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강수량 감소로 50년내 모두 사라질 것
올여름 유럽 대륙에 닥친 폭염에 독일 최고봉에 있는 빙하가 녹아 내리면서 독일의 빙하가 달랑 4개로 줄었다.
26일(현지시간) 독일 바이에른과학원은 독일 남부 알프스 산맥에 자리한 봉우리 추크슈피체 남쪽을 덮고 있던 빙하 '남(南) 슈니퍼너'가 급격한 해빙 탓에 빙하로서의 지위를 상실했다고 발표했다.
이달 중순 측정 결과 추크슈피체의 남쪽 고원부에 위치한 '남 슈니퍼너'는 올 여름 무더위에 얼음 면적이 현저히 줄며 대부분의 지점에서 얼음 두께가 2m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만 하더라도 가장 두꺼운 지점이 10m에 달했던 얼음이 이제는 6m도 채 안 되고, 빙하의 표면적 역시 같은 기간 절반가량 축소돼 현재 1㏊(1만㎡)에 불과하다고 과학원은 설명했다.
과학원은 "남아있는 얼음 역시 향후 1∼2년 사이에 완전히 녹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급속한 해빙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1892년 이래 지속해온 주기적인 측정도 중단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남 슈니퍼너' 빙하의 소실로 독일에 남은 빙하는 추크슈피체 북쪽의 '북 슈니퍼너' 등 4개로 줄었다. 과학자들은 당초 알프스 산맥의 빙하들이 금세기 중반까지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했지만, 최근 기후변화로 빙하들의 해빙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일례로 2021년 미 항공우주국(NASA) 위성사진을 기반으로 진행된 한 국제연구팀 연구결과에 따르면 그린란드 및 남극 빙하를 제외한 전세계 22만여개 빙하들이 빠르게 녹아내리면서 매년 267기가톤의 해빙수가 바다로 쏟아졌다. 1기가톤은 뉴욕 센트럴파크(면적 3.41km²)에 높이 341미터로 얼음을 가득 채우는 양과 동일하다.
바이에른과학원의 크리스토프 마이어 연구원은 "기상이변으로 고온이 계속되고 강수량이 줄어들면서 빙하가 얼어붙어있기 힘든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다. 독일 빙하가 50년 이내 모두 사라질 수 있다"며 "이로 인한 해수면 상승을 막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조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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