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온난화로 겨울 기온이 오르면 나무가 탄소를 흡수하는 데에도 지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국 보스턴대학 연구팀은 기후변화가 토양 온도에 미치는 영향을 시뮬레이션해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기후변화가 봄·여름 나무의 성장을 가속해 나무의 탄소 저장량을 늘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겨울 온난화가 이러한 이점을 상쇄할 만큼 나무에 피해를 준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기존 기후 모델이 이를 고려하지 않고 있어 온대림의 탄소저장능력이 과대평가돼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2013년부터 2022년까지 미국 뉴햄프셔주 북부 숲 부지에 케이블을 매설해 인위적으로 온난화 환경을 조성했다. 그리고 일반 조건, 나무의 성장기 동안 온난화를 겪는 조건, 동결·해동 주기를 반복한 조건 세 가지 조건 아래에서 9년간 붉은 단풍나무의 바이오매스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성장기에 온난화를 겪은 나무는 탄소저장량이 대조군보다 63% 더 늘었다. 겨울 온난화 및 동결·해동 주기를 반복한 나무는 탄소저장량이 31% 더 늘어났지만, 성장 데이터 분석결과 대조군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지 않았다. 여기에 겨울 온난화의 영향을 더하면 성장기 온난화를 겪은 나무의 탄소 저장량까지 대조군과 차이가 나지 않게 된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나무가 얼고 녹기를 반복하면 뿌리가 손상돼 질소를 포함한 영양분을 흡수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성장이 더뎌진다. 연구팀의 이전 연구에 따르면 쌓인 눈을 제거할 경우 나무 성장률이 40% 감소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카일 아른트 우드웰기후연구센터 기후학자는 동결과 해동이 반복되는 조건이 기후변화로 보편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미 북부 숲에서 더 잦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캐롤 아데어 버몬트대학 산림생태학자는 "이 결과는 생태계 규모의 영양 순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동결·해동의 반복으로 뿌리가 손상되면 나무가 흡수하지 못한 질소가 토양에 남아 봄철에 강으로 흘러간다"고 부연했다. 이렇게 강에 유입된 질소는 부영양화를 일으켜 독성 녹조 현상을 일으키고, 산림 성장을 저해하는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파멜라 템플러 보스턴대학 산림생태학자는 "기후변화로 인해 나무들도 탄소를 격리하는 능력이 감소할 것"이라며 "기후변화하는 환경에서 숲이 어떻게 행동할지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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