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초~2000년대초까지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통칭하는 'MZ세대'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43.9%에 이를 정도로 비중이 크다. 이들은 소셜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는데 꺼리낌이 없을 뿐 아니라 자신을 위한 플렉스(Flex) 문화까지 더해져 명품시장의 '큰손'으로 등장했다.
실제로 2019년 3분기 롯데멤버스가 엘포인트 거래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대 명품구매 건수가 2017년 3분기보다 7.5배 증가했다. MZ세대가 명품의 주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콧대 높기로 유명한 명품 브랜드들도 MZ세대 정서에 맞춰 스타일 변화를 주거나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기회를 마련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 뉴트로에 주목하는 MZ세대···'복고풍'과 '빈티지'
패션업계는 먼저 '뉴트로'에 주목하고 있다. 90년대 음원차트 역주행 등의 중심축이자 과거 디자인과 감성을 신선하게 여기고 새롭게 해석하는 MZ세대를 겨냥한 것이다. 명품 브랜드들은 이에 맞게 복고풍의 빅 로고와 빈티지 스타일을 적용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루이뷔통은 올여름 컬렉션으로 모노그램을 활용한 'LV 에스칼' 라인을 선보였다. 로고를 활용한 패턴인 모노그램이 더욱 크고 화려하게 표현된 것이 특징이다. 또 모노그램 봄버 재킷이나 그래픽 패턴의 원피스 수영복 외에도 플랫 뮬·샌들·시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제품이 에스칼 컬렉션을 통해 출시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프라다의 '프라다 클레오 브러시드 가죽 숄더백'은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에 유행했던 반달 모양의 호보백의 디자인을 새롭게 재해석한 제품이다. 측면을 둥글게 처리해 우아한 곡선으로 프라다만의 섬세함을 더했다. 특히 시원한 실버 컬러도 만나볼 수 있어, 올여름 다양한 스타일링에 적합한 제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 브랜드 가치 넘어···스토리를 담다
글로벌 럭셔리 패션하우스 MCM은 그라피티의 서브컬처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아 그래픽 아트의 매력을 담은 'MCM x 샘바이펜(SAMBYPEN) 한정판 컬렉션'을 출시했다.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예술가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샘바이펜과 함께한 이번 컬렉션에는 활력 넘치는 젊은 감성과 독특한 스타일이 돋보이는 익살스러운 모티브로 MCM의 DNA에 자리 잡은 자유분방함이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담겼다. MCM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MZ세대들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는 샘바이펜과의 협업 작품으로 2030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셀린느는 시카고 기반의 아티스트 타이슨 리더와 협업한 새로운 아이템을 출시했다. 환상적인 형태의 나무와 산, 수풀이 그려진 '아우토반'이라는 제목의 작품은 타이슨 리더 특유의 팝한 컬러와 대담한 프린트를 활용해 표현됐다. 초현실주의적인 풍경과 감각적인 색채가 돋보이는 '셀린느 x 타이슨 리더' 제품은 데일리룩으로 적합한 반바지, 스니커즈, 후디, 재킷 등 스트릿웨어 아이템으로 만나볼 수 있다.
◇ 매장에서 쇼핑만?···다양한 체험까지
제품뿐 아니라 공간도 변화하고 있다. 문화와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가 명품의 주요 소비층으로 급부상하면서 그들이 많이 모이는 곳으로 찾아가고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해 브랜드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구찌는 서울 이태원에 '구찌 가옥'(GUCCI GAOK)이라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한국 전통주택을 의미하는 '가옥'(家屋)에서 착안한 '구찌 가옥'은 한국의 고유한 환대 문화와 이태원의 활기차고도 모던한 감성이 어우러져, 창의적이고 유니크한 구찌의 정신이 돋보이는 새로운 공간으로 탄생했다. 특히 이번 '구찌 가옥'은 패션 브랜드에서는 이례적으로 강북 지역에 오픈한 첫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
젠틀몬스터는 도산공원에 새로운 퓨처리테일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하우스 도산(HAUS DOSAN)'을 오픈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규모있게 선보일 '하우스 도산'에는 젠틀몬스터뿐만 아니라 MZ세대가 주요 고객인 코스메틱 브랜드 '탬버린즈'와 '누데이크'가 함께 입점해 한 곳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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