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먹잇감 줄고 스트레스 늘어난탓"

한번 짝을 정하면 죽을 때까지 일부일처로 지내는 것으로 유명한 바다새 알바트로스의 '이혼율'이 증가하고 있다. 이유는 지구온난화로 먹잇감이 줄고 스트레스가 늘어나는 탓이다.
포르투갈 환경해양연구소(CESAM) 연구진이 지난 15년간 남대서양 한가운데 위치한 포클랜드제도의 검은눈썹 알바트로스 1만5500쌍을 지켜본 결과, 서식지 주변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해의 평균 이혼율이 최대 8%까지 증가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알바트로스 사이에서 일부일처제는 흔한 일이다. 평균수명이 50년 내외로 꽤 긴 편에 속하는 알바트로스는 일생의 동반자를 고른 뒤 한 해에 1개의 알을 낳아 암수 한쌍이 지극정성으로 새끼를 키운다. 이들의 이혼율은 인간보다 훨씬 낮은 1% 이내다. 대개 짝짓기 철 교배에 실패한 한쌍이 헤어져 다음 짝짓기 철 각자 다른 짝을 찾아나서는 경우가 이에 속한다.
문제는 기후변화가 심해지면서 짝짓기를 통해 교배에 성공한 알바트로스들마저 이혼을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크게 2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먼저 알바트로스는 짝짓기 철을 맞이하기 전까지 10여년간 육지에 착륙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먼 거리를 비행하는 알바트로스이지만 지구온난화로 수온이 오르면서 먹이로 삼는 물고기들이 더 먼 곳으로 서식지를 옮겼고, 알바트로스들이 이를 좇다 짝짓기 철을 놓치고 만다는 것이다.
둘째로 점차 먹이가 줄고, 기온이 오르는 등 서식환경이 가혹해지면서 알바트로스의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하면서 불임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구논문의 공동저자인 프란체스코 벤투라 연구원은 "특히 암컷 알바트로스의 경우 환경으로 인한 생리적 스트레스를 배우자 수컷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어 갈등이 깊어진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전세계적으로 알바트로스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음을 우려했다. 2017년 기준 함께 새끼를 기르는 알바트로스 부부의 수는 1980년대에 비해 절반가량 감소했다. 벤투라 연구원은 "지구 기온은 계속 올라가고 있고, 더 올라갈 것"이라며 "이는 더 많은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질랜드에서 알바트로스를 30여년간 연구한 그래임 엘리엇 박사는 "알바트로스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다"며 "2005년부터 매년 5~10%씩 줄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짝짓기 상대를 찾지 못해 수컷끼리 짝을 짓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국제적인 캠페인 등을 통해 이 새들을 돌보지 않으면 곧 멸종하고 말 것이다"고 경고했다.
해당 연구논문은 24일(현지시간) 생물학 학술지 '영국왕립학회보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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