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플라스틱에서 인체 보호할 방도 없다"
일상적으로 공기나 음식물을 통해 몸속으로 유입되는 미세플라스틱의 양만으로도 인간의 세포가 파괴될 수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증명됐다.
영국 헐 요크(Hull York) 의과대학교 연구진은 미세플라스틱이 공기중이나 음식물을 통해 인체에 유입되는 양만으로도 세포독성, 면역반응, 산화 스트레스, 세포벽 손상 등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8일(현지시간) 가디언지가 보도했다. 미세플라스틱이 인간 세포에 미치는 영향의 기준치를 측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상 '직경 5mm 이하의 플라스틱 입자'로 정의되는 미세플라스틱은 에베레스트산 꼭대기부터 심해 끝자락까지 전세계를 뒤덮고 있다. 사람들이 계속해서 미세플라스틱을 흡입하고 있다는 뚜렷한 정황증거와 연구결과가 이어지고 있지만, 인체실험에 대한 윤리문제, 체내에 머무르는 기간 파악의 어려움 등 여러 제약이 있어 미세플라스틱이 정확히 인체에 어떤 피해를 끼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부진했다.
이번 연구는 실험실 환경에서 세포주(cell line·생체 밖에서 계속적으로 배양 가능한 동일한 형질의 세포 집합)를 10μg/ml~20μg/ml 가량의 미세플라스틱 농도에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해당 농도가 식수, 바닷물, 식탁용 소금 등 일상적으로 인체에 유입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연구결과, 연구진은 세포 사멸, 알레르기 반응, 세포벽 손상 등 미세플라스틱이 인간 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특정할 수 있었다. 논문의 주요저자 에반겔로스 다노풀로스(Evangelos Danopoulos) 연구원은 "세포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대부분 건강 문제를 촉발한다"며 "현재 이로부터 우리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며 우려했다.
연구진은 또 미세플라스틱의 모양이 고르지 못할수록 더 많은 세포사멸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이같은 사실이 앞으로의 연구에서 중요한 부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험을 위해 구매한 미세플라스틱들은 대개 완벽한 구 형태였고, 따라서 이번 연구가 실제 환경에서 인체 내 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완벽하게 구현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노풀로스 연구원은 "일단 플라스틱 폐기물을 무단으로 방류하는 것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플라스틱이 한번 환경에 들어가면 도로 꺼낼 수가 없다. 우리는 매일 미세플라스틱을 먹고, 숨쉬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 몸속으로 들어왔을 때의 영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동물실험 연구결과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일례로 지난 3월 한 연구에 따르면 임신한 쥐의 폐속 미세플라스틱이 쥐 태아의 심장, 뇌를 비롯한 장기로 유입됨이 확인된 바 있다.
그는 이어 "다음 연구는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된 음식물을 선별하고, 그것을 피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10월 과학자들은 플라스틱 젖병을 고온 살균하는 과정에서 미세한 플라스틱 입자들이 떨어져 나오면서 영·유아들이 분유를 섭취하는 영·유아들이 매일 수백만개의 미세·나노플라스틱을 삼키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 연구논문은 엘제비어에서 운영하고 있는 사이언스다이렉트의 '위험물학회지'(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지난달 24일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