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소독성 오염된 식수 깨끗하게 걸러내는 여과막 개발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1-09-10 17:51:23
  • -
  • +
  • 인쇄
터프츠대 연구팀, 세포막 원리모방 '여과막' 개발'
수질 정화, 환경 개선 및 산업 분야 적용 기대

불소독성에 오염된 식수에서 불소를 쉽고 간단하게 걸러낼 수 있는 여과막이 개발됐다. 세포막 원리를 모방한 이 여과막은 기존 여과방식보다 더 저렴하게 게 지하수에서 불소를 걸러낼 수 있다. 

터프츠 공과대학 연구팀은 생물학적 원리의 새로운 여과기술을 개발했다고 지난 7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전세계 수천만명의 인구를 병들게 하는 수질오염 질병을 억제하고 환경개선, 산업 및 화학생산, 광업 등의 분야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진은 새로운 고분자막이 기존 방식보다 여과효과가 2배 높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높은 분리감도로 염화물 및 다른 이온, 즉 전기적으로 대전된 원자에서 불소를 분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천연 수자원으로 인한 불소 독성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에 불소를 첨가하면 충치 발생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식수로 공급되는 일부 지하수는 불소의 농도가 너무 높아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 고농도 불소에 장기간 노출되면 치아가 약해지고 힘줄과 인대가 석회화된다. 또 골격의 기형을 초래하는 불소증을 유발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음용수에 과도하게 함유된 불소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수천만건의 치아 및 골격 불소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여과기술은 비교적 저렴한 여과막으로 불소를 제거할 수 있다. 또 기존 방식처럼 고압 여과를 사용하거나 식수에서 모든 구성요소를 완전히 제거한 후 다시 미네랄을 첨가하지 않고도 불소증을 예방할 수 있다.

합성 고분자막의 원리는 생물학적 세포막의 선택적 특성을 모방했다. 연구진은 생물학에서 영감을 받아 합성막을 설계했다고 전했다. 세포막은 매우 선별적으로 이온을 통과시키며, 정밀하게 이온과 분자의 내부 및 외부 농도를 조절한다. 생물학적 이온 통로는 크기 및 전하, 물 친화력이 서로 다른 기능성 화학물질들을 일종의 여과 필터로 이용해 효과적으로 이온을 선별한다. 이온과 화학물질 사이의 상호작용은 나노미터 치수의 통로 구멍에 의해 강제되며 상호작용 강도에 따라 이온의 세포막 통과 여부가 판가름난다.

연구진이 만든 여과막은 생물학적 통로와 마찬가지로 구멍 크기가 매우 작고 이온이 전하 및 발수성 물질과 상호작용해 일부 이온이 다른 이온보다 훨씬 빠르게 통과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불소 대 염화물 선택을 목표로 고분자가 구성됐지만, 연구진은 구성을 바꿔 다른 이온도 여과하는 일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대부분의 여과막은 입자 또는 분자 크기 및 전하의 유의한 차이로 분자를 분리하지만 단일 원자 이온은 크기가 작고 전하가 거의 동일해 구별이 어렵다. 반면 터프츠대 연구진의 여과막은 전하가 거의 동일해도 원자 직경의 극히 일부만 다르면 이온을 분리할 수 있는 것이다.

터프츠 공과대학 화학생물공학과 부교수인 아이세 아사테킨은 "식수의 불소 농도를 줄일 수 있는 이온 여과막은 그 잠재성이 매우 유망하다"며 "고분자막 제조법은 산업용으로 확장하기 쉬워, 그 잠재적 유용성은 식수를 넘어 다른 분야로도 확대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필터 구현도 비교적 간단하고 저렴하며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하기 때문에 농업용수 공급 개선, 화학 폐기물 정화 및 화학 생산 개선에 폭넓게 적용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아사테킨 교수는 이론상으로는 이 기술을 이용해 리튬이나 우라늄의 생산효율을 향상시켜 지속 가능한 리튬 배터리 생산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에 자금을 지원한 캠브리지 기반 회사 지터코(Zwitterco)는 실제 산업 환경에서의 적용을 시험하기 위해 이온 분리막의 제조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BP, 기후전환 실패에 '주주 반발'...주주 24.3%가 회장 연임 반대

BP의 친환경 전환 전략이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가디언, CNBC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열린 BP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약 4분의 1

포스코 '그린워싱'으로 공정위 제재...허위·과장 광고

객관적인 근거없이 철강 자재를 '친환경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등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 환경주의)'을 한 포스코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동물성 식재료 쏙 뺐더니...탄소배출 확 줄어든 '지속가능한 한끼'

지속가능한 식단을 직접 먹어보면서 알아보는 특별한 토크콘서트가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기후솔루션 주최로 16일 오후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카카오' 사용한다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카카오가 사용된다.롯데웰푸드는 대표 제품인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가나산 카카오

셀트리온, 글로벌 ESG평가 생명공학 부문 상위 5%에 선정

셀트리온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글로벌이 주관하는 '기업지속가능성평가'(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 이하 CSA) 생명공학 부문에서 국내 바이오

[최남수의 ESG풍향계] 논란의 DEI '한국은 낙제점'

최근 ESG 이슈 중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다. 직장에서 성별, 인종 등 기준에 따른 차별을 없애자는 내용

기후/환경

+

한여름엔 어쩌라고?...4월 중순인데 벌써 49℃ '살인폭염'

몬순 우기를 앞둔 인도와 파키스탄이 벌써부터 살인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보통 5~6월에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인데 이 지역은 4월에 벌써부터 연일

전세계 농경지 15% '중금속 범벅'...14억명이 위험지역 거주

전세계 농경지의 약 15%가 중금속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금속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4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17일(현지

[영상] 홍수로 물바다 됐는데...'나홀로' 멀쩡한 집

미국의 한 마을 전체가 홍수로 물에 잠겼는데 나홀로 멀쩡한 집 한채가 화제다. 이 집은 마치 호수에 떠있는 듯했다.미국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 지난 2

끝없이 떠밀려오는 '미역 더미'...제주 해수욕장 '날벼락'

제주시 유명 해수욕장인 이호해수욕장이 미역 쓰나미가 덮쳤다.최근 이호해수욕장 해변으로 엄청난 양의 미역더미가 떠밀려오면서 이를 치우는데 고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서 '생수병 반입금지'..."당황했지만 오히려 좋아"

8년만에 국내에서 열린 영국 4인조 록밴드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에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 반입이 금지돼 화제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25

산림청, 경북 산불피해 4.5만여ha라더니...9만ha 넘게 '잿더미'

의성에서 시작돼 인근 지역까지 번진 경북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가 9만헥타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산림청이 추산한 피해규모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