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에 인공위성 '득실'...'빛공해' 심각하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3-21 17:27:44
  • -
  • +
  • 인쇄
관측자료 '빛 오염' 우려...천문학계 "규제 검토해야"
스타링크 위성 4만2000대 계획..."이미 과포화 상태"
▲스타링크 위성 궤적이 찍힌 미국 뉴멕시코 카슨국립공원 밤하늘 (사진=네이처 천문학 기고문 내 사진 갈무리)

밤하늘 '빛 공해'가 천문학 연구에 혼선을 줄 정도로 심각해 저궤도 인공위성과 인공조명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일(현지시간) 전세계 천문학자들은 '초대형 인공 별자리'에 대한 환경규제를 촉구하는 여러 편의 기고문과 연구논문을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 동시 게재했다. '초대형 인공 별자리'는 위성인터넷망 구축을 위해 수천∼수만대의 저궤도 인공위성을 쏘아올리는 계획이다.

일례로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는 지상에서부터 2000km 고도 이내의 저궤도에 인터넷 중계용 위성을 촘촘히 배치함으로써 바다와 하늘을 포함한 전세계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스타링크는 올해 2월 기준 3580개의 인공위성을 운용중이고, 향후 4만2000대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인공위성이 자체적으로 내뿜는 불빛, 인공위성의 태양전지판과 인공위성을 쏘아올리면서 발생한 우주쓰레기가 반사한 태양빛 등이 밤하늘을 밝히면서 천문학 연구를 방해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헬름홀츠센터 포츠담연구소에 따르면 2011~2022년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별들의 개수를 기반으로 했을 때 밤하늘은 연평균 9.6% 속도로 밝아졌다. 또 독일 막스플랑크외계물리학연구소(MPE)는 2002~2021년 허블우주망원경으로 찍은 사진들을 구글의 자동기계학습 도구로 분석했는데, 노출 시간이 통상적 수준(11분)인 사진의 2.7%에 저궤도 인공위성이 그리는 궤적이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인공위성 궤적으로 '오염' 된 허블우주망원경 사진 (사진=네이처 천문학 게재 논문 사진 갈무리)

이처럼 천문 관측 데이터가 인공위성의 빛으로 '오염'됨에 따라 발생하는 금전적인 피해에 대해 최초로 밝힌 논문도 이날 공개됐다. 칠레 북부 2715m 높이 안데스 산맥 봉우리에 자리잡은 베라루빈천문대는 10년내 감지할 수 있는 별들의 수가 7.5% 줄어들고,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소요되는 시간 때문에 연구기간이 1년가량 늘어나면서 약 2180만달러(약 285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이탈리아 빛공해과학기술연구소(ISTIL) 파비오 팔치 연구원 등은 기고문에서 밤 시간대의 인공적 빛도 1979년 유엔의 '대기오염'의 정의에 부합한다며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휘발유나 담배로 인한 대기오염물질 배출과 마찬가지로 인공 빛에 대해서도 인간 건강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조치와 법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팔치 연구원은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저궤도 인공위성의 총 대수에 제한이 있어야 하는데 이미 수가 너무 많다"며 "초대형 인공 별자리에 대한 금지를 검토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백화점, 추석 선물세트 포장재 종이로 교체 'ESG 강화'

이번 추석 선물세트 시장에서 현대백화점은 과일세트 포장을 100% 종이로 전환하며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현대백화점은 기존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K-컬쳐 뿌리 '국중박' 하이브와 손잡고 글로벌로 '뮷즈' 확장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반려호랑이 '더피'의 굿즈를 판다는 소문이 나면서 전세계에서 가장 핫해진 국립중앙박물관이 방탄소년단(BTS)의 하

하나은행, 美글로벌파이낸스 선정 '2025 대한민국 최우수 수탁은행' 수상

하나은행은 미국의 글로벌 금융·경제 전문지 '글로벌파이낸스지(誌)'로부터 '2025 대한민국 최우수 수탁은행(Best Sub-Custodian Bank in Korea 2025)'으로 선

LG생활건강, 청년기후환경 프로그램 '그린밸류 유스' 활동 성료

LG생활건강이 자사의 청년기후환경활동가 육성 프로그램 '그린밸류 유스(YOUTH)'가 2025년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2일 밝혔다. LG생활건강은 지

쏟아지는 추석선물세트...플라스틱·스티로폼 포장 '여전하네'

추석을 맞아 다양한 선물세트가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대를 장식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도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는 선물세트들

쿠팡 '납치광고' 반복한 파트너사 10곳 형사고소...수익금 몰수

쿠팡이 이용자 의사와 무관하게 쿠팡사이트로 이동시키는 이른바 '납치광고'를 해온 악성파트너사 10곳에 대해 형사고소를 진행한다고 1일 밝혔다.납

기후/환경

+

수도권 대체매립지 4차만에 2곳 응모...기초지자체 합의가 '변수'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를 대체할 매립지에 민간 2곳이 응모했다.기후에너지환경부와 경기도, 서울시, 인천시는 10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된 대체 매립지

英 개도국 폐플라스틱 수출 84% '껑충'...재활용 산업 '뒷걸음'

영국 정부가 매년 60만톤에 달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방치하면서 자국 내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규모를 쪼그라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불의 고리' 이틀만에 또...필리핀 규모 7 강진에 쓰나미 경보까지

'불의 고리'에서 연속적으로 지진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8일 대만 화롄 지역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한데 이어, 10일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 해안

발암물질 PVC로 포장금지 5년...생고기 포장 여전히 랩으로 '둘둘'

사용이 금지된 폴리염화비닐(PVC) 재질을 포장재로 이용하는 사례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김위상(국민의힘) 의원이 지

지난해 국내은행 탄소배출량 1.52억톤...목표치 '미달'

지난해 국내 은행들의 온실가스 감축규모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차규근(조국혁신당) 의원이 지난 8일 한국은

[주말날씨] 가을 장마인가?...주말내내 '비소식'

추석 연휴 내내 오락가락 하던 비는 이번 주말에도 이어지겠다.비는 수도권과 강원 그리고 충청권을 중심으로 10일부터 토요일인 11일까지 이어지겠다.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