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건강 '빨간불'...세계과학자 1만4000명 '기후 비상사태' 선언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07-28 17: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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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지표 상당수 임계점 지나
이산화탄소 농도, 해양산성도 '역대급'

온실가스 농도, 북극 해빙의 양, 아마존 열대우림 면적 등 지구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활력 징후'들의 절반 이상이 우려스러운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오리건주립대학교 윌리엄 리플 교수 연구팀은 인구, 에너지 소비량, 항공, 온실가스 배출량 등 주요 기후위기 지표 31개를 조사한 결과 16개 지표가 지구온난화로 인해 임계점에 가까워지거나 임계점을 넘어가면서 기후위기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2019년 지구의 활력 징후에 대한 연구논문과 함께 153개국 출신 과학자 1만1000명의 '기후 비상사태 선언'을 담은 보고서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번에는 과학자 2800여명이 이 선언에 추가로 합류했다. 연구팀은 첫번째 보고서를 발간한 이후 열파, 홍수, 가뭄, 산불 등의 자연재해가 훨씬 심해졌다며 우려를 표했다.

심지어 코로나19 여파로 학교와 직장이 문을 닫고, 2020년 항공이용객이 59% 감소하는 등 인간의 경제활동이 제한됐음에도 대기중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농도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제로 지난 4월 이산화탄소 농도는 416ppm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를 비롯한 반추(되새김)동물 가축수는 40억마리를 넘어섰다. 이들 가축의 무게는 인류와 야생동물 전체를 합친 무게보다 많다.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의 벌채 속도도 늘어 2020년 벌채면적은 12년만에 최고치인 111만헥타르에 달했다.

바닷물의 수온이 상승하고, 이산화탄소 흡수 용량이 초과되면서 해양 산성도는 역대급으로 높아졌다. 이 때문에 산호초가 하얗게 변하면서 죽어가는 '산호 표백' 현상이 일어난다. 모든 해양 생물종의 3분의 1은 산호초에 의존하며 살아가며, 5억명 이상이 관광과 어업 등 관련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다만 화석연료 관련 2020년 정부지원금은 2019년에 비해 42% 하락한 1810억달러(약 209조원)를 기록했고, 관련 주식 매각은 14조달러(약 1경6166조원)로 최고치를 기록해 보고서는 "희망의 불씨가 희미하게 남아있다"고 적었다.

연구자들은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화석연료 사용 줄이기, 채식 위주의 식단, 음식 폐기물 줄이기, GDP 성장위주의 경제정책 폐기, 여성교육에 집중해 여성의 사회진출 활성화를 통한 인구 안정화 등 2019년 보고서에서 언급한 권고사항을 되풀이했다.

이번 연구조사에 추가된 권고사항은 △유효한 규모의 탄소세 도입 △국제적으로 화석연료의 완전한 퇴출 제정 △생물다양성과 카본싱크(온실가스 흡수원) 복원을 위한 전략적인 기후자금 비축이 있다. 

리플 교수는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 막대한 인류의 고통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며 "계속해서 지구의 활력 징후 관련 정보를 갱신할 계획이다. 큰 변화를 빠르게 만든다면 사람들의 고통을 제한할 수 있다"며 당국자들이 조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이 연구논문은 28일 국제학술지 '바이오사이언스'(BioScienc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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