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성 가뭄에 농작물 피해 커져
기후변화로 돌발성 가뭄(flash drought)의 발생시기가 빨라지면서 농업 등에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
미국 텍사스오스틴대학, 홍콩 폴리테크닉대학, 텍사스공과대학의 연구진이 1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돌발성 가뭄의 진행 속도가 약 3~19% 증가했다.
돌발성 가뭄은 지난 20년동안 원격감지기술이 발달하면서 비교적 최근에 과학계에 알려진 현상이다. 이는 토양이 급속히 말라붙는 현상을 시작으로 가뭄이 갑작스럽게 진행되는 것이다. 단 5일만에 해당 지역을 가뭄 상태로 만들어버린다.
연구에 의하면 가뭄 빈도 자체는 지난 20년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됐지만 가뭄이 진행되는 속도가 빨라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북아메리카 중부 등 돌발성 가뭄에 취약한 지역에서는 진행 속도가 22~59%까지 증가했다.
돌발성 가뭄은 대개 몇 주에서 몇 달만 지속되지만 농작물의 성장기에 발생할 경우 큰 피해를 입게 된다. 홍수처럼 가뭄이 빠르게 찾아와 불과 며칠에서 몇 주 내로 토양을 말라붙게 만들고, 이로 인해 농작물이 큰 피해를 입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나는 것이다. 2012년 여름에도 미국 중부에서 돌발성 가뭄으로 옥수수 작황이 시들해져 357억달러의 손실을 입은 바 있다.
연구의 공동저자인 종리앙(Zong-Liang) 텍사스오스틴대학 교수는 돌발성 가뭄의 주요 원인으로 '지구의 기온상승'을 꼽았다. 그는 "매년 기록적인 온난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급격한 가뭄의 전조"라고 말했다. 종리앙 교수는 "이번 연구가 갑작스러운 가뭄을 이해하고 대비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인공위성으로 토양수분을 측정하고 수중기후 데이터 세트를 분석해 지난 21년동안 전세계 돌발성 가뭄의 변화양상을 파악했다. 분석결과, 돌발성 가뭄의 34~46%가 약 5일 안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는 한 달 이내에 나타나며, 70% 이상이 보름 내로 발생했다. 또 시간에 따른 가뭄시기를 조사한 결과 돌발성 가뭄이 더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습한 상태에서 건조한 상태로 변할 때 돌발성 가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밝혀, 습도 및 다양한 기후패턴의 중요성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동남아시아, 아마존 분지, 미국 동해안과 걸프 연안 등 계절적 변동을 겪는 지역에서 돌발성 가뭄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계절변동이 큰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연구의 주요저자 왕숴(Shuo Wang) 폴리테크닉대학 교수는 "토양가뭄과 대기건조가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취약지역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돌발성 가뭄' 용어의 창시자 마크 스보다(Mark Svoboda) 미국 국립가뭄대책센터(National Drought Mitigation Center) 소장은 "가뭄감지기술과 모델링 도구의 발전으로 돌발성 가뭄의 영향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 지식을 현장계획으로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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