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시대...인류 먹여살릴 대체곡물 5가지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8-23 16: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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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아시아·아메리카에서 재배되어온 아마란스 (사진=Loren Probish/The Spruce)


가뭄과 폭염, 폭우 등 전세계의 기상이변으로 주요 곡물들의 생산량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기후위기에 대응할 차세대 식량으로 '5가지 작물'에 주목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아마란스, 포니오, 동부콩, 타로, 컨자다.

현재 인류는 밀과 쌀, 옥수수에 식량을 의존하고 있다. 이 세가지 작물이 전세계인의 칼로리 절반을 책임지고 있지만, 이 곡물들은 기후변화에 매우 취약하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발간한 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가 2030년 전세계 옥수수와 밀 생산량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했다. 옥수수 수확량은 무려 24%나 줄어들 것이라고 추정했다.

실제로 올해 세계적인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는 전쟁으로 주요 곡물 생산이 크게 줄었고, 미국과 호주, 인도는 역대급 가뭄과 폭염에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이 지역들은 수년전부터 기상이변이 발생했고, 해마다 생산량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극히 일부 작물에 전세계가 식량에 의존하다보니, 한번에 한가지 작물만 재배하는 '단일재배'가 번성했다. 이로 인해 농업은 병충해, 질병, 토양침식, 가뭄 및 기타 자연재해에 취약해졌다. 기후위기로 이런 한계점이 더욱 극명해지면서 가뭄 및 전염병내성이 강한 품종을 재발견하거나 개량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이런 가운데 2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대체식량으로 5가지 작물을 소개했다.


◇ 단백질 덩어리 '아마란스'

높이가 2m 이상인 '아마란스'(amaranth)는 잎부터 씨앗까지 모두 먹을 수 있다. 이미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는 오래전부터 아마란스를 채소로 먹어왔고,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메밀이나 퀴노아처럼 씨앗을 먹었다.

아마란스 잎은 볶아서 요리할 수 있으며 씨앗은 보통 구워서 꿀이나 우유와 함께 먹는다. 9가지 필수 아미노산이 모두 들어있는 완전 단백질인 아마란스는 비타민과 항산화제의 좋은 공급원이다.

스페인은 아메리카 대륙을 침략해 식민지화할 당시 아마란스를 불경한 음식이라 여기며 재배를 금지시켰다. 하지만 아마란스는 잡초처럼 계속 자랐고, 오늘날 '수퍼푸드' 대접을 받으며 유럽의 주방에까지 진출했다.


◇ 아미노산 공급원 '포니오'

▲포니오를 수확한 세네갈의 한 농부 (사진=위키백과)
 

'포니오'(Fonio)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곡물이다. 가뭄에도 강하다. 쿠스쿠스 또는 퀴노아 맛이 나는 기장의 한 종류다. 아마란스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작물이 아닌 공동체가 기후위기에 대응하면서 부활한 작물이다.

포니오는 수천년동안 서아프리카 전역에서 재배되며 추장과 왕의 음식으로도 여겨졌다. 세네갈, 부르키나파소, 말리와 같은 나라에서는 결혼식이나 라마단 기간 등 신성한 날에 포니오를 대접했다.

오늘날에는 포니오가 지닌 탄력성과 건강상 이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포니오는 비가 잘 오지 않는 척박한 토양에서 잘 자라 물 부족 지역에서도 재배가 가능하다. 또 혈당이 낮고 글루텐이 없어 당뇨병이나 글루텐 불내증이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아미노산 공급원이다. 한때 유럽인들은 포니오를 '배고픈 쌀'이라고 불렀지만, 현재는 이탈리아 기업 오바푸드(Obà Food) 등 유럽 기업들이 앞다퉈 포니오를 들여오고 있다.


◇ 가뭄에 강한 '동부콩'

▲검은눈콩이라고도 불리는 동부콩은 오래전부터 서아프리카에서 식용으로 재배됐다.(사진=위키백과)
 

'동부콩'(Cowpeas)은 1940년대 미국에서 가축사료용으로 주로 재배됐던 작물이다. 그러나 이 작물은 훨씬 이전부터 서아프리카에서 식용으로 재배됐다. 동부콩은 지금까지도 아프리카 대부분 지역에서 중요한 작물로 자리잡고 있다. 현재 세계 최대의 동부콩 생산국은 나이지리아다.

동부콩은 대부분 씨앗을 먹지만 잎과 꼬투리도 좋은 단백질 공급원이다. 또 가뭄에 매우 강해 기후대응작물 후보로 유망하다. 전세계에서 널리 소비되고 있는 강낭콩, 검은콩이 기후변화로 재배가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그 대안으로 동부콩을 라틴아메리카에서 재배할 방안이 연구되고 있다.


◇ 열대뿌리식물 '타로'

▲ 미국 농업단체 유토피안시드프로젝트에서 연구중인 국가별 타로 품종 (사진=유토피안시드프로젝트)
 

'타로'(Taro)는 우리나라의 토란과 비슷한 열대뿌리식물이다. 동남아시아와 폴리네시아에서 오래전부터 재배되고 있는 타로는 기후대응작물로서 미국 등 온대지방으로 도입하는 연구가 진행중이다. 그러나 열대작물인 타로는 추위에 취약해 이를 해결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에 미국에서는 열대 여러해살이 타로를 한해살이 식물로 개량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미국 친환경 농업단체 '유토피안시드프로젝트'(Utopian Seed Project)도 한국, 필리핀, 하와이, 중국, 푸에르토리코 등에서 생산된 타로 8종을 연구하고 있으며 타로가 낯선 미국인을 대상으로 타로 재배법 및 요리법을 가르치고 있다. 크리스 스미스(Chris Smith) 유토피안시드프로젝트 설립자는 "타로가 보다 안전한 식품을 제공하고 원주민이나 소작농 공동체의 음식을 접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했다. 


◇ 밀보다 유용한 '컨자'

▲미국 랜드연구소의 경작지에서 재배 중인 컨자 (사진=Scott Seirer/랜드연구소)


'컨자'(Kernza)는 기후적응을 목적으로 밀풀(intermediate wheatgrass)에서 개량된 곡물로 2019년 미국 지속가능한 농업연구소 '랜드연구소'에서 개발했다. 밀과 유사하지만 한해살이인 밀과 달리 여러해살이다. 뿌리가 무려 3m에 달해 토양 속 탄소를 격리하는 데 유용하다.

컨자는 밀보다 비료가 적게 들고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며 여러해살이라 한 번 심은 작물에서 5년간 곡물을 수확할 수 있다. 미네소타, 캔자스, 몬태나 등지에서 4000에이커 규모로 재배되고 있으며 연구진은 현재까지도 곡물 수확량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컨자 밀을 활용하는 기업으로는 친환경 의류업체 파타고니아가 있다. 파타고니아는 2016년부터 컨자 밀로 맥주를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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