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정부, 내년부터 '기업 넷제로 전환계획' 공시의무화 추진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4-25 15:39:52
  • -
  • +
  • 인쇄
英재무부 '전환계획 대책위원회' 발족


영국이 오는 2023년부터 자국 금융기관과 상장기업들에게 '2050 넷제로 전환계획' 발간을 의무화시킬 계획이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재무부는 '넷제로(Net-zero) 금융허브' 조성을 위해 '영국 전환계획 대책위원회'(TPT:The UK Transition Plan Taskforce)를 출범시켰다. '탄소중립'보다 달성하기 더 어려운 '넷제로'를 실현하기 위해 전담조직을 구성한 것은 영국이 세계 최초다.

'탄소중립'은 이산화탄소 순배출량만 제로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비해, '넷제로'는 6대 온실가스의 순배출량을 모두 제로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6대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CO₂)를 비롯해 메탄(CH₄), 아산화질소(N₂O), 수소불화탄소(HFCs), 과불화탄소(PFCs), 육불화황(SF)이다.

이날 영국 재무부가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TPT는 앞으로 2년간 산업계 대표들과 학술단체, 규제기관들의 의견을 한데 모아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환경주의)을 방지하고, 넷제로 전환을 촉진할 적정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영국 재무부는 "TPT는 기업들이 책임감 있고 투자적합성을 드러낼 수 있는 전환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철저하고 강력한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시 수낙 영국 재무장관은 지난해 11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기업들은 2023~2050년 사이 기후위기 완화를 위한 잠정 목표와 그것을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공개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이 이번에 TPT를 발족한 것은 COP26 정신을 계승하고, 영국이 선도적으로 '넷제로 금융허브'를 조성해 향후 탈탄소 경제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르면 2024년부터 사업보고서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개하도록 의무화하겠다고 밝혔고, 2025년부터 단계적으로 기업들의 ESG 공시 의무화를 추진중인 국내 금융당국에 비춰볼 때 2023년까지 금융기관과 상장기업에 '넷제로' 공시를 의무화하겠다는 영국의 움직임은 매우 공격적이다.

TPT는 향후 위원회가 존속되는 2년동안 양질의 전환계획 사례를 정착시키고, 새로운 계획을 시험하기 위한 샌드박스를 마련할 계획이다. TPT는 넷제로를 위한 금융기관 연합체 '글래스고 탄소중립금융연합'(GFANZ), 국제회계기준재단(IFRS)이 ESG 공시표준을 제정하기 위해 설립한 '국제 지속가능성 표준위원회'(ISSB),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의 위임을 받은 금융안정위원회가 구성한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협의체'(TCFD),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 유럽 집행위원회(EC) 등 각종 기준을 하나로 엮은 협의틀 하에 해당 계획들을 시행할 방침이다. 그러니까 국제 ESG 기준을 통합해 가장 먼저 규범을 세우고, 영국이 세계적인 표준을 선도하겠다는 의미다.

이날 영국 보험회사 아비바 최고경영자(CEO)이자 TPT 공동의장인 아만다 블랑은 "기후위기로 인한 최악의 결과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모든 기업들이 저탄소 미래를 향해 야심차고 일관된 전환계획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친환경 교통수단이 생태계 위협”…녹색 교통수단의 역설

기후 대응을 위해 확대 중인 저탄소 교통 인프라가 오히려 생물다양성과 도시 자연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탄소배출이 줄더라도 숲

국립심포니, 폐자원으로 업사이클링..."4년간 나무 5007그루 식재 효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지난 2022년부터 폐현수막, 폐악보,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업사이클링 굿즈로 제작하면서 약 30톤의 탄소를 감축하고 278만리터

폐자원 수거하고 환경교육까지...기업들, 환경의 날 맞아 다양한 활동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기업들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다양한 활동들을 펼쳤다.4일 LG전자는 13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

[최남수의 ESG풍향계] 이재명 정부의 ESG정책 방향은?

굳이 이념적 경향성을 따지자면 ESG는 진보 이슈에 더 가깝다. 환경보호와 사람존중 등이 핵심 주제여서 그렇다. 실제로 각 정파가 ESG에 접근하는 움직

SK AX, 카테나X OSP 자격 획득...유럽 ESG 핵심 파트너 등극

SK AX(옛 SK C&C)가 4일 유럽 최대 자동차 공급망 ESG 데이터 네트워크 '카테나X(Catena-X)' 운영사인 '코피니티X(Cofinity-X)'로부터 온보딩 서비스 사업자(On-boa

현대홈쇼핑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아파트 2000곳으로 확대

현대홈쇼핑이 폐가전을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규모를 아파트 단지 총 2000곳으로 확대한다.현대홈쇼핑은 지속가능한 환

기후/환경

+

"2030년까지 기후대응기금과 기후재정 각 20조원씩 확보해야"

새 정부가 기후대응정책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가장 먼저 기후재정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기후재정포럼(2020재단·녹색전환연

지렁이도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먹이사슬 깊숙이 침투

지렁이와 달팽이의 몸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바다뿐 아니라 육상 생태계의 먹이사슬도 미세플라스틱에 이미 오염됐다는 것이 드러났다.영

작년 동남아 바다 덮친 '해양 열파'...호주 면적의 5배

지난해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일대에서 발생한 해양 열파의 면적이 호주 국토의 5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5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2024년

"19개국 대표단과 시민 1만여명 참여"...2025 환경의 날, 제주서 마무리

2025 세계 환경의 날 공식 기념행사가 5일 제주에서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환경부가 '플라스틱 오염 종식(#BeatPlasticPllution)'

'환경의 날' 맞은 환경단체들 새 정부에 '환경 정책' 이행 촉구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단체들이 새 정부를 향해 기후 위기 문제 해결을 위한 환경 정책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환경운동연합은 5일 오전 서울

"기후위기 시계를 멈추자" 청년단체, 새 정부 기후대응 촉구

6월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청년단체들이 국회 '기후위기 시계' 앞에서 이재명 정부와 국회의 기후 대응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기후변화청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