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반내 마이크로RNA가 BPA 전달자 역할
임신중에 플라스틱 원료로 쓰이는 화학물질 비스페놀A(BPA)에 노출되면 태아의 뇌 발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간) 사이언스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미국 미주리대학의 연구팀은 BPA가 태반 및 마이크로RNA의 작용으로 태아의 두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산모 체내에 있던 BPA가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직접 전달되면 태아의 두뇌 발달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셰릴 로젠펠드 수의대 생물의학 교수는 "태반이 BPA와 같은 독성물질에 반응하는 방식이 태아의 장기적 건강에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세포기능 조절의 핵심 매개자인 태반 내 마이크로RNA의 역할에 초점을 맞췄다. BPA의 영향이 신경질환으로 이어지는 과정에 마이크로RNA가 작용한다고 본 것이다.
마이크로RNA는 세포외 소포(extracellular vesicle) 안에 감싸여 신체 내 먼 장기로 운반될 수 있다. 연구진은 태반의 마이크로RNA 패턴을 바꿈으로써 이 분자들이 뇌에 도달해 해로운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가정했다.
로젠펠드 교수는 "이러한 마이크로RNA는 뉴런이 발달하기도 전에 태아의 두뇌 발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러한 변화는 성별간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보았다.
BPA는 합성수지의 원료로 플라스틱 제품을 만드는데 널리 사용되는 화학물질이다. 플라스틱 물병과 식품용기, 금속캔의 에폭시 코팅 등 많은 가정용품에 사용되는 BPA는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신경행동장애, 당뇨병, 비만, 다양한 생식결핍 등 건강상 문제를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 BPA는 플라스틱 식품용기를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간단한 행동에도 인체에 노출될 수 있다. 최근에는 'BPA 프리' 제품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시작됐지만, BPA 노출의 안전수준을 둘러싼 논쟁은 10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로젠펠드 교수는 태반 내 마이크로RNA의 변화가 초기 BPA 노출 진단지표로도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마이크로RNA와 태아의 뇌 발달 간 관계를 확인함으로써, BPA의 유해한 영향을 예방하거나 되돌리는 표적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더불어 로젠펠드 교수의 연구팀은 태반이 태아의 뇌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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