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구조된 새끼 바다거북이 6일동안 플라스틱만 배설해 해양플라스틱 오염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30일(현지시간) 호주 타롱가동물원(Taronga zoo)의 야생동물병원은 시드니 해변에서 구조된 새끼 푸른바다거북이 플라스틱을 너무 많이 먹어 내용물이 배설되는데 6일이 걸렸다고 밝혔다.
새끼 거북은 시드니 타마라마해변 근처 바위웅덩이에서 발견됐다. 발견 당시 무게는 127g으로 4개 지느러미 중 하나가 빠지고 다른 지느러미에도 손상이 있었으며 껍질에는 구멍이 나 있었다. 이런 부상을 제외하고 거북이의 신체 상태는 양호했으며 수영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구조 후 6일동안 플라스틱만 배설했다는 사실이다. 사라 말레(Sarah Male) 타롱가동물원 수의사는 "변은 나오지 않고 순수한 플라스틱만 나왔다"며 "플라스틱의 크기, 색상, 구성이 모두 달랐으며 딱딱하거나 날카로운 것, 글씨가 쓰인 것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모든 플라스틱이 새끼 거북이가 먹고 있는 것"이라며 "환경에 만연해진 플라스틱이 거북이들에게 섭취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새끼거북은 건강을 되찾아 무게가 거의 400g에 달한다. 해당 개체가 바다로 다시 돌아가기까지는 1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타롱가야생동물병원은 연간 최대 80마리의 바다거북을 돌보고 있는데, 이 중 대부분이 낚싯줄에 얽히거나 갈고리와 플라스틱을 삼켜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말레 수의사는 "만약 모두가 약간의 시간을 들여 쓰레기를 줍는다면 해안 쓰레기가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호소했다.
뉴사우스웨일스주, 퀸즐랜드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 등 호주 여러 지역에서 일회용플라스틱 규제를 강화했지만 플라스틱 쓰레기는 매년 800만톤 이상씩 전세계 바다로 쏟아지고 있다. 이 중 대부분은 강을 통해 바다로 유입되거나 해안에 버려지며 어선에 의해 버려지기도 한다. 세계에서 가장 외진 곳 중 하나인 태평양 헨더슨섬의 해변에서도 약 3800만 조각의 플라스틱이 발견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월 CSIRO 연구원들은 지방정부의 노력으로 호주 해안의 평균 플라스틱 오염이 30%까지 감소하면서 지역행동이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보고했다.
바다에 쓰레기가 만연한 것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해양쓰레기 수거량이 2년 사이에 82.7%나 증가했으며, 제주도 해안에서만 그물 등 폐어구와 플라스틱, 외국에서 유입된 쓰레기까지 밀려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쓰레기들이 돌고래, 거북 등 해양동물에게 심각한 위협을 끼치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2024년까지 어선과 양식장 등에 친환경 부표를 100% 보급하고 생분해성 친환경 어구 보급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어구마다 소유자를 표시하는 '어구실명제'를 법제화하고 폐어구나 유실어구의 수거 및 처리비용을 어구 소유자에게 부담하게 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제주도 역시 정부지원사업으로 생분해성 어구보급을 추진하고 있으며 2017년 전국 최초로 '바다환경지킴이' 운영을 시작해 해양쓰레기 수거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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