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 한반도 빠져나가자 '한시름'...철저한 대비덕에 피해 작았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2-09-06 11:27:56
  • -
  • +
  • 인쇄
경주와 포항은 물폭탄에 곳곳 침수 피해


강력한 폭풍우를 동반한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6일 오전 9시 기준으로 울릉도 남남서쪽 약 110km 해상에서 시속 62km로 북동진하면서 한반도는 직접 영향권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 

당초 '힌남노'는 지난 2003년 전국을 강타한 '매미' 이상의 피해를 낳을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전국적으로 막대한 인명과 재산피해없이 지나갔다. 특히 힌남노가 남해안을 상륙한 오전 4~5시 무렵은 만조때와 겹쳐 해일 피해까지 예상됐지만 철저하게 대비한 덕분에 해일에 따른 피해도 거의 없었다. 

▲ 힌남노가 뿌린 집중호우로 침수된 포항의 도로 (사진=연합뉴스)

다만 힌남노가 상륙한 제주와 남해안에서는 피해가 속출했다.

경북 포항과 경주에서 인명 피해가 잇따랐다. 포항에서는 70대 여성이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고, 경주에서도 주택에 토사가 유입되면서 80대 여성이 사망했다. 포항 남구의 아파트 2곳에서 지하주차장에 차를 빼러간 주민 8명이 실종됐고, 남성 1명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울산에서도 20대 남성이 하천에 빠져 실종됐다.

포항 구룡포는 시간당 110.5㎜의 비가 내려 도심 곳곳과 농경지가 물에 잠겼다. 포항 남구 오천읍의 천변에 자리잡은 한 풀빌라 건물이 통째로 물에 떠내려가기도 했다. 형산강은 홍수경보가 내려졌고 하천·저수지 범람 우려로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경주에서도 침수 피해가 속출해 주민들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했다.

부산 등 남해안 일대는 초속 30m 안팎의 강풍으로 인한 피해가 많았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해안가 도로는 파도가 넘어오는 월파 피해가 발생했고, 일부 지역은 정전 피해도 발생했다. 파도가 해운대구 마린시티 해안도로까지 덮치면서 바닷물이 한때 고층건물 사이의 도로 안까지 밀려오기도 했다. 유튜버 2명이 월파를 촬영하다가 파도에 휩쓸리는 아찔한 장면도 있었다.

▲힌남노가 상륙한 6일 오전 부산 민락수변공원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등 중부지역은 남부지방에 비해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했다. 특히 지난달 8일 집중호우로 침수피해를 당했던 반지하 주민들은 또다시 비 피해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생각보다 비가 적게 와서 안도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축대가 무너지는 등 피해를 입었다. 강남구 수서동에서는 강풍을 이기지 못한 가로수가 쓰러져 주차된 차량 2대를 덮쳤다.

또 도로가 침수되면서 통행이 제한된 곳들이 많아 교통혼잡을 빚고 있다. 6일 오전 10시 현재 한강 수위 상승으로 △ 노들로 여의상류∼한강대교 △ 강변북로 마포대교∼동작대교 △ 올림픽대로 가양대교∼동작대교 △ 내부순환로 마장∼성동JC △ 동부간선도로 군자∼성수JC 등 주요 도로 11곳이 양방향 통제 중이다.

이번 태풍이 주목받은 것은 발원지가 특이하고, 워낙 강력한 세력을 지닌 때문이었다. 태풍은 해수면 온도가 26도 이상인 곳에서 발생한다. 수증기가 응결할 때 나오는 잠열이 태풍 에너지원이다. 대개 남·북위 5도 이상에서만 태풍이 생성되는데 '힌남노'는 북위 26.9도에서 발생했다.

