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관련 500개 항목저장...수백년 보관가능
호주 태즈매니아 서부 해안에 높이 10m에 가로 4m, 세로 3m에 달하는 거대한 강철 구조물이 세워진다. 이름하여 '지구 블랙박스'다.
호주 태즈매니아대학교 연구진은 광고대행사인 클레멘저BBDO, 예술전시단체 글루소사이어티와 함께 '지구 블랙박스'를 설치하고 비상업적으로 운영한다. 이 블랙박스는 인류가 초래한 기후위기로 지구가 어떻게 파괴되는지 그 과정을 담을 예정이다. 혹 인류가 기후위기로 사라진 다음에도 인류의 멸망 원인을 이 블랙박스를 통해 알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그래서 블랙박스는 자연재해가 닥치더라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으며, 두께는 7.5cm에 이른다. 또 태양과 열에너지에 의해 작동된다. 게다가 태즈매니아 지역은 화강암 지반이어서 몰타나 노르웨이, 카타르 등 다른 후보지역보다 지질학적 안정성이 뛰어나다.
블랙박스 내부는 대부분 저장장치다. 외부의 전력공급없이도 가동될 수 있도록 지붕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고, 백업용 전원으로 배터리도 갖추고 있다. 태양이 비치면 블랙박스는 과학 데이터를 다운로드하고 알고리즘은 인터넷을 통해 기후변화 관련 자료를 다운로드해서 저장한다. 저장항목은 500가지에 이른다.
저장되는 데이터는 크게 두가지 유형으로 구분돼 있다. 첫째는 육지와 바다의 온도, 해양 산성화, 대기 중 이산화탄소, 종 멸종, 토지 이용 변화, 인구, 군사 지출, 에너지 소비 등의 측정치를 수집·저장한다. 과거의 기후변화 데이터도 인터넷을 통해 수집해 저장한다.
두번째는 신문 헤드라인과 소셜미디어 게시물,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 등에 관한 자료도 상황별로 수집·저장한다.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가 파괴되더라도 이 기록은 남아있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각국 지도자들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어떤 행동을 했는지도 훗날 확인할 수 있다.
이 블랙박스는 데이터 기록을 이미 시작했으며, 실제로 지난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렸던 COP26 회의는 이미 하드 드라이브에 저장돼 있다.
지구 블랙박스는 앞으로 30년~50년동안 발생하는 데이터를 모두 저장할 수 있을 정도로 용량이 충분하다. 압축 등의 기술을 사용하면 수백년동안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고 한다. 블랙박스가 가동되면 증가하는 데이터를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액세스할 수 있다. 또 사람들이 사이트를 방문하는 경우 무선으로 연결할 수도 있다.
이 블랙박스는 내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