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 정화, 환경 개선 및 산업 분야 적용 기대
불소독성에 오염된 식수에서 불소를 쉽고 간단하게 걸러낼 수 있는 여과막이 개발됐다. 세포막 원리를 모방한 이 여과막은 기존 여과방식보다 더 저렴하게 게 지하수에서 불소를 걸러낼 수 있다.
터프츠 공과대학 연구팀은 생물학적 원리의 새로운 여과기술을 개발했다고 지난 7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전세계 수천만명의 인구를 병들게 하는 수질오염 질병을 억제하고 환경개선, 산업 및 화학생산, 광업 등의 분야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진은 새로운 고분자막이 기존 방식보다 여과효과가 2배 높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높은 분리감도로 염화물 및 다른 이온, 즉 전기적으로 대전된 원자에서 불소를 분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천연 수자원으로 인한 불소 독성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에 불소를 첨가하면 충치 발생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식수로 공급되는 일부 지하수는 불소의 농도가 너무 높아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 고농도 불소에 장기간 노출되면 치아가 약해지고 힘줄과 인대가 석회화된다. 또 골격의 기형을 초래하는 불소증을 유발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음용수에 과도하게 함유된 불소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수천만건의 치아 및 골격 불소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여과기술은 비교적 저렴한 여과막으로 불소를 제거할 수 있다. 또 기존 방식처럼 고압 여과를 사용하거나 식수에서 모든 구성요소를 완전히 제거한 후 다시 미네랄을 첨가하지 않고도 불소증을 예방할 수 있다.
합성 고분자막의 원리는 생물학적 세포막의 선택적 특성을 모방했다. 연구진은 생물학에서 영감을 받아 합성막을 설계했다고 전했다. 세포막은 매우 선별적으로 이온을 통과시키며, 정밀하게 이온과 분자의 내부 및 외부 농도를 조절한다. 생물학적 이온 통로는 크기 및 전하, 물 친화력이 서로 다른 기능성 화학물질들을 일종의 여과 필터로 이용해 효과적으로 이온을 선별한다. 이온과 화학물질 사이의 상호작용은 나노미터 치수의 통로 구멍에 의해 강제되며 상호작용 강도에 따라 이온의 세포막 통과 여부가 판가름난다.
연구진이 만든 여과막은 생물학적 통로와 마찬가지로 구멍 크기가 매우 작고 이온이 전하 및 발수성 물질과 상호작용해 일부 이온이 다른 이온보다 훨씬 빠르게 통과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불소 대 염화물 선택을 목표로 고분자가 구성됐지만, 연구진은 구성을 바꿔 다른 이온도 여과하는 일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대부분의 여과막은 입자 또는 분자 크기 및 전하의 유의한 차이로 분자를 분리하지만 단일 원자 이온은 크기가 작고 전하가 거의 동일해 구별이 어렵다. 반면 터프츠대 연구진의 여과막은 전하가 거의 동일해도 원자 직경의 극히 일부만 다르면 이온을 분리할 수 있는 것이다.
터프츠 공과대학 화학생물공학과 부교수인 아이세 아사테킨은 "식수의 불소 농도를 줄일 수 있는 이온 여과막은 그 잠재성이 매우 유망하다"며 "고분자막 제조법은 산업용으로 확장하기 쉬워, 그 잠재적 유용성은 식수를 넘어 다른 분야로도 확대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필터 구현도 비교적 간단하고 저렴하며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하기 때문에 농업용수 공급 개선, 화학 폐기물 정화 및 화학 생산 개선에 폭넓게 적용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아사테킨 교수는 이론상으로는 이 기술을 이용해 리튬이나 우라늄의 생산효율을 향상시켜 지속 가능한 리튬 배터리 생산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에 자금을 지원한 캠브리지 기반 회사 지터코(Zwitterco)는 실제 산업 환경에서의 적용을 시험하기 위해 이온 분리막의 제조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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