 최근들어서는 한국문화가 일본 사회 전반으로 스며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드라마가 넷플릭스를 타고 일본 안방을 점령하면서부터다.
얼마전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은 일본에서 안본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국민 드라마'로 통한다. 이 드라마는 넷플릭스를 통해 일본에서 방영되자마자 몇주간 1위를 했다. 강제 징용 문제 등을 놓고 한국 정부와 날을 세웠던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도 '사랑의 불시착을 봤느냐'는 일본 언론의 질문에 "전부 봤다"고 답했을 정도였다.
일본 내에서 '사랑의 불시착'을 보기 위해 넷플릭스에 가입하는 사람들도 늘어났고, 이후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된 '이태원 클라쓰' '사이코지만 괜찮아' 등도 연달아 빅히트를 쳤다.
일본에서 부는 '제3의 한류'에 대해 코트라는 "젊은 여성들의 생활 속에서 이미 한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요소가 된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 소비자들에게 중요한 정보원이 된 SNS 흐름을 잘 파악하면 기업들의 판매 촉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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