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채굴' 열리나...전자폐기물에서 1초만에 귀금속 회수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1-10-07 08:07:02
  • -
  • +
  • 인쇄
美라이스대학 '플래시줄 가열' 전자폐기물에 적용 
순간적인 고열 가해 '중금속은 제거 금속은 회수'
▲전기충격을 가해 금속을 기화시키는 '플래시줄 가열' 방식. (사진=라이스대학 유튜브 캡처)


휴대폰 등 수명을 다한 전자폐기물에서 금속을 손쉽게 회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미국 텍사스에 있는 라이스대학(Rice University)은 전자폐기물에 순간적인 고열을 가하는 '플래시 줄 가열'(flash Joule heating) 방식으로 그속에 있는 금속을 회수하는데 성공했다.

'플래시 줄 가열' 방식은 지난해 라이스대학이 개발한 것으로, 탄소를 함유한 모든 종류의 원료로 '그래핀'을 만드는 기술이다. 음식물쓰레기나 플라스틱 등 탄소가 함유된 물질에 2730도의 순간적인 열을 가하면 쓰레기는 순식간에 그래핀으로 변하고, 나머지 비탄소 요소는 기체로 날아간다.

라이스대학은 이 '플래시 줄 가열' 방식을 전자폐기물에서 로듐, 팔라듐, 금 및 은을 회수할 수 있도록 공정을 조정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 공정에는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전자 회로기판은 분말로 만들어야 하고, 할로겐화물(테플론이나 식탁용 소금 등)을 첨가해야 한다. 또 회복 수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약간의 카본 블랙(천연가스를 불완전 연소시켰을 때 생기는 검댕, 인쇄 잉크 원료)도 첨가된다.

이런 과정을 거친 전자폐기물에 3127도의 순간적인 고열을 가하면 금속은 기화된다. 순간적인 고열을 가하는데는 1초도 걸리지 않는다. 한번의 고열로 기화된 금속은 '증발 분리'된다. 진공 상태에서 금속 증기는 플래시 챔버에서 다른 용기인 콜드 트랩으로 운반돼 구성 금속으로 응축된다. 라이스대학 연구원 빙 덩 박사는 "트랩에 있는 금속 혼합물은 개별 금속으로 정제된다"고 설명했다.

이 방식은 기존 방법보다 전력이 500분의1 이상 적게 든다. 배출되는 부산물도 깨끗하다. 연구진에 따르면 1톤의 전자폐기물을 가공하는데 약 939kWh의 에너지가 소요된다. 이는 일반 제련로를 이용하는 에너지의 80분의1 수준이고, 실험실 튜브 용광로를 이용하는 에너지의 500분의1 정도다. 제련하고 침출하기까지 긴 정제시간도 필요없다.

라이스대학 보고서에 따르면 고열을 가열할 때 크롬과 비소, 카드뮴, 수은, 납 등의 중금속이 제거되고, 최소한의 금속 함량만 부산물로 남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한번의 플래시 줄 반응으로 남은 납 농도가 농업용 토양에 안전한 수치인 0.05ppm 미만으로 줄었다고 보고했다. 비소, 수은 및 크롬 등의 중금속 수치는 플래시 횟수를 늘리자 모두 감소됐다.

라이스연구소의 제임스 투어 화학자는 "플래시 줄 방식은 귀금속을 회수하고 전자폐기물을 지속가능한 자원으로 바꾸는 방법"이라며 "도시 광산업으로써의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매년 4000만톤 이상의 전자폐기물이 발생하고 있다. 휴대폰과 같은 개인용 전자기기의 매출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덩달아 전자폐기물도 증가하고 있지만 재활용 비율은 20%에도 못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제임스 투어는 "폐기물이 오히려 보물이 될 수 있다"면서 "플래시 줄 가열 공정을 활용하면 지표면을 파내고, 수자원을 사용하고, 위험한 지역에서 광석을 채굴하는 것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플래시 줄 방식은 유해 중금속까지 제거하므로 환경까지 보호할 수 있다고 했다.

라이스대학의 해당 보고서는 4일(현지시간) 네이처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삼성, 수해 복구에 30억 '쾌척'…기업들 구호손길 잇달아

삼성그룹은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집중호우 피해 복구를 돕기 위해 30억원을 21일 기부했다. 기부에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

삼성전자-LG전자, 침수지역 가전제품 무상점검 서비스

삼성전자서비스와 LG전자가 집중호우 피해지역을 대상으로 침수된 가전제품 세척과 무상점검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삼성전자서비스는 지난 18일부

"ESG 정책 중 '기본법 제정'과 '공시 의무화' 가장 시급해"

ESG 정책 가운데 기본법 제정과 공시 의무화가 가장 시급하다는 것이 기업들의 목소리다.한국ESG경영개발원(KEMI)은 지난 17일 여의도 FKI타워 파인홀에서

한숨돌린 삼성전자...이재용 사법리스크 9년만에 털었다

삼성전자가 이재용 회장의 무죄가 확정되면서 2016년 국정농단 사건 이후 9년째 이어지던 '사법리스크'를 털어냈다. 그동안 1주일에 두번씩 법정에 출두

"잔반 없으면 탄소포인트 지급"...현대그린푸드, 단체급식에 '잔반제로' 보상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가 '탄소중립포인트' 제도에 신설된 '잔반제로' 항목을 단체급식업계 최초로 실제 단체급식 사업장에

"노사 칸막이 없는 문화"…LG CNS '노사문화 우수기업'에 선정

AX전문기업 LG CNS가 상호 존중과 대화, 협력을 바탕으로 한 모범적 노사문화를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아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2025년 노사문화 우수기

기후/환경

+

상반기 전세계 보험손실액 117조원 '역대 최대'...절반이 美산불 손실액

올 상반기 자연재해로 전세계 보험손실액이 840억달러(약 117조6000억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역대 상반기 보험손실액 가운데 최고치다. 미

"기상이변에 야외공연은 위험해"...美록밴드 스티브 밀러 투어 취소

미국 록밴드 스티브 밀러밴드가 올여름 예정됐던 북미 투어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극심한 폭염과 산불, 예측 불가능한 폭우 등 기상이변이 이유다.밴

극한폭우가 산사태 피해 키웠다..."비는 그쳤지만 산사태 위험 여전"

5일간 이어지던 '극한폭우'는 멈췄지만 빗물을 머금은 토사가 무너져내리는 산사태 위험은 여전하다. 이에 산림청은 여전히 전국 12곳에 산사태 경보를

잠든 새벽에 내린 200㎜ 폭우...가평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모두가 잠든 20일 새벽에 2시간동안 내린 집중호우가 경기도 가평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이날 가평군에는 시간당 76㎜에 달하는 비가 쏟아졌다. 가평

순식간에 물바다 만든 '괴물폭우'...5일간 전국 휩쓸며 '초토화'

닷새동안 이어진 전례없는 '극한호우'에 전국이 쑥대밭이 되면서 많은 사상자와 피해가 발생했다.지난 16일부터 20일 오후 5시까지 지역별로 내린 누적

[날씨] 폭우 그치자 '폭염' 시작...곳곳에 소나기도 빈번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퍼붓던 폭우가 물러가면서 폭염이 또다시 덮칠 예정이다.월요일인 21일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체감온도가 33℃ 이상으로 치솟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