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주변을 돌고 있는 인공위성과 우주쓰레기가 밤하늘의 밝기를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이로 인한 '빛공해'가 천문학자들의 우주관측을 방해하고 중요한 과학적 발견을 놓치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발간된 '영국 왕립천문학회 월간보고서'에 따르면 지상 망원경으로 천체 관측시 우주 물체에 태양빛이 반사되거나 산란되어 줄무늬로 나타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이렇게 반사되거나 산란된 빛은 밤하늘의 밝기를 10%까지 증가시켰다. 이는 국제천문연맹(IAU)이 천체 관측소에 적합한 밤하늘 밝기의 한계치로 정해놓은 수치다.
빛이 반사되면서 천체 망원경 사진에 찍히는 줄무늬들은 관측하고자 하는 물체보다 밝아 이미지를 왜곡하기 때문에 천문학 데이터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와 손실을 초래하기도 한다. 특히 고각도 해상도 관측장비를 사용했을 때는 줄무늬에 그치지만, 저각도 해상도나 육안으로 관측할 때는 줄무늬보다 더 심하게 은하수의 뒷배경처럼 물체가 분간이 되지 않고 뿌옇게 흐려진다.
전문가들은 아직 '자연적인 수준'의 밤하늘 밝기가 무엇인지 정의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지만, 인공위성이 늘어날수록 용인 가능한 수준의 밝기를 넘어서는 '빛공해' 문제는 심각해질 것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연구가 이뤄질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워릭 대학교 대니 스티그스 교수는 "인공위성이 밤하늘 연구에 미치는 영향과 인공위성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이점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겠지만, 빛공해가 점차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천문학자들이 이미지 처리기술을 이용해 빛공해가 데이터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을 줄이거나 없앨 수 있긴 하나, 당연히 애초부터 빛공해가 없는 게 훨씬 덜 수고롭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빛공해과학기술연구소 파비오 팔치 박사는 "우주쓰레기의 분포가 우리 행성 주변에 상당히 균등하게 분포돼 있어 빛공해는 지구촌 어디서나 확인할 수 있다"며, 이 문제에 책임있는 자들이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에 유럽우주국(ESA)은 2025년 4개의 로봇팔로 우주쓰레기를 잡아 대기권으로 진입해 산화시키는 클리어스페이스-1 탐사선을 발사할 예정이며, 우주선을 제작할 때 빛을 흡수하는 어두운 소재를 사용하는 등의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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