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등도 해외매출 비중 꾸준히 증가
삼양라면, 미국과 중국 잇달아 법인설립
글로벌 식품 시장에서 한국의 라면 'K-누들'의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K-푸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코로나19로 인한 간편조리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한국 라면들이 해외에서 승승장구하는 모습이다. 이에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 등 라면업체들의 해외 매출 비중도 꾸준히 커지고 있다.
농심은 올 3분기까지 신라면의 해외 매출액이 국내매출을 넘어섰다고 5일 밝혔다. 올 3분기까지 신라면의 누적 매출액은 6900억원으로, 이 가운데 해외 매출은 3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매출의 53.6%를 해외시장에서 거둔 것이다. 1986년 출시 이후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심측은 "신라면은 세계 100여개국으로 수출되며 K푸드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면서 "현 추세대로 간다면 신라면은 올해 해외매출 5000억원을 포함, 총 9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했다.
오뚜기 역시 지속적으로 해외 매출액과 비중이 늘고 있다. 분기보고서 등에 따르면 오뚜기의 올 2분기 매출액은 6687억원인데 이 중 해외 매출은 738억원으로 11% 정도다. 1분기 해외 매출액은 678억원(9.7%), 작년 4분기는 549억원(8.7%)였다. 올해 2분기 해외 매출 비중이 두자릿수를 넘긴 것이다.
불닭볶음면 등으로 중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삼양식품은 최근 해외법인을 잇따라 설립하며 해외시장 공략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 8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삼양아메리카'를 설립한 데 이어 오는 12월 중국 상하이에 '삼양식품상해유한공사'를 설립한다고 이날 밝혔다.
회사측에 따르면 불닭볶음면 인기로 수출이 증가하기 시작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4년간 해외부문의 연평균성장률은 41%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6%에서 57%로 크게 늘었다. 여기에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83개국에 서비스되는 K-드라마 '오징어게임'이 글로벌 1위를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드라마에 등장했던 삼양라면도 덩달아 주목을 받고 있어, 올해 해외매출이 회사 기대치를 상회할 전망이다.
이처럼 한국 라면 제품, 'K-누들'은 중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에서 나날이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다. 업계에 따르면 '618 쇼핑 축제' '광군제' 등 중국 쇼핑 행사에서 신라면과 불닭볶음면 등 한국산 라면은 매년 판매 랭킹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 역시 한국 라면에 대한 인지도 상승과 코로나19의 영향 등으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농심은 '한국적인 맛이 가장 세계적인 맛'이라는 농심의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이 주효했다고 자평했다. 1986년 출시된 신라면은 이듬해인 1987년 수출을 시작하며 세계무대로 나섰다. 앞서 1971년부터 미국 LA지역에 라면을 수출하며 해외시장에서 발을 넓혀오던 농심은 신라면의 맛을 그대로 들고 나갔다. 이후 해외 생산기지와 판매법인을 확대하면서 세계 100여개국으로 진출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문화가 해외에 널리 알려지고 유행하면서 한국의 식문화, 그 중 조리가 간편한 라면의 인기도 함께 수직상승했다"며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홈쿡(Home cook) 트렌드가 번지며, 간편하고 맛있는 라면이 주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나 SNS 등에서 다양한 취향에 따라, 그리고 재밌거나 더 맛있게 라면을 조리하는 방법도 확산되면서 라면의 인기는 당분간 시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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