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시아 '돈줄' 옥죈다...러시아산 원유 90% 수입중단 '합의'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5-31 13:50:26
  • -
  • +
  • 인쇄
EU이사회, 6번째 포괄적 제재안 진통끝 합의
단계적 금수조치...해상경로 우선적으로 차단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원유의 90%를 단계적으로 수입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31일 EU 정상회의에 참여한 샤를 미셸 유럽이사회 의장은 "EU로 향하는 러시아산 원유의 수출을 금지하는데 합의했다"며 "즉각적으로 수입량의 3분의 2를 금수조치해 러시아가 전쟁비용을 대는 재원의 상당량을 삭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가 전쟁을 끝내도록 최대한의 압박을 가하겠다는 의도다.

EU의 이번 러시아산 원유 금수조치는 지난번 석탄 수입 전면 금지에 이은 6번째 포괄적 제재안이다. EU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민간인에게 저지른 잔혹행위를 규탄하며 지난 2월부터 지금까지 러시아에 5번의 제재를 가했다.

러시아는 EU에 원유를 수출해 매일 10억유로(약 1조3324억원) 상당의 돈을 벌어들이면서 전쟁비용을 충당하고 있다. 이 때문에 EU 차원에서 러시아산 원유를 금수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한달전부터 제기됐다. 하지만 최근 에너지 가격폭등으로 물가 안정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EU 회원국들의 반대로 합의에 이르기까지 진통을 겪었다.

특히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등의 반발이 거셌다. 전 국토가 육지로 둘러싸여 해상 경로를 통해 에너지를 수입하기 쉽지않은 헝가리는 유일한 육상 경로인 '드루즈바 송유관'에 의존하고 있다. 드루즈바 송유관은 러시아에서부터 슬로바키아, 체코, 헝가리 등을 거쳐 독일까지 이어지는 4000km 길이의 세계에서 가장 긴 송유관이다.

해상 수입이 어렵고, 재생에너지 발전이 더뎌 상대적으로 원유 수입 중단으로 인한 충격이 심한 국가들은 드루즈바 송유관을 예외로 둘 것을 요구했다. 반대로 예외를 인정하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불만이 겹치면서 EU회원국들은 제재안 도출에 난항을 겪었다. 벨기에와 독일, 네덜란드 등 해상운송으로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해온 국가들은 비싼 값을 치르고 다른 경로로 원유를 구해야 하는 반면 헝가리는 파이프라인으로 저렴한 러시아산 원유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EU는 당장은 수입량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해상 경로를 차단하고, 연말까지 나머지 육상 경로도 줄여나가면서 최종적으로 러시아산 원유의 90%를 금수조치하는 타협안에 막판 합의했다. 이번 원유 금수 조치는 100% 수입 차단은 아니더라도 지금까지 EU가 단행했던 대러 경제제재 가운데 가장 파괴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밖에도 이날 EU 정상들은 러시아 최대 은행인 스베르방크를 스위프트(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에서 제외하고, 러시아 국영 방송사 3곳의 수신을 막는 방안에도 합의했다.

라트비아 총리 아르투르스 크리샤니스 카린슈는 "회원국들이 개별적인 이익에 매몰되면 안된다"며 "물론 이번 조처로 지불할 비용이 늘겠지만, 오직 돈일 뿐이다. 우크라이나인들은 목숨을 댓가로 지불하고 있다"며 EU회원국들의 단합을 촉구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BP, 기후전환 실패에 '주주 반발'...주주 24.3%가 회장 연임 반대

BP의 친환경 전환 전략이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가디언, CNBC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열린 BP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약 4분의 1

포스코 '그린워싱'으로 공정위 제재...허위·과장 광고

객관적인 근거없이 철강 자재를 '친환경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등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 환경주의)'을 한 포스코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동물성 식재료 쏙 뺐더니...탄소배출 확 줄어든 '지속가능한 한끼'

지속가능한 식단을 직접 먹어보면서 알아보는 특별한 토크콘서트가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기후솔루션 주최로 16일 오후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카카오' 사용한다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카카오가 사용된다.롯데웰푸드는 대표 제품인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가나산 카카오

셀트리온, 글로벌 ESG평가 생명공학 부문 상위 5%에 선정

셀트리온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글로벌이 주관하는 '기업지속가능성평가'(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 이하 CSA) 생명공학 부문에서 국내 바이오

[최남수의 ESG풍향계] 논란의 DEI '한국은 낙제점'

최근 ESG 이슈 중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다. 직장에서 성별, 인종 등 기준에 따른 차별을 없애자는 내용

기후/환경

+

한여름엔 어쩌라고?...4월 중순인데 벌써 49℃ '살인폭염'

몬순 우기를 앞둔 인도와 파키스탄이 벌써부터 살인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보통 5~6월에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인데 이 지역은 4월에 벌써부터 연일

전세계 농경지 15% '중금속 범벅'...14억명이 위험지역 거주

전세계 농경지의 약 15%가 중금속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금속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4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17일(현지

[영상] 홍수로 물바다 됐는데...'나홀로' 멀쩡한 집

미국의 한 마을 전체가 홍수로 물에 잠겼는데 나홀로 멀쩡한 집 한채가 화제다. 이 집은 마치 호수에 떠있는 듯했다.미국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 지난 2

끝없이 떠밀려오는 '미역 더미'...제주 해수욕장 '날벼락'

제주시 유명 해수욕장인 이호해수욕장이 미역 쓰나미가 덮쳤다.최근 이호해수욕장 해변으로 엄청난 양의 미역더미가 떠밀려오면서 이를 치우는데 고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서 '생수병 반입금지'..."당황했지만 오히려 좋아"

8년만에 국내에서 열린 영국 4인조 록밴드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에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 반입이 금지돼 화제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25

산림청, 경북 산불피해 4.5만여ha라더니...9만ha 넘게 '잿더미'

의성에서 시작돼 인근 지역까지 번진 경북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가 9만헥타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산림청이 추산한 피해규모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