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는 '규조류'도 위협..."해양산성화로 감소 위기"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5-27 17:16:28
  • -
  • +
  • 인쇄
규조류, 바다에서 가장 많은 식물바이오매스 생산
해양산성화로 주 서식지 표층에서 개체감소 우려
▲센털돌말속 규조류인 센털돌말 디아데마(chaetoceros diadema). 플랑크톤의 일종인 규조류는 최근 해양산성화로 큰 위협을 받고 있다.(사진=GEMAR헬름홀츠해양연구센터)


기후변화로 바닷물이 산성화되면서 규조류가 크게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5일(현지시간) 독일 GEMAR헬름홀츠해양연구센터(GEMAR Helmholtz Center for Ocean Research Kiel)는 해양산성화로 플랑크톤의 일종인 규조류 개체수가 크게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전세계 바다에 널리 서식하는 규조류는 바다에서 가장 중요한 식물바이오매스 생산자다. 규조류는 해양식물바이오매스의 무려 40%를 생산해 해양 먹이사슬의 기초가 된다. 뿐만 아니라 대기중 이산화탄소(CO2)를 심해로 운반해 기후조절에도 기여한다.

껍질이 단단한 규조류는 탄산칼슘보다 규소, 산소 및 수소의 화합물인 이산화규소를 사용해 껍질을 형성한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이전에는 규조류가 해양산성화에 강한 생물인 것으로 여겨졌다. 해양산성화는 바닷물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증가하면서 촉발되는 화학적 변화로, 탄산칼슘에 의한 석회화를 저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굴, 산호 등 석회유기체는 산성바닷물에서 껍질과 골격을 형성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반면 규조류는 이런 영향에 덜 민감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연구진은 현장실험과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규조류도 해양산성화에 위협을 받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2010년~2014년까지 북극에서 아열대에 이르는 다양한 해양지역에서 5건의 격리수계(mesocosm) 연구데이터를 조사했다. 격리수계는 바다에 설치된 수만리터 용량의 초대형 시험관으로, 폐쇄된 자연생태계 내 환경조건의 변화를 연구할 수 있는 장치다.

연구진은 미래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격리수계 내 해수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높였다. 이후 수주동안 실험을 진행하며 유기물의 화학적 조성을 평가하고, 결과를 지구관측 데이터와 대조해 해양산성도가 높을수록 이산화규소 껍질의 용해도가 떨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해양산성화로 인해 규소류의 껍질이 더 천천히 녹는데 이는 결코 이점이 아니라는 것이다. 규조류의 화학적 용해과정이 지연될 경우 규조류는 용해돼 규소로 되돌아가기 전에 더 깊은 수층으로 가라앉아버린다. 규조류가 형성되는 데 필요한 영양소가 심해로 가라앉아 버리면서 이들이 서식하는 표층의 영양소는 점점 부족해지는 것이다. 규조류의 껍질을 만드는 데는 영양소뿐만 아니라 빛도 필요하다. 연구진은 이로 인해 규조류가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연구 제1저자인 얀 타우처(Jan Taucher) GEMAR해양생물학자는 금세기말까지 규조류가 최대 10%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며 "규조류가 해양생물과 기후체계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고려할 때 이는 엄청난 수치"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기후변화는 갑자기 멈추지 않을 것이므로 규조류의 감소추세는 2100년 이후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탄소배출량에 따라 해양표층에 서식하는 규조류는 2200년에 이르면 최대 27%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규조류는 바다에서 가장 중요한 플랑크톤 중 하나다. 이에 따라 규조류가 감소하면 해양먹이사슬이 크게 뒤틀리거나 심지어 해양이 탄소흡수원 역할을 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울프 리베셀(Ulf Riebesell) GEOMAR해양생물학자는 "신속하고 단호하게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않으면 우리는 헤아릴 수 없는 위험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노동부 칼 빼들었다...'런베뮤' 지점과 계열사도 근로감독

고용노동부가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모든 지점과 운영사인 엘비엠의 계열사까지 근로감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런던베이글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나란히 승진'...경영승계 '속도낸다'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면서 3세 경영승계 작업을 가속화했다.4일 SPC그룹은 이같은 인사단행

英자산운용사, HLB에 2069억 투자…"신약허가 모멘텀 탄력 기대"

영국계 글로벌 자산운용사 LMR파트너스가 HLB그룹에 1억4500만달러(약 2069억원) 규모의 전략 투자를 진행한다. HLB의 간암신약 재신청과 담관암 신약허가

인적분할 완료한 삼성바이오...'순수CDMO' 도약 발판 마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 절차를 마치고, 본연의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순수(Pure-play) CDMO' 체제로의 전환을 완료했다고 3일 밝

[ESG;NOW] 재생에너지 12% 롯데칠성...목표달성 가능할까?

우리나라 대표 음료회사인 롯데칠성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6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025년을 두달 남겨놓고 있는 현 시점

CJ제일제당, 유럽 인조잔디에 '생분해 플라스틱' 공급

CJ제일제당이 유럽서 생산되는 인조잔디 충전재에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를 공급한다.CJ제일제당은 스웨덴 바이오소재 컴파운딩 기업 'BIQ머티리얼

기후/환경

+

국제기후기금 97%는 기술에 '몰빵'...사회적 지원은 '찔끔'

국제적으로 조성된 기후기금의 97%는 기술투자에 투입됐고,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3일(현지시간) 영국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IPCC 보고서 개요에 韓 입장 반영

2027년 발간될 'IPCC 기후변화 보고서'에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 포함된다.유엔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2027년 발간할 '이산화탄소 제거와

두달새 8㎞ 사라졌다...10배 빨리 녹고있는 남극 빙하

남극반도 동부의 헥토리아 빙하(Hektoria Glacier)가 기존에 관측된 최고 속도보다 10배 빠르게 녹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4일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학 나

엑손모빌, 기후변화 부정여론 확산에 금전 살포 '발각'

석유대기업 엑손모빌이 라틴아메리카 단체들에게 금전을 살포하면서 기후변화 부정 여론을 퍼뜨린 사실이 발각됐다.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익

기후리더십 美→中으로 전환?...10일 개막 'COP30' 관전포인트

이달 10일~21일 브라질 베렘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내용은 무엇일까.올해 회의의 핵심 아젠다는

또 새벽에 '흔들'...아프간 규모 6.3 지진에 주택 '와르르'

9월과 10월에 세차례에 걸쳐 지진이 발생했던 아프가니스탄에서 11월 초부터 또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했다.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3일(현지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