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가 1200년만에 최악의 대가뭄을 겪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UCLA)과 미 항공우주국(NASA), 콜롬비아대학으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몬태나에서 멕시코 북부에 이르는 지역과 태평양에서 로키산맥에 이르는 지역에 초점을 맞춰 나무 나이테와 토양의 습도 등을 분석했더니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진은 대가뭄의 징조는 이미 오래전부터 나타나고 있었다고 했다. 나무의 나이테 고리가 서로 가까우면 건조기 나무의 생장이 부진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연구지역의 나무들의 나이테에서 건조기 현상이 적어도 20년 이상 지속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22년동안 토양수분은 1900년대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있었다.
문제는 앞으로도 가뭄이 해소될 기미가 별로 없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온난화의 심각성 정도가 42%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산업화 이전부터 줄어들고 있었던 수자원은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로 인해 심각성이 더 커졌고, 이로 인해 기온상승이 이어지면서 앞으로 수십년동안 이같은 대가뭄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결국 대가뭄의 원인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상승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의 주요저자 박 윌리엄스 캘리포니아대학 기후학자는 "지난 20년동안 서부는 건조한 상태였다"며 "최근뿐만 아니라 지난 1000년 중에서 가장 건조한 시기"라고 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서부 역사상 가장 건조한 시기"라며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번 연구는 기후위기가 발생하는 조건들을 역사적 맥락에서 분석했으며, 이런 변화가 얼마나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확인시켜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실제로 미국 서부 전역은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여름, 북미에서 가장 큰 저수지인 미드호와 파월호는 최저 수위를 기록했다. 미국 가뭄감시국(US drought monitor)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록적인 폭우가 일부지역을 강타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서부의 65%가 극심한 가뭄을 겪었다. 연방정부에서 처음으로 4000만명이 넘는 주민들에게 물과 전력을 공급하는 콜로라도강 유역의 할당량을 제한할 정도였다. 지난 2년간 빈번하게 발생한 산불도 가뭄을 부추기는데 한몫했다.
올들어서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올 1월 날씨는 역대급으로 건조했고, 2월부터는 주 전역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나타나고 있다. 가뭄을 해소해줄 적설량은 이달초까지 평균을 훨씬 밑돌았다.
알바 에스크리바-부 캘리포니아 수자원정책센터 선임연구원은 "이제 어디서나 물이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면서 "이번 연구가 자원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제이슨 스머든 컬럼비아대학 라몬트-도허티지구관측소 기후학자는 "이같은 가뭄은 남은 세기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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