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지역은 나무가 말라죽고 있어
기후위기로 북극에서 아마존 밀림에 이르는 아메리카대륙 전역의 숲이 무서운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로만 다이얼(Roman Dial) 미국 알래스카퍼시픽대학 생물학자가 이끄는 연구팀은 아메리카 전역의 산림을 분석한 결과, 지구온난화로 토양 및 바람, 영양소와 함께 숲의 구성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수목지대는 북극 툰드라로 북상하고 있고, 남부지역 나무들은 갈수록 더워지는 열에 말라죽고 있다는 것이다. 원인은 기온상승이다. 이로 인해 숲은 복원력이 떨어지고 질병에 취약해지고 있다고 연구팀은 우려했다.
연구팀은 알래스카 북서부에 자생하는 흰가문비나무가 수천년간 수목 불모지였던 북극 툰드라까지 북상했다고 밝혔다. 논문은 온난화 및 해빙 수축의 영향으로 눈과 바람 패턴이 변화하면서 가문비나무가 10년에 약 4km씩 빠르게 북상중인 것으로 추정했다.
북극의 기온상승폭은 전세계 평균보다 몇 배 더 빠른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툰드라의 흰 눈이 녹고 어두운 침엽수가 나타나면서 햇빛 반사량보다 흡수량이 늘어 온난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나무가 북상하면서 그곳의 지역생태계를 교란될 가능성이 높다.
남쪽에서는 가문비나무와 전나무들이 더워지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가운데 숲의 형태가 아한대와 온대림 사이 경계에서 변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약간의 온난화가 진행돼도 국지적 범위 내 아한대 산림이 최대 50%까지 고사하고 많은 나무들의 성장이 저해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이얼 박사는 "이런 현상은 기후모델에서 100년 후에나 일어날 일로 예측됐지만, 예상과 달리 이미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의 공동저자 피터 라이히(Peter Reich) 미국 미네소타대학 연구원은 "북부 종들은 약간의 온난화에도 매우 취약하다"며 "생장률이 낮아지고 사망률이 더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구온난화가 1.5℃ 진행될 때 상태가 예상보다 훨씬 더 나쁘다"고 우려했다.
한편 연구팀은 5년동안 미국 미네소타주 북부에서 묘목 9종을 각기 다른 조건으로 키웠다. 열로 토양이 건조된 조건에서 실험한 결과, 아한대 종은 피해를 받은 반면 참나무나 단풍나무 등 온대종은 어느 정도 적응력이 뛰어나 기온 상승에도 북상 속도가 비교적 느린 것으로 분석됐다.
또 연구팀은 기후위기 영향이 아마존 중심부에서도 감지되고 있다고 강조하며 거대한 열대우림이 사바나가 될 위험에 처해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같은 날 발표된 또다른 연구에 따르면 아마존 토양에 인이 부족해질 경우 지구온난화에 대한 생태계 회복력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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