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호주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활공포유류 '그레이터글라이더'가 멸종위기에 처했다.
호주 연방정부는 그레이터글라이더(학명 Petauroides volans)를 취약종으로 분류한지 6년만에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했다고 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그레이터글라이더의 개체수가 급감한 원인으로는 무분별한 벌목과 산불로 꼽히고 있다. 호주 멸종위기종과학위원회는 "토착 산림벌채, 서식지 개간, 산불 그리고 지구온난화 등이 개체수 감소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전문가들과 환경운동가들은 그레이터글라이더 서식지를 보호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긴급조치를 취해줄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호주에서만 서식하는 그레이터글라이더는 세계에서 가장 큰 활공포유류다. 크기는 고양이 정도이고, 야간에 먹이활동을 하는 야행성이다. 3종으로 나뉘어 있는 글라이더는 앞다리와 뒷다리 사이에 있는 막을 활용해 최대 100미터까지 활공할 수 있다. 서식지는 호주 퀸즐랜드 북부에서 빅토리아 중부까지 걸쳐져 있다.
글라이더는 2019년과 2020년 블랙썸머 산불이 일어나기전부터 감소 추세였다. 그런데 서식지의 약 40%에서 산불이 발생하면서 최근 개체수가 더 급감했다. 그러나 줄어든 개체수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데이비드 린덴마이어(David Lindenmayer) 호주국립대학 생태학자는 "그레이터글라이더 서식지, 즉 토착산림의 벌목을 멈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불과 수십년전까지만 해도 글라이더는 밤에 산책할 때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이었다.
산불과 벌목으로 파괴되지 않은 온전한 지역에서도 글라이더가 사라지고 있다. 온도변화 내성이 적은 글라이더는 폭염 및 열대야에 의해서도 개체수가 줄고 있는 것이다.
키타 애쉬먼(Kita Ashman) WWF 호주 생태학자는 농업, 도시화, 벌목, 산불 모두 글라이더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폭염과 산불이 잦아지고 이 종이 둥지로 사용하는 속이 빈 고목의 수까지 줄어들고 있다.
애쉬먼 박사는 연방환경법을 위반하는 주정부 기반 임업계약이 대부분의 벌목활동을 관리하는 점을 지적하며 "서식지 파괴를 멈추고 기후조치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호주 자선단체 와일드라이프 퀸즐랜드(Wildlife Queensland)는 글라이더를 위한 둥지 상자를 설치하고 있다. 맷 세실(Matt Cecil) 와일드라이프퀸즐랜드 프로젝트매니저는 "150년이나 200년 된 속빈 나무가 없으면 글라이더도 사라진다"며 이러한 나무구멍의 손실을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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