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약 1100만㎞ 가량 떨어진 우주에서 인류 최초 '소행성 충돌 실험'이 성공했다. 지구 충돌 궤도의 소행성을 목표로 향한 우주선이 정확히 충돌해 궤도를 바꾼 것이다.
미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생중계 영상에 따르면 26일 오후 7시15분(한국시간 27일 오전 8시15분) 무인 우주선 다트(DART)가 목표 소행성인 디모르포스(Dimorphos)와 충돌했다.
나사는 지난해 11월 지구를 향하는 소행성 디모르포스를 막고자 우주선 다트를 발사했다. 다트는 지구로부터 약 1100만㎞ 떨어진 지점을 향해 10개월간 항해한 끝에 목표물인 소행성과 시속 2만1600㎞, 마하19를 넘는 속도로 충돌했다.
이번 충돌 실험 목표는 소행성 폭파가 아닌 궤도 변경으로 향후 지구를 향해 다가오는 소행성에 대해 비슷한 방식으로 궤도를 바꿔 충돌 위험성을 낮춘다는 취지다.
제작에 3억3000만달러(약 4600억원)가 투입된 다트는 가로세로 길이가 각각 1.8m와 1.9m, 무게는 620㎏ 정도로 골프 카트 수준에 불과하다. 이와 충돌한 소행성 디모르포스는 지름이 약 163m에 달한다. 다트 프로젝트를 관장한 존스 홉킨스대 응용물리연구소의 낸시 채봇 박사는 "이번 임무는 달리는 골프 카트를 이집트 기자의 대피라미드에 충돌시키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향후 나사가 공식으로 궤도 변경을 확인할 경우 역사상 처음으로 인류가 천체의 궤적을 바꾸게 된다.
로리 글레이즈 나사 행성 과학부문 책임자는 충돌 실험 성공 직후 "우리는 인류의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며 "이 시대는 잠재적으로 위험한 소행성 충돌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나사는 이번 충돌로 소행성 표면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파악하기 위해 유럽우주국(ESA)과 함께 2026년 디모르포스 충돌 현장 조사를 위한 탐사선 '헤라'(HERA)를 발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