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에 얽혀 죽어가는 새끼 혹등고래 포착..."어업장비 개선해야"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1-18 15: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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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먹잇감 줄자 인간활동지역으로 접근
어부들이 고래 이동경로에 그물 설치하지 말아야
▲ 혹등고래 자료사진


한때 멸종위기에 처했다가 포획이 금지되면서 개체수가 서서히 불어났던 '혹등고래'가 최근들어 또다시 수난을 겪고 있다.

브라질 대서양 해안에서는 혹등고래 216마리가 기후변화로 먹잇감이 줄어들면서 죽음에 이른데 이어, 남극에서 낚시장비에 얽힌 새끼 혹등고래가 포착됐다. 이 광경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남극 반도 서쪽에 위치한 트리니티섬의 미켈슨 항구 인근에서 크리스탈 엔데버호에 탑승한 과학자들에 의해 목격됐다고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고래의 상태는 심각했다. 고래의 등지느러미는 잘려나가 있었고, 꼬리에 감긴 낚시그물과 부표는 피부를 베어내고 찰과상을 입혔다. 대략 생후 18개월 전후의 어린 고래였다. 이 고래는 남미 해안을 따라 수천 킬로미터 이상 그물을 끌고 왔을 것으로 추정됐다.

고래를 옭아맨 그물은 제거하지 못했다. 이를 제거하려면 전문장비와 고도로 훈련된 팀이 필요한데 이는 작업자와 고래 모두에게 위험한 일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작업팀은 남극에서 활동하지 않기 때문에 지원이 여의치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끼고래가 헤엄치려고 안간힘을 쏟는 모습은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물에 얽혀 제대로 헤엄칠 수 없는 새끼고래의 생존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였다.

혹등고래는 기후변화로 먹이활동이 힘들어지자 점점 인간이 활동하는 지역까지 근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환경전문가나 과학자들은 해양 보호종들이 더이상 그물이나 낚시줄에 걸려들지 않도록 어업 장비를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아리 프리들랜더 산타크루즈대학 해양과학부 교수는 "앞으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어업 장비를 개선해 줄이나 그물이 엉킬 가능성을 줄이면 이런 사고도 줄이고 조업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이먼 밀러 호주 해양보존협회 수산전문가는 "혹등고래가 이주하는 지역에 긴 헤드로프나 자망이 달린 어업 장비를 설치하지 말아야 한다"며 "혹등고래의 이동패턴과 시간은 규칙적이어서 어부들이 사전에 이를 숙지하고 고래 이동경로에 그물을 설치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사고를 훨씬 줄일 수 있다"고 했다.

긴수염고래과에 속하는 혹등고래는 몸길이가 19m까지 자라고 체중이 30∼40t에 이르는 대형 고래로 크릴새우와 동물성 플랑크톤 등을 주로 먹는다. 혹등고래는 1966년 멸종위기에 따라 포획이 금지될 당시에는 5000마리에 불과했지만, 현재 개체수는 8만마리 정도로 불어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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