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링크 위성 4만2000대 계획..."이미 과포화 상태"
밤하늘 '빛 공해'가 천문학 연구에 혼선을 줄 정도로 심각해 저궤도 인공위성과 인공조명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일(현지시간) 전세계 천문학자들은 '초대형 인공 별자리'에 대한 환경규제를 촉구하는 여러 편의 기고문과 연구논문을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 동시 게재했다. '초대형 인공 별자리'는 위성인터넷망 구축을 위해 수천∼수만대의 저궤도 인공위성을 쏘아올리는 계획이다.
일례로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는 지상에서부터 2000km 고도 이내의 저궤도에 인터넷 중계용 위성을 촘촘히 배치함으로써 바다와 하늘을 포함한 전세계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스타링크는 올해 2월 기준 3580개의 인공위성을 운용중이고, 향후 4만2000대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인공위성이 자체적으로 내뿜는 불빛, 인공위성의 태양전지판과 인공위성을 쏘아올리면서 발생한 우주쓰레기가 반사한 태양빛 등이 밤하늘을 밝히면서 천문학 연구를 방해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헬름홀츠센터 포츠담연구소에 따르면 2011~2022년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별들의 개수를 기반으로 했을 때 밤하늘은 연평균 9.6% 속도로 밝아졌다. 또 독일 막스플랑크외계물리학연구소(MPE)는 2002~2021년 허블우주망원경으로 찍은 사진들을 구글의 자동기계학습 도구로 분석했는데, 노출 시간이 통상적 수준(11분)인 사진의 2.7%에 저궤도 인공위성이 그리는 궤적이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천문 관측 데이터가 인공위성의 빛으로 '오염'됨에 따라 발생하는 금전적인 피해에 대해 최초로 밝힌 논문도 이날 공개됐다. 칠레 북부 2715m 높이 안데스 산맥 봉우리에 자리잡은 베라루빈천문대는 10년내 감지할 수 있는 별들의 수가 7.5% 줄어들고,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소요되는 시간 때문에 연구기간이 1년가량 늘어나면서 약 2180만달러(약 285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이탈리아 빛공해과학기술연구소(ISTIL) 파비오 팔치 연구원 등은 기고문에서 밤 시간대의 인공적 빛도 1979년 유엔의 '대기오염'의 정의에 부합한다며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휘발유나 담배로 인한 대기오염물질 배출과 마찬가지로 인공 빛에 대해서도 인간 건강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조치와 법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팔치 연구원은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저궤도 인공위성의 총 대수에 제한이 있어야 하는데 이미 수가 너무 많다"며 "초대형 인공 별자리에 대한 금지를 검토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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