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세워지는 '지구 블랙박스'...인류멸망 대비해 기후변화 기록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1-12-09 17:29:42
  • -
  • +
  • 인쇄
호주 태즈매니아에 높이 10m 강철 구조물 설치
기후변화 관련 500개 항목저장...수백년 보관가능
▲호주 태즈매니아 언덕에 세워지는 '지구 블랙박스' (사진=EarthBlackBox) 



호주 태즈매니아 서부 해안에 높이 10m에 가로 4m, 세로 3m에 달하는 거대한 강철 구조물이 세워진다. 이름하여 '지구 블랙박스'다.

호주 태즈매니아대학교 연구진은 광고대행사인 클레멘저BBDO, 예술전시단체 글루소사이어티와 함께 '지구 블랙박스'를 설치하고 비상업적으로 운영한다. 이 블랙박스는 인류가 초래한 기후위기로 지구가 어떻게 파괴되는지 그 과정을 담을 예정이다. 혹 인류가 기후위기로 사라진 다음에도 인류의 멸망 원인을 이 블랙박스를 통해 알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그래서 블랙박스는 자연재해가 닥치더라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으며, 두께는 7.5cm에 이른다. 또 태양과 열에너지에 의해 작동된다. 게다가 태즈매니아 지역은 화강암 지반이어서 몰타나 노르웨이, 카타르 등 다른 후보지역보다 지질학적 안정성이 뛰어나다. 

블랙박스 내부는 대부분 저장장치다. 외부의 전력공급없이도 가동될 수 있도록 지붕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고, 백업용 전원으로 배터리도 갖추고 있다. 태양이 비치면 블랙박스는 과학 데이터를 다운로드하고 알고리즘은 인터넷을 통해 기후변화 관련 자료를 다운로드해서 저장한다. 저장항목은 500가지에 이른다.

▲블랙박스는 태양과 열에 의해 작동되며, 저장된 데이터는 수백년간 보관된다.


저장되는 데이터는 크게 두가지 유형으로 구분돼 있다. 첫째는 육지와 바다의 온도, 해양 산성화, 대기 중 이산화탄소, 종 멸종, 토지 이용 변화, 인구, 군사 지출, 에너지 소비 등의 측정치를 수집·저장한다. 과거의 기후변화 데이터도 인터넷을 통해 수집해 저장한다.

두번째는 신문 헤드라인과 소셜미디어 게시물,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 등에 관한 자료도 상황별로 수집·저장한다.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가 파괴되더라도 이 기록은 남아있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각국 지도자들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어떤 행동을 했는지도 훗날 확인할 수 있다.

이 블랙박스는 데이터 기록을 이미 시작했으며, 실제로 지난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렸던 COP26 회의는 이미 하드 드라이브에 저장돼 있다.

지구 블랙박스는 앞으로 30년~50년동안 발생하는 데이터를 모두 저장할 수 있을 정도로 용량이 충분하다. 압축 등의 기술을 사용하면 수백년동안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고 한다. 블랙박스가 가동되면 증가하는 데이터를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액세스할 수 있다. 또 사람들이 사이트를 방문하는 경우 무선으로 연결할 수도 있다.

이 블랙박스는 내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BP, 기후전환 실패에 '주주 반발'...주주 24.3%가 회장 연임 반대

BP의 친환경 전환 전략이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가디언, CNBC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열린 BP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약 4분의 1

포스코 '그린워싱'으로 공정위 제재...허위·과장 광고

객관적인 근거없이 철강 자재를 '친환경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등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 환경주의)'을 한 포스코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동물성 식재료 쏙 뺐더니...탄소배출 확 줄어든 '지속가능한 한끼'

지속가능한 식단을 직접 먹어보면서 알아보는 특별한 토크콘서트가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기후솔루션 주최로 16일 오후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카카오' 사용한다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카카오가 사용된다.롯데웰푸드는 대표 제품인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가나산 카카오

셀트리온, 글로벌 ESG평가 생명공학 부문 상위 5%에 선정

셀트리온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글로벌이 주관하는 '기업지속가능성평가'(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 이하 CSA) 생명공학 부문에서 국내 바이오

[최남수의 ESG풍향계] 논란의 DEI '한국은 낙제점'

최근 ESG 이슈 중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다. 직장에서 성별, 인종 등 기준에 따른 차별을 없애자는 내용

기후/환경

+

한여름엔 어쩌라고?...4월 중순인데 벌써 49℃ '살인폭염'

몬순 우기를 앞둔 인도와 파키스탄이 벌써부터 살인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보통 5~6월에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인데 이 지역은 4월에 벌써부터 연일

전세계 농경지 15% '중금속 범벅'...14억명이 위험지역 거주

전세계 농경지의 약 15%가 중금속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금속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4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17일(현지

[영상] 홍수로 물바다 됐는데...'나홀로' 멀쩡한 집

미국의 한 마을 전체가 홍수로 물에 잠겼는데 나홀로 멀쩡한 집 한채가 화제다. 이 집은 마치 호수에 떠있는 듯했다.미국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 지난 2

끝없이 떠밀려오는 '미역 더미'...제주 해수욕장 '날벼락'

제주시 유명 해수욕장인 이호해수욕장이 미역 쓰나미가 덮쳤다.최근 이호해수욕장 해변으로 엄청난 양의 미역더미가 떠밀려오면서 이를 치우는데 고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서 '생수병 반입금지'..."당황했지만 오히려 좋아"

8년만에 국내에서 열린 영국 4인조 록밴드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에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 반입이 금지돼 화제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25

산림청, 경북 산불피해 4.5만여ha라더니...9만ha 넘게 '잿더미'

의성에서 시작돼 인근 지역까지 번진 경북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가 9만헥타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산림청이 추산한 피해규모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