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해안유적지 절반, 해수면 상승으로 존립 위기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2-24 13:22:23
  • -
  • +
  • 인쇄
홍수와 침식에 해안선 피해 갈수록 심각해
▲알제리 고대 로마도시 티파사의 해안유적


아프리카 해안선이 수십년 내로 해수면이 상승으로 침식되고 중요한 유적지까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아프리카 기후개발이니셔티브 연구팀은 해수면이 빠르게 상승하며 알제리의 고대 로마도시 티파사에서부터 오렌지강 하구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많은 문화 및 자연유산까지 모든 것을 위협하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 특히 해수면 상승이 아프리카의 해안 유적지에 미치는 위협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최초의 연구다.

연구팀은 1년동안 284개의 아프리카 해안의 자연 및 문화유적지 지도를 만들었다. 그 다음, 각 지역에 미래의 지구온난화 시나리오를 적용했다.

그 결과 현재 아프리카 해안유적 284곳 중 56곳이 100년 중 1번꼴로 발생하는 해수면 상승으로 사라질 것으로 나타났다. 해수면이 적당히 상승하는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했을 때 2050년에는 위험에 처한 지역수가 284곳 중 191곳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보다 극단적인 기후변화 시나리오에서는 그 수가 198곳으로 급증했다.

▲해수면 상승으로 위험에 처한 아프리카 유적지들을 지도상에 나타낸 그림. 점은 유적지의 위치, 파란색, 녹색, 주황색, 빨간색은 유적지의 위험노출 면적을 나타낸다.(사진=네이처기후변화)

모잠비크 해안선 전체가 위협받고 아프리카 노예무역 역사를 지닌 가나의 해안요새가 물밑에 잠길 수 있다. 남아프리카의 중요 습지 및 생태계가 해수면 상승으로 파괴된다. 웨스턴케이프의 드 몬드, 콰줄루나탈의 아이시망갈리소습지공원 등 다른 습지들도 해안이 침식되면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해수면은 지난 30년동안 20세기 대비 빠르게 상승해왔으며, 이 과정은 남은 21세기에 걸쳐 속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욱이 기상패턴이 변화하면서 해안 홍수 및 침식이 심각해져 해안지역 자산의 피해가 악화될 것으로 보고 됐다.

특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가장 우려되는 지역은 노던케이프의 오렌지강 하구로 보고됐다. 2010년 오렌지강 하구의 해수면 노출률은 30%였으나 중간 수준의 탄소배출 시나리오 기준 세기말 해수면 노출률은 93%로 증가했다. 그리고 극단적인 기후변화 시나리오에서는 100%에 달했다.

해안선뿐만 아니라 작은 섬의 유적지들도 위험에 처해있다. 여기에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산호초지대인 알다브라와 감비아의 쿤타킨테섬이 포함돼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로벤섬은 해수면 위에 남아있을 것으로 나타났으나, 마찬가지로 기후변화에 의해 바뀔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문제는 이 284곳의 유적지 외에도, 아프리카 해안에는 아직 밝혀지거나 등재되지 않은 수천개의 유적지가 있다는 것이다. 가령 소말리아의 경우, 유네스코협약 당사국이 아니어서 소말리아의 유적지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수 없다. 그 중 하나가 로마시대의 무역항인 하푼이다.

연구의 주요저자 조앤 클라크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학 교수는 "기후변화로 인해 100년 중 한번 일어나던 일들이 앞으로 더 빈번해질 것"이라고 우려하며, 이 유적지들을 보존하려면 자금 외에도 정치적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미래의 유적지 보호를 위해 유적지가 받을 영향의 양상 등 보다 자세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네이처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 학술지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화석연료에 46조 투자한 유럽 ESG펀드들...규제 앞두고 '이름지우기' 분주

유럽 투자회사들이 'ESG펀드'를 통해 화석연료 기업에 투자한 규모가 330억달러(약 46조1200억원)가 넘는다는 폭로가 나왔다. '무늬만 EGS펀드'는 이달부터

LG, 생태계 살리는 ‘토종꿀벌’ 키운다…2년 후 400만마리 목표

LG가 꽃의 수분을 도우며 생태계를 유지시키는 '꿀벌 지키기'에 나섰다.LG는 최근 LG상록재단이 운영하는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 생태수목원인 화담숲 인

KCC, 지역 사회시설 환경개선 활동..."ESG경영 앞장"

KCC가 전국 사업장 소재지를 중심으로 한 지역사회 밀착형 사회공헌 활동으로 ESG경영에 앞장선다.KCC는 전라북도 진안군에 위치한 지적장애인 거주시설

SPC삼립, 제빵공장 근로자 사망사고에 "죄송하다" 사과문

경기 시흥시에 위치한 SPC삼립 제빵공장에서 50대 여성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사고는 19일 오전 3시쯤 시화공장에서 발생했으며, 숨진 A씨

KB국민은행, 2만3000여명 소상공인 금융지원 '100억' 돌파

KB국민은행이 비대면 대출받은 소상공인에게 보증료 및 대출 이자를 지원해주는 'KB소상공인 응원 프로젝트'의 지원금액이 100억원을 돌파했다고 19일

'청소기 폐배터리 반납하면 새제품 할인'..LG전자 '배터리턴' 캠페인

LG전자가 오는 6월 30일까지 청소기 배터리 등 폐부품을 반납하면 새 부품을 구매할 때 할인해주는 '배터리턴'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19일 밝혔다.환경부

기후/환경

+

[새 정부에 바란다] "청년은 기후위기 피해자...의견 반영해야"

올 3월 역대급 산불피해가 발생했듯이,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이미 우리나라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이를 국

환경부, 수도권 폐기물 직매립 금지 유예 '고려'…환경단체 "정책 퇴보" 비판

환경부가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한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조처를 유예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환경단체가 강도 높은 비판

LG, 생태계 살리는 ‘토종꿀벌’ 키운다…2년 후 400만마리 목표

LG가 꽃의 수분을 도우며 생태계를 유지시키는 '꿀벌 지키기'에 나섰다.LG는 최근 LG상록재단이 운영하는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 생태수목원인 화담숲 인

"올해 전기차 판매 2천만대 돌파예상...신차 판매 25% 차지"

올해 전기차는 신차 판매량의 25%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국제에너지기구(IEA)는 14일(현지시간) '2025년 세계 전기차 전망 보고서'(Global EV Outloo

지구 9가지 한계선 중 6가지 '위험상태'...되돌릴 5가지 방법은?

인류 생존을 위한 지구는 이미 한계선을 넘어 위험한 상태지만, 지속가능한 정책을 펼친다면 지구를 2015년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

남성 온실가스 배출량 여성보다 26% 많다...이유는?

여성보다 남성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요인이 자동차 운전과 육류 섭취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 온딘 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