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의 기온상승 속도가 세계 평균보다 3배 이상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기후위기자문단(CCAG: Climtate Crisis Advisory Group)은 29일(현지시간) 월례 브리핑에서 지난 30년간 전세계 기온이 10년마다 0.23°C 오른 반면 북극의 기온은 0.81°C 올랐다면서 북극을 모든 기후위기의 '시작점'으로 지목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자문단장 데이비드 킹 경은 "북반구에서 지난 몇주간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기상이변들은 앞으로 그 강도와 빈도를 더해갈 것이며, 이는 북극 해빙이 빠르게 녹으면서 온난화 현상을 증폭시킨 데에서 비롯한다"고 밝혔다.
CCAG에 따르면 북극은 15개 '임계점'과 관련이 있다. 세계 각지에는 특정 한계치를 넘어서면 기후변화가 돌이킬 수 없이 가속화하는 임계점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 임계점들은 복잡하게 연계돼 있어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연쇄반응을 일으키며 대응 불가능한 수준으로 발전해버리는 경우도 있다.
북극의 얼음은 태양복사열을 반사하거나 일정량 바닷물에 녹아들면서 전세계 해양 온도를 조절한다. 하지만 최근 그린란드 대륙빙하가 녹으면서 엄청난 양의 차가운 담수가 북대서양으로 흘러들어갔다. 이로 인해 지난 1000년간 변함없던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AMOC) 속도는 15% 감소했다.
AMOC는 전세계 해양의 열과 염분 수송의 핵심 역할을 한다. 이 순환체계가 느려지면 남아메리카 몬순 기후에 영향을 미쳐 아마존 열대우림의 가뭄과 산불이 더 빈번하게 일어난다. 이 때문에 생물다양성을 훼손되고, 더 많은 이산화탄소가 공기중에 방출되면서 온난화가 가속화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AMOC의 감속은 남극해 표층수 온도 상승으로도 이어진다. 최근 관측자료에 따르면 '운명의 날 빙하'로도 불리는 한반도 크기의 스웨이츠 빙하가 이미 임계점을 넘어 더는 용융을 막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으며, 이에 따라 지구 기온이 1.2°C 상승하는 일 역시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CCAG는 지난달 브리핑에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정치권과 금융권이 '줄이고, 없애고, 고치기'(Reduce, Remove, Repair·3R)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또 가장 큰 피해자들이자 전문가인 북극 지역사회와 원주민들과 협업해 여름철 북극 백야 현상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북극 해빙을 복원하는 방법이나 툰드라 화재 감시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툰드라 지역에서 발생하는 화재는 지구온난화를 걷잡을 수 없이 진행시킨다. 툰드라 지역 북방수림 아래 온실가스 매장량이 1조5000억톤으로 추정되는 영구동토층과 이탄(완전히 탄화할 정도로 오래되지 않은 석탄)지대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킹 경은 "인류가 당장 행동에 옮기지 못한다면 대가는 너무도 혹독할 것"이라며 "모든 대안을 제대로 된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을 때까지 남은 시간은 5년 정도인 것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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