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계도 오스카 수상 맞춰 출연작 특별상영
"근데 나한테 이런 역할이 들어왔다. 젊고 예쁜 애들도 많은데 근데 잘못 들어온 거 아니니. 아니 자세히 알아봐 진짠가."
"나같은 사람이 맥주 광고도 찍고 세상 많이 좋아졌다."
25일(현지시간)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면서 그가 모델로 나선 광고들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윤여정 특유의 솔직하고 담백한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 이미 소비자들의 호응이 높았던 광고들은 이번 수상으로 다시 한번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2일 윤여정이 등장하는 첫 티저 영상을 선보인 여성복 플랫폼 지그재그가 대표적이다. 지그재그가 윤여정을 모델로 발탁할 때만해도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평가했다. 한국나이로 75세인 윤여정이 여성복 플랫폼의 주 사용층인 젊은 여성에게 직접 어필할 수 있는 모델이 아니기 때문이다. "잘못 들어온 거 아니니"라는 광고 속 윤여정의 멘트에서도 나타난다.
하지만 이 광고는 소비자들에게 오히려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해당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지그재그 이미지가 고급스러워졌다" "윤여정 선생님 옷 입는 센스 너무 좋고 모델 찰떡이다"며 호평 일색이다.
회사측은 "틀에 박힌 역할을 거부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살고 있는 윤여정처럼 쇼핑 앱 모델은 2030대가 한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지그재그가 갖고 있는 쇼핑에 대한 가치를 가장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인물을 이번 시즌 뮤즈로 발탁했다"며 이번 수상으로 인지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앞서 오비맥주도 '올 뉴 카스'의 심플함과 투명성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로 판단해 윤여정을 모델로 발탁한 바 있다. 역시 젊은 배우들 위주로 광고 모델을 선정해 온 주류업계에서 윤여정 모델 기용은 의외였다. 오비맥주 역시 "자신에게 솔직하고 자신의 생각을 망설임 없이 표현하는 윤여정은 젊은 세대에게 영감을 주는 인물"이라며 모델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KT 광고에는 윤여정이 목소리로 출연한다. "서울 특별시 용산구 원효로 IDC센터 여기는 내가 아는 동넨데" "근데 여기는 뭐하는 데니" "중요한건 여기 다 있구나" "내 데이터는 내 나라에 둬야지 클라우드 원더풀이다 원더풀"이라고 말하는 주인공이 윤여정이다.
윤여정은 이밖에도 유한양행이 공식 수입해 판매하는 세제브랜드 '암앤해머' 모델로 지난해부터 활동하고 있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공정함과 실리를 중시하는 MZ세대가 솔직하면서도 당당한 모습의 윤여정의 매력에 많은 공감을 하고 있다"며 "이번 수상을 떠나 영화, 예능 등에서 보여주는 윤여정의 모습과 삶 자체가 광고업계의 선호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영화계에서는 이미 '윤여정 위크'가 시작됐고, 이번 수상으로 인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OCN은 윤여정 특집 다큐멘터리 '윤스토리'를 24일 방송했고, 웨이브는 'THE: 윤여정' 기획전을 오픈했다. 웨이브는 윤여정이 출연했던 영화 '그때 그 사람들' '가루지기' '돈의 맛' '하녀' '계춘할망' '꽃피는 봄이 봄이오면' '산나물 처녀' '죽여주는 여자'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짐승들' '찬실이는 복도 많지'를 특별전으로 엮었으며 모든 포스터를 윤여정 사진으로 교체했다.
CGV는 윤여정의 행보를 기념해 '윤여정 배우의 시작과 현재'란 기획전을 오는 5월 1일부터 개최한다. 특히 윤여정의 1971년 데뷔작 '화녀'를 재개봉해 그의 시작과 현재를 조명할 수 있도록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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