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서식하는 플라밍고 개체수 10% 감소...무슨 일이?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3-14 14:44:46
  • -
  • +
  • 인쇄
기후변화에 리튬 채굴까지 겹치며 호수물 감소
리튬 수요 증가로 플라밍고 서식지 큰 타격예상
▲홍학목에 속하는 플라밍고


기후변화와 리튬 채굴로 칠레 안데스산맥에 서식하는 플라밍고의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다.

호르헤 구티에레스 에스파냐 에스트레마두라대학 생태학자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 연구진과 진행한 공동연구에서 안데스산맥에서만 서식하는 플라밍고 2종이 리튬 채굴에 기후변화까지 겹치면서 11년만에 개체수가 10~12% 감소했다는 연구결과를 지난 9일(현지시간) 영국왕립학회지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칠레 안데스산맥의 소금물호수 살라르 데 아타카마에서 먹이와 번식활동을 하는 플라밍고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이 호수는 기후변화와 리튬 채굴로 호수 수위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 리튬은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원료로 쓰이며, 탄소배출 감축기술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리튬의 대부분은 칠레, 볼리비아, 아르헨티나의 '리튬 삼각지대'에서 채굴된다.

이 지역은 안데스플라밍고, 제임스플라밍고 그리고 칠레플라밍고 등 3종의 플라밍고가 서식하고 있다. 이 가운데 2종은 해당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토착종으로 지역생태관광산업의 기반이다.

연구진은 칠레의 주요 리튬 채굴지인 살라르 데 아타카마를 포함해 리튬 삼각지대의 일부인 칠레 안데스산맥의 5개 호수를 조사했다. 그 결과 기후변화로 지역 전체의 호수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호수 수위가 낮아지면 먹이도 감소해, 번식하는 플라밍고 수도 줄어드는 것이다. 이런 개체수 감소는 살라르 데 아타카마에서 관찰됐다.

연구 주요저자인 호르헤 구티에레스 에스파냐 에스트레마두라대학 생태학자는 기후변화 외에도 "리튬 채굴이 살라르 데 아타카마의 호수 수위를 낮추고 플라밍고 개체군를 교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플라밍고의 번식에 필요한 물이 줄어들고 심지어 물이 충분하더라도 플라밍고가 감소한다는 것이다.

연구 공동저자인 네이선 세너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 집단생물학자는 "리튬 수요의 급격한 증가를 고려했을 때 리튬 생산은 생물다양성, 특히 플라밍고와 같이 지역경제에 중요한 종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세너 박사는 아직 이 지역에 미치는 광산의 영향이 크지 않아 플라밍고 감소가 심각하지 않지만 국제 수요 증가로 리튬 채굴이 계속 확장되고 있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칠레 학자들이 5개 소금물호수에서 30년간 수집한 플라밍고 데이터를 이용했다. 또 원격감지 데이터를 사용해 시간에 따른 각 호수의 수위 및 먹이 가용성의 변화를 확인했다. 이를 통해 어떤 기후요인이 물과 플라밍고 먹이에 영향을 미치는지, 물과 먹이가 플라밍고 개체 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다.

세계 리튬수요는 최근 수십년간 전기자동차, 휴대폰 및 전자장치에 사용되면서 급증했다. 이에 따라 칠레 리튬 생산량이 2026년까지 2018년 대비 3배 증가하며, 채굴 범위도 살라르 데 아타카마 너머 다른 호수까지 확장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구진은 "살라르 데 아타카마뿐만 아니라 나머지 지역에서도 곧 플라밍고가 감소할 것"이라며 "이 지역에서만 서식하는 2종의 플라밍고 개체수가 심각하게 감소하고 플라밍고에 의존하는 지역생태관광산업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한은행' 지난해 ESG경영 관심도 1위...KB국민·하나은행 순

지난해 1금융권 은행 가운데 ESG경영에 가장 많은 관심을 쏟은 곳은 신한은행으로 조사됐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뒤를 이었다.1일 데이터앤리서치

"AI시대 전력시장...독점보다 경쟁체제 도입해야"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전력시장에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전력수요처에 발전설비를 구축하는 분산형 시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한상공

KCC그룹, 산불 피해복구 위해 3억5000만원 기부

KCC그룹이 산불 피해복구를 위해 3억5000만원을 기부했다고 31일 밝혔다.KCC는 2억원, KCC글라스는 1억원 그리고 KCC실리콘은 5000만원을 전국재해구호협회를

8년만에 바뀐 '맥심 모카골드' 스틱...친환경 디자인으로 변경

맥심 '모카골드'와 '슈프림골드' 스틱이 8년만에 친환경 디자인으로 바뀌었다.동서식품은 커피믹스의 주요제품인 '맥심 모카골드'와 '맥심 슈프림골드'

LG U+, CDP 기후변화대응 부문 최고등급 '리더십A' 획득

LG유플러스는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의 2024년 기후변화대응 부문 평가에서 최고등급인 '리더십 A등급'을 획득했다고 31일 밝혔다.CDP는 매년 전세계

코오롱ENP, 에코바디스 ESG 평가서 '상위 1%'

산업용 엔지니어링플라스틱 전문기업 코오롱ENP가 세계적 권위의 ESG 평가에서 '상위 1%' 등급을 획득했다. 코오롱ENP는 글로벌 ESG 평가기관 에코바디스(E

기후/환경

+

"1.5℃ 기후목표에 매몰되면 농경지 12.8% 감소할 것"

1.5℃ 기후목표 달성을 위한 전세계 정책이 전세계 농경지 면적을 약 12.8% 줄이는 결과를 초래해 식량 위기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가

산불이 끝이 아니다...비오면 산사태 위험 200배

경북 대형산불이 지나간 자리에 산사태라는 또다른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2∼3개월 뒤 장마철과 겹치면 나무가 사라진 산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수

작년 이상고온 103일 '열흘 중 사흘'..."기후위기 실감"

지난해 열흘 중 사흘가량이 '이상고온'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9월은 절반 이상이 이상고온 상태였다.정부가 1일 공개한 '2024년 이상기후 보고서'

경북산불 연기 200㎞ 이동했다...독도 지나 먼바다까지

경상북도에서 발생한 산불 연기가 강풍을 타고 최초 발화지에서 최소 200㎞ 넘게 떨어진 동해 먼바다까지 퍼졌다.1일 기상청 국가기상위성센터와 대구

경북산불 피해 '눈덩이'...3700여채 불타고 3300명 터전 잃어

경상북도 북부에서 발생한 산불로 주택 3700여채가 불에 타고 주민 3300여명이 귀가하지 못하는 등 산불 피해규모가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1

벌써 나타난 '빨간집모기'...전국에 '일본뇌염' 주의보

일본뇌염을 옮기는 '작은빨간집모기'(Culex tritaeniorhynchus)가 벌써 나타났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지난 27일 제3급 법정 감염병인 일본뇌염 주의보를 전국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