게다가 처음부터 강력한 태풍으로 발생하지 않았는데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세력이 강력해졌다. 그 이유는 '힌남노'의 이동경로였던 북서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29~30도로 높았던 탓이다. 심지어 힌남노는 서진 중에 자신보다 늦게 나타난 제12호 태풍 무이파를 흡수해 몸집을 더 불리기까지 했다. 높은 해수면 온도에다 다른 태풍까지 흡수해 세력을 더 키운 '힌남노'는 괴물태풍으로 변하며 우리나라로 북상하기 시작한 것이다.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허창회 교수는 "일반적으로 중위도는 수온이 낮아 태풍의 세력이 약해지는데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해 수온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세력이 커지는 경우가 생겼다"며 "중위도에서 발생한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한 것은 '힌남노'가 처음"이라 말했다.

힌남노는 1분 평균 최대풍속이 시속 259㎞에 달하는 올해 첫 5급 태풍으로 분류되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기부하고 봉사하고...연말 '따뜻한 이웃사랑' 실천하는 기업들

연말을 맞아 기업들의 기부와 봉사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LG는 12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LG의 연말 기부는 올해로 26년째로, 누적 성금

'K-택소노미' 항목 100개로 확대..히트펌프·SAF도 추가

'K-택소노미'로 불리는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항목이 내년 1월 1일부터 84개에서 100개로 늘어난다. K-택소노미는 정부가 정한 친환경 경제활동을 말한다

'자발적 탄소시장' 보조수단?..."내년에 주요수단으로 부상"

2026년을 기점으로 '자발적 탄소시장(VCM)'이 거래량 중심에서 신뢰와 품질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다.26일(현지시간) 탄소시장 전문매체 카본

두나무, 올해 ESG 캠페인으로 탄소배출 2톤 줄였다

디지털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올 한해 임직원들이 펼친 ESG 활동으로 약 2톤의 탄소배출을 저감했다고 30일 밝혔다. 두나무 임직원들

올해 국내 발행된 녹색채권 42조원 웃돌듯...역대 최대규모

국내에서 올해 발행된 녹색채권 규모는 약 42조원으로 추산된다.30일 환경책임투자 종합플랫폼에 따르면 2025년 10월말 기준 국내 녹색채권 누적 발행액

"속도가 성패 좌우"...내년 기후에너지 시장 '관전포인트'

글로벌 기후리더쉽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기후정책에 성공하려면 속도감있게 재생에너지로 전력시장이 재편되는 것과 동시에 산업전환을

기후/환경

+

[아듀! 2025] 끊이지 않았던 지진...'불의 고리' 1년 내내 '흔들'

환태평양 지진대 '불의 고리'에 위치한 국가들은 2025년 내내 지진이 끊이지 않아 전세계가 불안에 떨었다.지진은 연초부터 시작됐다. 지난 1월 7일 중국

30년 가동한 태안석탄화력 1호기 발전종료…"탈탄소 본격화"

태안석탄화력발전소 1호기가 12월 31일 오전 11시 30분에 가동을 멈췄다. 발전을 시작한지 30년만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31일 충남 태안 서부발전 태안

탄녹위→기후위로 명칭변경..."기후위기 대응 범국가 콘트롤타워"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내년 1월 1일부터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기후위)로 명칭이 변경된다. 이번 명칭 변경은 지난 10월 26일 '

EU '플라스틱 수입' 문턱 높인다...재활용 여부 입증해야

'플라스틱 국제협약'에 대한 합의가 수차례 불발되자, 참다못한 유럽연합(EU)이 자체적으로 플라스틱 수입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재활용 의무화되는 품목은?...내년 달라지는 '기후·환경 제도'

내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 상장기업들은 기후공시가 의무화되고, 수도권 지역에서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된다. 또 일회용컵이 유료화되고, 전기&mid

2026년 '붉은 말의 해' 첫날…지역별 일출 시간은?

2026년 1월 1일 오전 7시 26분, 새해 첫 해가 독도에서 가장 먼저 떠오른다.31일 기상청 따르면 새해 첫날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해돋이를 볼 수 있을 전망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