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바다새도 가정불화...일부일처 '알바트로스' 이혼율 급증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11-25 11:54:02
  • -
  • +
  • 인쇄
동물계 알아주는 '사랑꾼'...이혼율 8%까지 늘어
"지구온난화로 먹잇감 줄고 스트레스 늘어난탓"

한번 짝을 정하면 죽을 때까지 일부일처로 지내는 것으로 유명한 바다새 알바트로스의 '이혼율'이 증가하고 있다. 이유는 지구온난화로 먹잇감이 줄고 스트레스가 늘어나는 탓이다.

포르투갈 환경해양연구소(CESAM) 연구진이 지난 15년간 남대서양 한가운데 위치한 포클랜드제도의 검은눈썹 알바트로스 1만5500쌍을 지켜본 결과, 서식지 주변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해의 평균 이혼율이 최대 8%까지 증가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알바트로스 사이에서 일부일처제는 흔한 일이다. 평균수명이 50년 내외로 꽤 긴 편에 속하는 알바트로스는 일생의 동반자를 고른 뒤 한 해에 1개의 알을 낳아 암수 한쌍이 지극정성으로 새끼를 키운다. 이들의 이혼율은 인간보다 훨씬 낮은 1% 이내다. 대개 짝짓기 철 교배에 실패한 한쌍이 헤어져 다음 짝짓기 철 각자 다른 짝을 찾아나서는 경우가 이에 속한다.

문제는 기후변화가 심해지면서 짝짓기를 통해 교배에 성공한 알바트로스들마저 이혼을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크게 2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먼저 알바트로스는 짝짓기 철을 맞이하기 전까지 10여년간 육지에 착륙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먼 거리를 비행하는 알바트로스이지만 지구온난화로 수온이 오르면서 먹이로 삼는 물고기들이 더 먼 곳으로 서식지를 옮겼고, 알바트로스들이 이를 좇다 짝짓기 철을 놓치고 만다는 것이다.

둘째로 점차 먹이가 줄고, 기온이 오르는 등 서식환경이 가혹해지면서 알바트로스의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하면서 불임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구논문의 공동저자인 프란체스코 벤투라 연구원은 "특히 암컷 알바트로스의 경우 환경으로 인한 생리적 스트레스를 배우자 수컷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어 갈등이 깊어진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전세계적으로 알바트로스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음을 우려했다. 2017년 기준 함께 새끼를 기르는 알바트로스 부부의 수는 1980년대에 비해 절반가량 감소했다. 벤투라 연구원은 "지구 기온은 계속 올라가고 있고, 더 올라갈 것"이라며 "이는 더 많은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질랜드에서 알바트로스를 30여년간 연구한 그래임 엘리엇 박사는 "알바트로스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다"며 "2005년부터 매년 5~10%씩 줄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짝짓기 상대를 찾지 못해 수컷끼리 짝을 짓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국제적인 캠페인 등을 통해 이 새들을 돌보지 않으면 곧 멸종하고 말 것이다"고 경고했다.

해당 연구논문은 24일(현지시간) 생물학 학술지 '영국왕립학회보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HLB생명과학-HLB 합병 철회…주식매수청구권 400억 초과

HLB생명과학이 HLB와 추진해오던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리보세라닙 권리 통합과 경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해왔지만, 주식매

KCC, 울산 복지시설 새단장...고품질 페인트로 생활환경 개선

KCC가 울산 지역 복지시설 새단장에 힘을 보태며 사회공헌을 지속하고 있다.KCC가 지난 29일 울산해바라기센터 보수 도장을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추

SK AX, EU 에코디자인 규제 대비 '탄소데이터 통합지원 서비스' 제공

SK AX(옛 SK C&C)가 유럽연합(EU)의 공급망 규제 본격화에 대비해 국내 기업들이 민감 데이터를 지키고 규제도 대비할 수 있도록 '탄소데이터 대응 통합

안전사고 나면 감점...ESG평가 '산업재해' 비중 커지나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산업재해가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다.31일 ESG 평가기관에 따르면 기업의 ESG 평가에서 감점 사례

SK온-SK엔무브 합병결의..."8조 자본확충해 사업·재무 리밸런싱"

SK온과 SK엔무브가 11월 1일자로 합병한다. 지난 2월 SK온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한지 6개월만에 또다시 덩치를 키운다.SK이노베이션과 SK

'텀블러 세척기 사용후기 올리고 상품받자'...LG전자, SNS 이벤트

스타벅스 등 커피 매장에서 LG전자 텀블러 전용세척기 'LG 마이컵(myCup)'을 사용한 후기를 소셜서비스(SNS)에 올리면 LG 스탠바이미나 틔운 미니 등을 받을

기후/환경

+

겨울 따뜻해지면...나무의 탄소흡수량 줄어든다

지구온난화로 겨울 기온이 오르면 나무가 탄소를 흡수하는 데에도 지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최근 미국 보스턴대학 연구팀은 기후변화가 토양 온

남극 해저에 332개 협곡 발견…남극 빙붕 녹이는 역할?

남극 해저에 수천미터 깊이의 거대한 협곡들이 촘촘히 분포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학자들은 이 지형이 해류 흐름과 빙붕 붕괴를 결정짓는 통로

시간당 200㎜ 폭우...'물바다'로 변한 美 뉴욕·뉴저지

미국 뉴욕·뉴저지주에 시간당 최대 200㎜에 이르는 폭우가 쏟아져 물바다로 변했다.31일(현지시간) 미국 기상청은 이날 밤까지 미 동부 해안지역에

[주말날씨] 뙤약볕 속 '찔끔' 소나기...다음주 남쪽부터 '비'

8월 첫 주말도 전국이 폭염으로 신음하겠다. 소나기 예보가 있지만 폭염을 가시게 하기엔 역부족이다. 오히려 습한 공기로 체감온도는 더 높아질 수 있

[알림]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참가기업 모집

뉴스트리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기후테크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2030 재생에너지 3배 늘리기로 해놓고...96개국 국제합의 '헌신짝'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3배 늘리자는 전세계 합의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국가가 1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글로벌 싱크탱크 엠버(Ember)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