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패션브랜드들이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에 일조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공급망 조사업체 스탠드어스(Stand.earth)는 50만건에 달하는 세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코치와 LVMH, 프라다, 자라, 아디다스, 나이키, 뉴발란스, UGG 등 유명 브랜드를 제조하는 기업들이 아마존 산림 파괴에 일조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보고서를 2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조사대상 기업들의 상당수는 그동안 산림벌채가 자사와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던 곳들이다.
보고서는 분석대상 기업 84곳 가운데 23곳이 산림벌채에 대한 자사의 방침을 명시하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 근거로, 아마존 산림을 훼손하는 브라질 최대 가죽수출업체 JBS가 50여개 브랜드와 납품관계라는 것을 들고 있다. JBS는 2035년까지 벌채를 중단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환경단체들에게 그마저도 불충분하다고 지적받는 상황이다.
분석보고서는 거론한 브랜드들이 아마존 산림벌채와 직접적인 연관성을 증명하지 못했다. 다만 연구진은 아마존 밀림을 파괴하는 가장 큰 이유가 목축업을 하기 위함인데, 이 목축업이 의류산업과 연관성이 있음을 발견했다.
목축업을 통해 생산되는 가죽의 주요 수요처가 바로 의류산업이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패션업계가 2025년까지 지갑과 신발, 핸드백 등을 계속해서 만들어내려면 연간 4억3000만마리의 소를 도살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연구에 참여한 안젤린 로버트슨 조사연구원은 "패션업계가 이번 분석에서 단서를 얻고 그들 자신의 이익을 따르기를 바란다"며 "기후 비상사태의 주범이 되고 싶다면 지금이 기회"라고 비꼬아 말했다.
셀린 세만 슬로우팩토리 CEO이자 공동창업자도 "브랜드들이 이번 분석을 빌미로 과테말라나 멕시코 등 다른 지역으로 옮겨 산림을 파괴하지 말고, 새로운 대안들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동물성이나 플라스틱이 아닌 다른 해결책, 대체 가죽을 찾아야 한다"고 못박았다.
현재 지구온난화를 가속화시키는 산림벌채는 무서운 속도로 확대되면서 생태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브라질은 산불로부터 숲을 보호하는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아 세계적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소니아 구아자라 브라질원주민연합(APIB) 집행조정관은 "브랜드들은 아마존 산림을 파괴하는 업체와의 협력을 당장 중단할 도덕적 책임과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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